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샐러리맨 초한지> 13일 방송된 <샐러리맨 초한지>의 한 장면

▲ SBS <샐러리맨 초한지> 13일 방송된 <샐러리맨 초한지>의 한 장면 ⓒ SBS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밸렌타인데이, '세계 제과제빵회사들의 국경일' 쯤으로 치부하고 쿨하게 넘기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선남선녀 커플이 나누는 초콜릿 조각 하나에 괜히 마음 한구석이 울적하게 된다. 짝 없는 솔로의 태생적인 슬픔이랄까?

연인들이 초콜릿 상자 고르기에 여념 없을 밤, 방구석으로 도피한 솔로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것은 달콤 쌉싸름한 드라마 한편이다. <샐러리맨초한지> 속, 유방(이범수)과 여치(정려원), 항우(정겨운)와 우희(홍수현)의 '빈부격차' 로맨스는 솔로들에게 적잖은 깨달음을 준다.

항우와 우희의 '명품' 로맨스, 괜히 슬프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천하그룹 항우와 우희의 로맨스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잖은 화제가 됐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환상적인 이벤트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날 항우는 우희에게 값비싼 옷을 무려 10벌이나 선물했다. 우희가 자존심 상할까, 이벤트 당첨처럼 꾸미는 세심함까지 발휘했다. 이날, 항우의 배려심 가득한 이벤트는 뭇 여성들에겐 감동으로 다가올 법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남성들에겐 그렇지 않았다. 특히 월급이나 용돈을 박박 긁어모아도, 연인에게 명품 옷 한 벌 사줄 능력이 안 되는 일명 '연포남'(연애포기한남자)들에겐, 킹카 항우의 모습은 충격과 공포였을지 모른다.

젊은 나이에 그룹을 경영하는 항우를 보면 괜히 어깨가 움츠려들기 때문이다. 부모덕에 잘나가면 그나마 트집이라도 잡을 수 있지만, 항우같이 자수성가형 킹카에겐 주눅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13일 <샐러리맨초한지>속 유방의 모습은 보면 볼수록 짠했다. 극 속에서, 유방은 노점에서 산 모자와 목도리를 들고 우희를 찾아갔지만, 그녀 손에 쥐어진 항우의 선물 보따리를 목격하고 그냥 되돌아오고 만다.

"내가 겨우 이 돈 몇푼으로 때우려 했다니,"라고 읖조리는 유방의 혼잣말은, 왠지 마음을 아리게 했다. 킹카에 채여, 돈에 채여, 현실에 채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도 제대로 못하는 이 땅의 '연포남'들의 현실을 보는 듯해서 말이다. 드라마 속 항우처럼, 그런 멋진 로맨스를 하려면 족히 '100만년'은 걸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사랑의 '빈부격차' 딛은 여치, 아름답다!

13일 <샐러리맨초한지>에서 유방은 우희에게 전하지 못한 값싼 선물을, 천하그룹 회장 손녀인 여치에게 건넸다.

"이거 여자 것 아니야? 이거 어디서 났어?"  (여치)
"작정하고 샀으니 있지. 그냥 있겠어요!"     (유방)

큰 선물이라도 전하는 것처럼, 생색내는 유방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그 값싼 선물을 받아든 여치의 반응이 재밌다. 겉에선 싸구려라고 툴툴 거려도, 뒤돌아서 활짝 웃었다, 여치가 이 값싼 선물에 감동한 이유도 간단했다. 그를 사랑하니까,

"싸구려 목도리지만 일회용으로 써준다" (여치)

하긴, 유방이 사라지자, 상사병까지 걸렸던 여치 아닌가. 그녀는  '사랑의 힘' 앞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룹 회장의 딸, 왈가닥에 된장 기질까지 있었던 그녀가 이제 싸구려도 선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됐다.

선물 주는 사람의 손을 부끄럽지 않게 만드는 명품 사람이 된 것이다. 그동안 코믹하게만 생각했던 여치, 문득 참 매력적인 캐릭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여치 덕분에, 항우와 우희의 '명품선물로맨스'를 보며 주눅들었던 마음도 다시 펴지게 됐다.

흔한 사랑에는 '빈부격차'가 있지만, 진짜 사랑에는 '빈부격차'가 없다. 밸런타인데이에, <샐러리맨초한지>의 여치가 전해준 사랑방식이다. 부디, 현실 속에서도 여치 같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작은 선물 하나에도 감동하고, 웃을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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