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MBC <해를 품은 달>의 허염(송재희 분) 아역은 그저 시작이었다. 21일 방송될 KBS 2TV <적도의 남자> 이장일(이준혁 분) 아역에 4월 방영 예정인 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까지. 임시완은 어느새 가장 주목받는 '연기돌'중 한 명이 되어 있다. ⓒ 권우성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만한 전환점은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느냐, 잡지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그 생을 살아가는 사람의 몫이다.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총명함과 그것을 놓쳐버리지 않는 순발력. 그 모두를 지니고 있는 사람을 수식할 수 있는 말은, 아마도 '영리하다'일 것이다.

임시완을 만난 후 받은 인상은 '참 영리하다'였다. "'대학에만 가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새빨간 거짓말 때문에 고등학교 3년 내내 공부만 했다"는 그는 "막상 '고등학교 4학년'과 다를 것이 없는" 현실을 마주했고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순간'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기회'까지 잡았다. 한 가요제에 나가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고향(부산)에서 홀로 상경해 지난한 연습생 시절을 거쳤다. 그리고 결국 아이돌 그룹(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2012년, 임시완은 배우로서의 또 다른 기회를 잡았다. MBC <해를 품은 달>의 허염(송재희 분) 아역은 그저 시작이었다. 21일 방송될  KBS 2TV <적도의 남자> 이장일(이준혁 분) 아역에 4월 방영 예정인 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까지. 임시완은 어느새 가장 주목받는 '연기돌'중 한 명이 됐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해를 품은 달> 허염과 임시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임시완은 "(허염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친아'가 아니었나"라고 답했다. "감히 그 스펙을 어떻게 따라가겠어요. 그런 완벽한 스펙을 연기해 봤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어요. (웃음)" ⓒ 권우성


'첫 연기 도전'에 이렇게나...혹시, 미리 연기 배운 건 아닌가요?

"'혼자 트레이닝 받는 부담감'이요? 전 적응을 빨리 한 편이에요. 예전에 호주에서 잠시 지냈을 때도 즐거워했고요. (데뷔 후) 해외 스케줄을 가도 타지 생활이라든지 음식문화라든지, 적응을 잘하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도 잘 했는데, 부산에서 서울에 와 적응하는 건, 뭐…."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습생의 애환'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던 터였다. 그 역시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기에, '힘들었다'는 반응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물었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 기저에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겸손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해를 품은 달>로 얻은 인기에 대해 언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시완은 "가수로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게 오히려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연기가) 처음이니 욕을 먹더라도 출연 분량 안에서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자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고 쑥스러워했다.

"처음 반응을 보고 '남은 분량에서 부족한 게 들통나면 어쩌나' 했다"며 마음을 졸였다던 임시완은 끝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연기를 배운 적이 없다"던 그의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참에 '사실 연기를 미리 배웠는데 아닌 척 하는 건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시완의 답변은 확고했다.

"아니에요. (웃음) 가수가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처음에 '연예계'에 대한 상식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TV에 가수가 많이 나오니까 '저 정도만 돼도 성공하는 거다'라는 생각을 가졌거든요.

그래서 <해를 품은 달> 첫 촬영에 들어갈 때 정말 부담감이 컸어요. 가수로만 활동했지 연기 현장의 분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주변에서 '텃세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도 했고요. 그런데 김도훈 감독님께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어요. 비록 제가 연기가 처음이지만, 맡은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내면 항상 의논해 주셨죠. 덕분에 자신 있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임시완은 소속 그룹인 '제국의 아이들'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그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 개개인의 집합이었으니 결속력이 덜했지만, 부대끼고 생활하다 보니까 이제는 가족과도 같을 정도"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 권우성


한참동안 "가수로서 바라보는 카메라와 연기자로서 대하는 카메라는 느낌이 다르다"며 "가수로 무대에 오를 때는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이' 봐야 하는데, 연기할 때는 카메라가 연기자를 (화면에) 잡는 거니, 대하긴 더 편하다"는 이야기로 연기하는 즐거움을 표현하던 임시완. 그는 "연기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내가 아닌 나를 내비치려 하면 그게 (연기에는) 마이너스 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쭉 연기를 하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그것은 그저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얄팍한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적정선의 욕심을 낼 줄 아는 한 사람의 열망이 담겨 있었다. 데뷔 초기 회자된 '읽던 자기계발서 한 장 한 장마다 자신의 생각을 적어 놨더라'는 일화에서도 공통적으로 읽히던 마음이었다.  

"욕심을 너무 많이 내서도, 너무 적게 내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욕심을 적게 내면 발전이 없을 거고, 많이 내면 무엇을 얻는다고 해도 만족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 기준을 잘 정하는 게 현명하겠죠. 저요? 전 아직까진 제가 가진 능력보단 욕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웃음)"

자연히 궁금해진 건 그의 미래였다. 영리한 이 사람은 과연 10년 후 어떤 서른 다섯이 될까. 긴 고민 끝에 임시완은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기엔 자신이 속한 그룹인 '제국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포함된 것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 권우성


마지막으로 일화 하나. 인터뷰 장소를 떠나던 임시완은 "너무 진지하게만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물론 옷을 좋아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패션을 좋아하고, 보통의 청년들과 다를 바 없이 고민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며, 첫 방송되는 드라마를 봐 달라며 귀여운 자세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유머도 갖춘 스물 다섯짜리 청년 역시 임시완이다. 그러나 감히 '진지하게' 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를 특별한 이로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는 그 진지함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할 수 있을 시간이 길어야 몇 년 남짓이겠죠? 그래도 각자 어떤 길을 걷든 서로를 응원하고 기분 좋게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10년 뒤엔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금보다는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또 20대 때 기울인 노력이 30대 때 빛을 발하길 바라요. 제가 원했던 욕심을 이루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그게 돈을 많이 번다거나, 명예를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사실 그릇이 작은 사람이에요. (웃음) 그래서 팬 분들이 바라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은 없어요. 그저 지금처럼 제가 하는 일에 노력하고, 최대한 만족스러운 모습에 가까울 수 있도록 다가서는 게 저의 최선인 것 같아요. 하지만 변함없이 저를 아껴주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께는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의 아역을 맡은 임시완(그룹 제국의아이들(ZE:A) 멤버)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위하고 있다.

임시완은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내가 아닌 나를 내비치려 하면 그게 (연기에는) 마이너스 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쭉 연기를 하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 권우성


임시완 제국의 아이들 적도의 남자 스탠바이 해를 품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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