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심의반대를위한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윤태호, 백정숙)는 웹툰 심의 사태에 반대하는 공식 블로그(http://nocut_toon.blog.me)를 개설했다.

방심위심의반대를위한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윤태호, 백정숙)는 웹툰 심의 사태에 반대하는 공식 블로그(http://nocut_toon.blog.me)를 개설했다. ⓒ 공식 블로그 '노컷 웹툰'


만화가들이 뿔났다.

만화계가 웹툰 심의를 반대하는 거리 기자회견을 27일 서울 목동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위원장 박만) 방송회관 앞에서 연다. 최근 방심위가 웹툰 23개 작품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는 것에 대한 공문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발송했기 때문이다.

방심위는 지난 1월 "'학교폭력' 조장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폭력적 성향의 인터넷 연재 웹툰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 시, 해당 정보제공자는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의무'(19세 미만 접근제한 조치 포함) 및 '광고금지 의무'(정보통신망법 제42조, 제42조의 2)를 이행해야 한다.

만화계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반대를 위해 개설한 공식 블로그 '노컷 웹툰'을 통해, "방심위의 결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1997년 청소년보호법 시행으로 만화시장의 토대가 흔들렸다"며 웹툰으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시장이 다시 붕괴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만화계는 "일부 웹툰에 성인 인증절차를 거쳐 작품을 접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웹툰 작가와 인터넷포털의 자정작업을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학교폭력의 원인을 만화에 돌리고 있는 심의 결정에, 이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는 행위"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단지 폭력적인 소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 유해물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며 "방심위가 지목한 웹툰 23편 중, 어느 것도 작품 전체 맥락에서 볼 때 폭력을 미화하거나 범죄충동을 유발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학원격투만화 <쎈놈>의 한 장면을 예로 들며 "단지 폭력적 소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물이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학원격투만화 <쎈놈>의 한 장면을 예로 들며 "단지 폭력적 소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물이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 박용제, 네이버 만화


"폭력 일상화된 사회가 아닌, 이를 고발하는 웹툰이 문제?"

최근 웹툰에 대한 심의기관의 모니터링은 조선일보가 지난 1월 7일 "<열혈초등학교>, 이 폭력 웹툰을 아십니까"라는 보도를 한 후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방심위에서 해당 작품을 중점 모니터링하겠다고 거들었고, 이를 연재 중이던 포털사이트 야후는 작가 귀귀에게 연재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진보신당은 지난 22일 "진짜 유해한 것은 한국 사회 그 자체다"라는 논평을 통해 "정부기관이 보수언론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학교 폭력의 원인과 책임을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만화, 게임 등 만만한 대상들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폭력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이지, 이를 고발하는 웹툰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가 지난 1월 귀귀의 웹툰 <열혈초등학교>가 학교폭력을 조장한다고 1면에 보도한 이후, 해당 작품은 야후에서도 연재가 중단됐다. 이에 귀귀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패러디 만화를 그렸다.

조선일보가 지난 1월 귀귀의 웹툰 <열혈초등학교>가 학교폭력을 조장한다고 1면에 보도한 이후, 해당 작품은 야후에서도 연재가 중단됐다. 이에 귀귀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패러디 만화를 그렸다. ⓒ 귀귀


웹툰 규제에 만화가들도 SNS에 씁쓸함을 표시하고 있다. 만화가 김풍은 "우린 만화가 나부랭이들이니까"라고 자조했고, 강풀은 "앞으로 저는 뽀로로나 텔레토비 같은 만화만 그려야 될라나봐요"라고 에둘렀다.

오는 27일 오전 방심위가 위치한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예정된 거리 기자회견은 작가들의 항의 퍼포먼스와 만화계의 입장 발표로 진행된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언급된 작품의 작가와 방심위심의반대를위한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태호, 백정숙) 위원, 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 회장단이 참여할 예정이다.

웹툰 노컷툰 학교폭력 방통심의위 방심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