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앨범자켓 이미지가 눈 앞에서 실제로 보여질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위 앨범자켓 이미지가 눈 앞에서 실제로 보여질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위 이미지는 레이디 가가 2집 앨범 [Born This Way]의 International Standard ver.에 쓰인 앨범 재킷입니다. 보이는 것처럼 오토바이와 레이디 가가의 몸을 합친 기괴한 느낌이 인상적이죠. 사이버 펑크 이미지의 전형이다는 평가와 함께 무엇보다도 '가가답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인데 누가 봐도 현실에서 보기 어려울 것 같은 위 이미지를 가가는 27일 있었던 본인의 공연에서 직접 재현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가가는 현실에서 실행해 옮겨 보여준 것이죠. 그리고 이는 이번 'Born This Way Ball'투어에서 그녀가 보여주고자 하는 '예술'의 핵심처럼 느껴집니다.

100여 분간 레이디 가가가 보여준 21세기 대중예술의 극치

본 공연 시작 시각인 오후 8시보다 25분 정도 늦게 암전이 되고 시작된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 말 형상의 물체를 타고 나타난 그녀는 그녀가 세운 왕국의 여왕답게 5만여 관객을 한 번 훑어 보고는 이내 자신의 성에 돌아가 가장 높은 곳에서 왕국을 방문한 시민을 맞이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열광적으로 말이죠.

다시 태어나는 것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자궁과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된 강렬한 록 느낌이 가득한 'Born This Way', 이른바 '떼창'을 유발하는 노래 'Bad Romance', 섹시할 것만 같던 그녀가 어깨에 '뽕'을 달고 귀여움을 과시(?)한 'Judas'와 'Telephone'.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와 함께 관객들의 '아하 아하' 추임새를 이끌었던 'Hair',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모두가 함께 너와 나를 부르는 'You And I', 라틴 느낌이 넘치는 기타연주가 인상적인 'Americano', 김연아가 아이스쇼에서 선택하기도 했던 노래 'Poker Face', 그리고 록 페스티벌을 연상시키는 강렬함으로 모든 관객을 흥분의 극치로 이끌었던 앙코르 곡 'The Edge of Glory'와 'Marry The Night'까지, 한 시라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그녀의 히트곡 퍼레이드에 관객들은 눈을 뗄 수 없었죠.

지난 1집이 일렉트로니카를 강조한 앨범이었다면 2집 앨범은 보다 록적인 요소를 전면에 배치한 앨범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잘 혼합되면서 음악적으로 관객들을 만족하게 했다면 레이디 가가가 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우리가 현시점에서 볼 수 있는 대중예술의 극치라고 해야 할까요?

중세시대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성을 기본으로 삼은 세트와 함께 중세 기사의 호위를 받고 등장한 오프닝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최고 디자이너들의 힘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가가만의 의상은 곡마다 최고의 어울림을 선사했고 댄서들과 표현하는 몸짓 하나하나에는 곡에 담긴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온전히 느껴졌습니다. 오토바이와 합체된 가가와 여성 댄서가 동성애적인 퍼포먼스를 펼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성적인 요소가 가미된 퍼포먼스가 이어졌지만, 외설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 이어지기 충분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예술적으로 다가왔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레이디 가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로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귀엽게, 때로는 그 누구보다도 섹시하면서도 강렬하게 무대 위에서 본인의 모든 것을 펼쳐 보이는 그녀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죠.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의 오프닝 장면. 그녀의 카리스마는 5만여명을 합친 것 보다 강했습니다.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의 오프닝 장면. 그녀의 카리스마는 5만여명을 합친 것 보다 강했습니다. ⓒ 현대카드


'사탄' 논란은 필요 없던 그녀의 열정

일부 개신교 단체들은 내한공연 전, 그녀의 공연이 동성애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성적으로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운동을 펼쳤습니다. 레이디 가가가 '사탄'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조차 서슴지 않았습니다. 글쎄요. 레이디 가가는 사탄으로 낙인 찍히기에는 억울한 면들이 있습니다. 그녀는 특별히 불법행위를 한적도 없으며 오히려 대규모의 자선사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정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행동이나 언급을 한 적도 없습니다. 단지 그녀가 가진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퍼포먼스나 패션이 선정적인 요소가 있기에 발생한 촌극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공연에 반대했던 사람들의 논리는 지나치게 성적으로만 치우쳐있는데 그것이 만약 레이디 가가가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과 공연, 삶을 전체적으로 보고 판단했다면 과연 그 같은 주장이 가능했는지 의문입니다.

그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생긴 편견이 지배한 반대를 위한 반대였던 것이죠. 그리고 이것은 레이디 가가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어온 세상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레이디 가가가 전 세계를 돌며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이야기하며 느끼게 해주는 것은 편견과의 싸움에서 모두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녀의 끝없는 열정이 있습니다. 27일 저녁, 대한민국에서 레이디 가가가 보여준 예술이 적어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만이라도 편견의 바다에서 꺼내주었기를 바랍니다. Born This Way!!

==='레이디 가가(Lady Gaga)' 2012 '본 디스 웨이 볼(Born This Way Ball)'  공연리뷰===

[공연리뷰①] 레이디 가가의 '18금 공연?'...그 알맹이는 '예술'이었다
[공연리뷰②]편견의 바다에서도 빛난 레이디가가의 열정
[공연리뷰③]레이디 가가, 사탄이라며? 그 다양함에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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