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의 최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단지 비슷한 시기에 두 영화에 주연으로 등장해서가 아니다. 단순히 양적인 강세가 아닌 질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충무로 여러 관계자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알려진 대로 고아라는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페이스 메이커>와 오는 2월 1일 개봉예정인 영화 <파파>에 출연했다. 2009년 이후 다소 공백 기간이 있었던 고아라에겐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무대인 셈이다.
일단, 그는 말 그대로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아쉬움 없이 보여주었다. <페이스 메이커>에서 장대높이뛰기 선수 유지원으로 분한 그는 자칫 땀 냄새만 나고 말았을 법한 묵직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파파>에서는 6남매의 소녀가장 '준'으로 영화의 한 축을 힘있게 이끌어 갔다.
한지승 감독 "고아라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 작년 열렸던 영화<파파> 제작보고회에서 한지승 감독, 배우 고아라와 박용우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19일 영화 <파파> 관련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지승 감독은 고아라의 빛나는 재능에 대해 귀띔했다. "어린 친구 중에 춤과 노래를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 없었다"고 운을 뗀 한 감독은 "오디션도 보고 그랬지만 고아라 외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고아라의 빠른 습득력과 재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 <파파>는 기본 골격이 가족애가 드러나야 하는 드라마지만, 전직 가수 매니저(박용우 분)가 피부색이 서로 다른 6남매의 재능을 발견하는 대목에서는 음악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고라아가 맡은 준 역할은 뛰어난 가창력과 함께 폭발적인 파워의 춤을 보여야 했다.
한 감독은 "애초부터 고아라의 목소리를 영화에 쓰고 싶었다"면서 "(실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말이다. 처음엔 다소 불안했었다"고 했다. 음악감독이 고아라의 노래를 처음 듣고는 "가능성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함께 연습을 한 지 일주일만에 음악감독은 "그 목소리 그대로 가도 되겠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고아라의 '무서운 습득력'에 한 감독은 감탄했다고 한다.
고아라의 성장세...외국어와 운동도 수준급
▲ 주만호를 챙겨주는 신세대 선수역을 맡은 고아라. ⓒ 페이스 메이커
▲ 3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페이스메이커> 기자시사회에서 배우 안성기, 김명민, 고아라와 김달중 감독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언어적인 부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화에서 고아라의 영어 발음은 수준급이다. 많은 기자들이 "영어를 원래 할 줄 알았나"라고 물어볼 정도, 한 감독은 "수준급인 일어 실력에 비해 영어는 전혀 아니었던 아라였다"고 답했다.
고아라의 일본어 실력은 롯데엔터테인먼트 손광익 대표가 인정할만한 수준이다. 한 감독은 일본 지사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손 대표가 고아라와 일어로 대화를 한 이후 "대성할 배우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을 전했다. 언어적 감각이 뛰어난 고아라는 영어 역시 빠르게 배웠고 그를 가르쳤던 영어 담당 선생 역시 빠른 실력 향상에 놀랐다고 한다.
또한 한 감독은 고아라의 운동 '실력'에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페이스메이커>에서 장대높이뛰기를 가르쳤던 국가대표 코치는 아라씨에게 운동을 시켜도 되겠다고 할 정도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라가 (배우생활에 대한) 지구력만 갖춘다면 4년 안에 톱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아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한 감독의 말이다.
'폭풍성장' 고아라 곁에 두 선배 있었다
▲ 3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페이스메이커> 기자시사회에서 배우 고아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 12월 13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파파>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고아라와 박용우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고아라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이 칭찬하고 있지만, 그 열정과 재능을 아끼는 선배 연기자들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한지승 감독은 박용우를 '추천'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일등 공신은 단연 박용우"라며 "그가 영화를 잘 이끌어 주었고 중심을 잘 잡아줬기에, 아라씨는 물론 스태프들도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 영화관계자 역시 고아라의 연기에 박용우의 도움이 컸다고 봤다. 그는 "박용우씨가 고아라씨는 물론 아이들의 연기에 일일이 반응을 주려고 하더라"며 "그로 인해 배우들이 한결 더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민도 고아라의 '멘토' 역할을 했다. <페이스메이커>에 고아라를 적극 추천했던 사람이 또한 김명민이었기 때문이다. 김명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고아라와 친분은 없었지만 그의 가능성을 보고 '미녀새'(극 중 유지원의 별칭)'와 딱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명민은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도 고아라에 대해 "굉장히 끈기 있고 근성이 있는 친구"라면서 "예의도 있고 대성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