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다음 달 24일과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4주년 컴백콘서트 ‘THE RETURN’을 개최한다

신화는 다음 달 24일과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4주년 컴백콘서트 ‘THE RETURN’을 개최한다 ⓒ 신화컴퍼니



사람이라면 우직함보다 당장의 화려함에 눈길을 주기 마련이다. 우리가 도루나 안타보다 홈런에 열광하는 것처럼.

하지만 진정한 감동은 당장의 화려한 플레이보다 한결같은 꾸준함에서 나오는 법이다. 메이저리그 신시네티의 피터 로즈가 3562경기 출장 신기록을 세웠을 때 야구팬들이 느꼈던 경외감처럼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의 아이돌 그룹들은 감동을 자아내는 꾸준함과 우직함이 없다. 일단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가창력, 빅뱅 로테이션 시스템 원조

그런 의미에서 데뷔 14주년을 맞는 '장수 아이돌' 신화의 컴백 소식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수많은 아이돌이 짧은 시간 동안 떴다 사라지는 한국 가요계에서 '지속 가능한 아이돌'이 가능함을 몸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god, S.E.S, 핑클이 사실상 해체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 생존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이들이 꾸준히 인기를 끈 비결은 멤버 각자의 뛰어난 가창력과 스타성에 있다. 기초적이고 일반론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멤버 모두가 솔로 앨범을 제작할 가창력이 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것이었다. 당시의 아이돌 그룹 대부분이 가창력이 받쳐주는 리드보컬에게 음악의 모든 부분을 전가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노래를 잘하는 멤버가 리드보컬, 그렇지 않은 멤버가 랩과 서브보컬을 맡는 것이 일반화되다시피 한 시대였다.

이로인해 신화는 기존의 그룹들과 다르게 각자가 솔로 앨범과 유닛으로 번갈아 활동하다 최종적으로 그룹 앨범을 발표하는 식의 마케팅이 가능했다. 축구로 치면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의 빅뱅처럼 말이다.

이들의 로테이션 전략은 앨범활동 후 으레 잠정 활동중단으로 이어지는 당시 가요계의 관행을 깨버렸다. 다른 가수들이 공백기를 가지는 틈새를 이용해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멤버들 모두 두 장 이상의 솔로앨범을 한 번 씩 낸 커리어가 있다. 특히 신혜성과 이민우는 각각 6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해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동시에 음반활동 외 기간에는 특유의 예능감과 연기변신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전진은 <무한도전> 제 7의 멤버로, 앤디는 <우리 결혼했어요> 에서 활동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기변신을 시도한 에릭은 2004년 드라마 <불새>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래 <신입사원> <스파이 명월> 등에서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해체 위기 극복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팬덤'

혁신적인 마케팅과 멤버들의 뛰어난 역량이 지금의 신화를 있게 한 단초였다면, 신화 멤버들과 팬덤 사이의 끈끈한 신뢰는 이들이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03년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 당시, 신화 일부 멤버와 재계약을 제의한 소속사, 계약 제의를 받지 않은 멤버간의 갈등으로 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갔었다. 위기의 순간, 이들은 기획사와의 계약 내용에 집착하기보다, 멤버 여섯 명이 모두 새 기획사에 둥지를 트는 방식을 택했다.

이후 이들은 2011년 이들은 신화컴퍼니라는 공동 기획사를 설립해 신화 활동을 지속하기로 한다. 굿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만료 후 다른 기획사와 각자 재계약을 한 신화 멤버들이 그룹 해체를 막기 위해 각자가 출자한 별도의 기획사를 따로 설립한 것이다. 그들은 이 결정으로 신화를 지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팬들의 무한한 신뢰라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자산을 얻었다.

4년 만에 컴백하는 신화를 보면 자연스레 시선이 가는 곳이 있다. 애매하게 활동을 중단한 채 사실상 해체 상태인 아이돌 그룹들이다. 이들은 소속사가 서로 분리돼 재결합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거나 재결합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데도 해체 발표를 하지 않은 채 팬들을 놔주고 있지 않다.

팬심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는 소중한 '기본' 모델

예전만큼의 인원이 아니더라도 그룹 시절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분명 있기 마련이다. 그룹을 사랑했던 팬들로써는 멤버들 각자의 활동만을 지켜보기가, 그 기다림이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멤버 개개인이 아닌 그룹을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그 자체가 하나의 희망고문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신화의 컴백이 주는 시사점은 크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진정성이 발휘될 때 가수와 팬의 관계가 얼마나 두터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식업계가 먹는 걸로 장난을 쳐서는 안 되듯, 음악계는 팬들의 마음으로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는 기본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오마이스타 주말판 특집=신화 그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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