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가 미니앨범 <Sherlock>을 들고 돌아왔다. 한때 이른바 '누나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앳된 보이그룹이었지만, 이들은 어느새 세계 각지 K-팝 팬들이 주목하는 '글로벌 아이돌'이 됐다.

총 일곱 곡을 담은 이번 앨범에서 샤이니의 음악은 보다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소년의 티를 벗고 본격적으로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뿜어내기 시작한 만큼 이들을 주목해온 국내외 팬들에게 적지 않은 기쁨을 안겨줄 듯하다.

샤이니 미니앨범 <Sherlock> 재킷 이미지

▲ 샤이니 미니앨범 재킷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샤이니 특유의 에너지로 '셜록 홈즈' 담아내다

타이틀곡 'Sherlock'과 'Clue', 'Note' 세 곡은 영국의 유명한 추리소설 속 주인공 '셜록 홈즈'를 소재로 한 컨셉트의 결과물이다. 탐정 활극의 한 대목을 연상시키는 노랫말과 곡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드라마틱하면서도 강렬한 사운드, 터질 듯한 샤이니 특유의 에너지가 잘 응축됐다.

'Sherlock'은 'Clue'와 'Note' 두 곡을 샘플링한 곡이다. 인위적인 이음매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노랫말이나 곡 구성 모두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는데, 샘플링 사실을 따로 언급하지 않고 듣는다면 온전한 오리지널 곡으로 느껴질 정도다.

'Clue'는 화자인 셜록이 '심장의 보석'을 훔쳐간 범인을 찾기 위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담아낸 곡이다. 하드보일드 범죄영화의 컨벤션을 차용한 사운드는 다분히 관습적이지만, 익숙한 만큼 의도했던 대로 긴박하고 스산한 분위기로 청자를 압도한다. 곡 후반부 '두비 두비', '둡 둡' 등 추임새가 이어지는 부분이 귀를 잡아끈다.

'Note'는 범인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셜록의 심리를 묘사한 곡이다. 특히 'Oh I'm curious yeah', 'Oh I'm so curious yeah' 등의 노랫말이 반복되는 후렴부의 합창은 최고조에 달한 화자의 열망과 에너지를 시원스럽게 터뜨려 주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데 마치 감동적인 대단원에 이른 뮤지컬의 한 대목을 듣고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소년에서 남자로...특히 느끼게 만드는 두 곡

셜록 홈즈를 소재로 한 곡은 아니지만 '낯선자'(Stranger) 역시 이번 앨범에서는 곡 분위기 상 위 세 곡과 한 카테고리로 묶을 만하다. 이 노래는 밤 그림자처럼 다가온 사랑의 유혹을 표현한 매력적인 곡이다.

화자는 상대가 '낯선 얼굴로 다가왔던' 그 순간 '첫눈에 모든 걸 빼앗긴' 그 날 이후 그녀를 찾아 어두운 거리를 헤매고 있는 남자다. 시종일관 귓가에서 웅웅대며 신경을 건드리는 전자음, 후반부 등장하는 몽롱한 멜로디, 적시에 사용된 경고음 등 자극적인 사운드가 치명적인 유혹의 덫에 걸린 화자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국에서 곧 방영될 한·중·일 합작 드라마 <Strangers6>의 메인 테마 곡이기도 하다.

위 네 곡과 달리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The Reason'과 '늘 그 자리에', '알람시계' 등은 샤이니가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곡들이다. 특히 앞의 두 곡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노랫말을 품고 있는데, 단지 고마움을 느끼는데 머물지 않고 앞으로는 자신이 그를 안아주고 지켜주는 존재가 되겠노라고 다짐하는 대목에서는 성숙함이 물씬 풍겨난다.

도입부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The Reason'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돌아보며 그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자기 성찰과 깨달음을 담아낸 노래다. '너의 손이 가져간 건 내 눈물', '이제서야 알게 됐어, 내 앞에 이 길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를' 등 마음을 흔드는 노랫말이 서정적인 멜로디와 잘 조합됐다.

'늘 그 자리에'...팬들을 향한 마음? 혹은 여친에게?

'늘 그 자리에'는 변함 없는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곡으로 알려졌으나, 이른바 '여친에게 바치는 노래'로 읽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마움을 안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종현이 쓴 노랫말은 두 사람이 보다 성숙한 관계로 도약하게 된 인생의 한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기타 연주는 담박하고 따뜻하며, 감성적인 보컬에 실려 전달되는 유려한 멜로디 역시 자극적이지 않고 조근조근한 고백으로 다가온다.

특별한 날 '여친'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 남자들이라면 그녀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면 좋을 듯하다. 노래가 끝나면 틀림없이 말간 두 줄기 눈물이 그녀의 두 뺨을 적실 테니 말이다.

'알람시계'는 실연의 아픔 속에서 허우적대는 남자의 심리를 담은 노래다. 결별의 순간이 매일 밤 재연되는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알람시계가 울리면, 예의 꿈을 쫓듯 이별 역시 없던 일이 돼 버릴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어하는 화자의 헛된 바람이 담긴 찡한 노랫말이 눈길을 끈다, 미궁을 헤매는 듯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악몽의 느낌을 표현한 플롯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소년에서 남자로, 음악적으로도 '일보전진'

샤이니의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일보전진'의 느낌이 강하다. 음악적인 변화는 크지 않지만 멤버 개개인의 역량이 향상된 결과다. 셜록 홈즈를 매개로 한 컨셉트 구성은 일단 신선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지만, 샤이니의 커리어에서 유의미한 레퍼토리가 새로 추가됐다고 보기에는 '기획 상품'의 인상이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곡들에서 샤이니 멤버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재능을 확인하는 건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진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샤이니 멤버들의 합창 파트다. 다양한 보이스 컬러가 각기 개성을 드러내는 솔로 파트도 좋지만, 그 목소리들이 하나로 모여 합을 이룰 때 샤이니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가 제대로 작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Note'의 후렴부에서 이들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날카롭게 벼리어진 목소리들을 한 데 모아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에너지를 뿜어내는 대목에서는 전율이 일 정도다. 이들이 음악이나 자신이 속한 팀을 대하는 자세에 허세가 들어 있었다면 불가능한 경지 아니었을까? 샤이니는 홀로 있을 때보다 같이 있을 때 보다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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