배우 백성현이 26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매력넘친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백성현은 KBS2 월화드라마 <빅>에서 길충식 역으로 출연 중이다.

배우 백성현이 26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매력넘친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백성현은 KBS2 월화드라마 <빅>에서 길충식 역으로 출연 중이다.ⓒ 이정민


이렇게 귀여운 남동생이자 따뜻한 아들이 또 있을까. 머리가 다 컸다는 고등학생이지만 누나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부모에게도 한없이 다정다감하다. 집에 들어오면 방문을 쾅 닫고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리는 여느 남자 고등학생과는 다르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에서 '백치미'와 깨알 웃음을 담당하는 길충식, 백성현 말이다.

'백치미'부터 '액받이 총각'까지...진지하던 백성현이 변했다?


1989년생으로 24살이지만 1994년에 데뷔했으니 어느덧 19년 차 배우다. 그런 그에게 <빅>은 '도전'이었다. 백성현이 고민한 것은 딱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자신의 현재 위치', 두 번째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동안 진지하고 고민 많은 인물을 맡다 보니 배역 자체가 편협했다는 백성현은 "감독님들의 믿음을 사고 싶었다"면서 "'끝났을 때 뭔가를 가져갈 수 있었으면'하고 바랐는데 마리 역에 수지가 캐스팅되면서 목적을 이룰 수 있겠다 싶더라"고 털어놨다.

"제 위치로 어느 정도 캐릭터까지 할 수 있을지, 어떤 캐릭터를 하는 게 도움될지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주위에서 '생각보다 어울린다' '이런 것도 할 수 있었냐'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편견을 깼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감독님, 작가님이 처음부터 '반항, 시크는 다 빼고 해맑고 따뜻한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저 역시 굳이 멋있는 척은 하고 싶지 않아요. 사춘기적인 반항이나 멋부림은 다 빼고 허세 속에서 재미를 찾으려고요."


앞으로 그의 필모그라피를 채워갈 수많은 작품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등장하는 장면이 적기 때문에 '이것마저도 편집되면 바보'라는 생각으로 살아남으려 노력한다는 백성현. 그는 "적은 신을 소화하는 게 더 쉬울 줄 알았다"면서 "혼자 튀지도 않으면서 극 속에서 빛나는 신 스틸러가 되기란 정말 힘들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수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백성현은 "백치미를 드러내는 대사에 애드리브도 추가하지만 오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촬영이 일찌감치 생방송 체제가 되면서 시간에 쫓기고 있지만, 백성현의 현명한 '선택'은 조금씩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아직 <빅>이 끝나지 않았지만 들어오는 작품의 색깔이 다양해졌다. "우선 <빅>이 잘돼야 한다"고 선을 그은 백성현은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시나리오는 앞부분을 보고 들어온 거니까 <빅>을 잘 마무리한 뒤 다음 행보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장난치면 누가 안받아주겠어요 수지인데..."


백성현에게 길충식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물었다. "성격이 잘 바뀌는 편"이라고 운을 뗀 그는 "<인수대비>에서 도원군 역을 맡았을 때는 정말 말이 없었고, 착했다"면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멍청한 짓을 할까' '백치미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딱딱한 어투를 부드럽게 하려고 말장난을 하며 편안하게 논다고. 그렇다고 해서 한없이 풀어지는 것은 아니다. 백성현은 "계속 가볍다가 한 번 눌러줬을 때, 무거움을 느끼듯 조절을 잘하려고 한다"고 했다.

"수지와 촬영할 때는 제가 뭔가 하려고 하지 않아요. 마리 캐릭터가 강하기 때문에 많이 받으려 할 뿐이죠. 그렇지 않으면 밸런스가 깨지거든요. 어버버 하다가 툭 던지는 리액션을 통해 웃음을 주는 거죠. '수지가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로맨틱 코미디는 현장 분위기가 중요하거든요. 수지가 펀치를 날리고 깨부숴줘야 앙상블이 살거든요. 계속 밤샘 촬영을 하니까 피곤하더라도 더 많이 장난치고 호흡을 끌어올려야 하죠. 다행히 수지도 성격과 붙임성이 좋아요.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는데 누가 안받아주겠어요. 수지인데."


백성현은 반환점을 돈 <빅>에 대해 "인물간의 관계나 상황을 설명하는 데 오래 걸린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영혼이 뒤바뀐 서윤재(공유 분)와 강경준(신원호 분)을 둘러싼 비밀이 베일을 벗으면서 극 전개와 시청률 모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백성현의 예상이다. "충식이가 멋있어지면 <빅>은 산으로 가는 것"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마음을 비우고 극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게 백성현의 각오다.

"2012년의 목표는 '쉬지 말아야지'였어요. <인수대비>에 <빅>까지 정신없이 달렸으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셈이네요. 요즘은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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