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유족 1인시위 23일 오후 2시 63컨벤션센터 3층 주니퍼룸에서 각시탈 제작발표회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유가족 모녀의 눈물의 시위

▲ 각시탈 유족 1인시위 23일 오후 2시 63컨벤션센터 3층 주니퍼룸에서 각시탈 제작발표회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유가족 모녀의 눈물의 시위 ⓒ 이윤영


허영만 만화 원작의 KBS 수목드라마 <각시탈>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23일 오후 2시 63컨벤션센터 3층 주니퍼룸에서 열렸다. 주원, 진세연, 박기웅, 한채아, 신현준, 이병준 등의 배우들과 윤성식PD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초대되지 않은 손님들도 있었다. 지난 4월 <각시탈> 촬영장으로 이동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들이다.

고인의 아내와 딸은 제작발표회 하루 전인 22일 KBS 신관 정문 앞에서 눈물의 1인 시위를에 나섰다. 이들은 <각시탈> 제작 관계자인 KBS, 팬엔터테인먼트, 태양기획, 동백관광 등의 미진한 사후처리에 분노하고 있었다. 

다음날, 유가족들은 <각시탈> 제작발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그곳에서도 1인 시위를 벌였다. 고 박희석씨와 함께 동승했던 한 보조출연자 유 아무개씨도 그 현장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유씨는 "내리막길에서 버스가 내려가다가 T자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했는데 브레이크가 잘 안 들었던 것 같고, 기사들도 초행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길도 좀 험하고, 잘 안 다니던 짧은 30m 길이였는데 무리하게 움직이다보니,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못 줄여 좌회전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각시탈 사고 현장 31명의 보조 출연자가 타고 있는 차량은 경남 합천으로 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 각시탈 사고 현장 31명의 보조 출연자가 타고 있는 차량은 경남 합천으로 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 유족 관계자


다음은 고인의 아내인 윤 아무개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어떻게 돈으로 보상이 되겠나, 진정성 있는 사과 원해"

- 사고 경위와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아빠(고 박희석)가 보조출연자를 일을 했어요. KBS <각시탈>이라는 드라마를 찍기 위해서 경남 합천으로 가다가 버스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31명이였는데, 저희 애기 아빠 혼자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이튿날까지 기획사, 제작사, KBS까지 오셔서 조문한 것 이외에는 연락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제일 화가 난 건, 저희에서 진정성을 놓고 사과 한 번 하지 않고선 인터넷 (기사)에서는 '유족들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심혈을 기울여서 위로하고, 유족에 보상한다'고 올려놓은 겁니다. 처음 제시받은 보상이 상조비 330~340만 원이였습니다. '장례를 치르려면 2천만원정도가 드는데 사람을 죽여 놓고선 340만원이 말이 되냐? 그만두라, 우리는 필요 없다' 생각했거든요. 그랬더니 돈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 장례비 해준 것이 다입니다. 그 이후에 연락 한 번 없었습니다."

각시탈 유족 1인시위 사후처리에 분개하며 22일부터 딸과 함께 1인시위를 하게 된 고인의 아내 윤 아무개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각시탈 유족 1인시위 사후처리에 분개하며 22일부터 딸과 함께 1인시위를 하게 된 고인의 아내 윤 아무개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윤영


- 1인 시위를 하면서 언론보도도 되고, 대중에 알려졌는데?
"한 달이 넘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고, 22일부터 시위를 시작했는데 그날 오후에 (제작진 측이) 찾아오셨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척 하면서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해 봤냐, 너희(KBS, 팬엔터, 동백관광, 태양기획)가 왜 언론플레이를 하냐, 너희가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보상이고 뭐고 공식발표 다 해놓느냐, 난 너희에게 받은 게 하나도 없다. 받고자 원하는 게 아니라 아빠(고 박희석)만 살려 달라'고 했어요.

멀리 가서 돌아가셨는데, 얼굴조차도 못 보고 진짜 싸늘한 주검으로 흰 천 덮어 온 모습을 본 가족들, 어린 아이들이 너무 상처가 컸습니다. 어떻게 돈으로 보상이 되겠어요. 그런데 전화 한 통 없었습니다. 언론에게는 엄청 생각하는 것처럼 보도로 알리고, 거기에 너무나 분개했습니다. 그건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보조출연자가 너무 힘드니까 제가 총대 메고 나온 겁니다. 23일은 제작발표회가 있어서 나왔는데, (중략) 발표회 끝나고 기자들이 취재하려고 해도 막았습니다. 자기들이 당당하면 왜 취재를 못하게 할까요? 전 그 장례비 2천만 원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단지, 저희 애기아빠만 살려주시면 전 좋겠어요."

각시탈 유족 1인시위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시위에 나온 어린 딸의 눈물 " KBS는 우리 아빠 돌려주고 각시탈 방영하라 "

▲ 각시탈 유족 1인시위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시위에 나온 어린 딸의 눈물 " KBS는 우리 아빠 돌려주고 각시탈 방영하라 " ⓒ 이윤영


- 1인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 하실 건가요?
"제가 할 수 있는 날은 계속 할 것이고,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하거나, 아니 사과를 한다고 해도 애기 아빠나 저희 가족의 상처가 아물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이런 행동들, 언론플레이 때문에 거리 시위로 나온 것이고, 전 끝까지 싸울 겁니다. 저희 애기도 어리지만 눈물을 흘리면서 '아빠 너무 불쌍해서 자기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나왔어요. 힘들어서 더운데 앉아 있으라고 해도, '내가 아빠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다' 그러면서 저 어린 것이 힘든데도 끝까지 제 옆에 붙어 있는 걸 보니깐 제가 너무 가슴이 아파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시위할 때 얼굴 돌리고 말 한마디 안하고, 외면한다고 이 일이 덮어지지는 않아요, 너희가 고생한다고 해도 우리 아빠가 살아 돌아오시지는 않거든요. 힘들고, 어렵고, 그런 서민들 두 번 죽이는 행동 안했으며 좋겠고, 반드시 자기가 한 행동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23일) 세 번째 상처를 받았습니다."

▲ 각시탈 유족 1인시위 23일 오후 2시 63컨벤션센터 3층 주니퍼룸에서 각시탈 제작발표회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유가족 모녀의 눈물의 시위, 그리고 윤모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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