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브로큰발렌타인의 공연 당시 모습

록밴드 브로큰발렌타인의 공연 당시 모습 ⓒ 윤솔지


"상처투성이였던 저희에게 그 당시 기대나 희망은 사치였어요. 그래도 '잘할 수 있을 거야. 우리가 믿어왔던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보는 기회로 만들자'라는 오기로 <탑밴드>에 참여했는데 뜻깊은 2011년을 보내게 되었네요."

아시아 최대 밴드 콘테스트 야마하 그랜드 파이널 우승팀이자 KBS 2TV < TOP밴드 > 16강 진출팀 브로큰 발렌타인. 그들은 어떤 질문에도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준비한듯하다. < TOP밴드 > 우승팀에게 야마하 아시안비트 그랜드 파이널 한국 대표팀으로 참가할 자격을 준다는 것은 사실 이들에게 짐이었다. 이미 이들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원서를 넣고 처음에 예선을 보러 갔을 때 따가운 눈총을 많이 받았어요. 가시방석이었죠. 그럴 것 같아서 그전에 저희도 한참 의논했었어요.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상당히 지쳐 있었거든요. 너무 처절하잖아요. 왜 밴드는 꼭 오디션을 통해 발굴되어야 하며, 행여 발굴된다 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기에는 너무 소외된 집단이니까요. 그래도 가슴 속에 숨겨왔던 간절함이 있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대중에게 저희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다면 조금 더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통했어요. 그 결과, 지금 이렇게 운 좋게 더 많은 분에게 사랑받게 되었네요."

 브로큰발렌타인의 프로필 사진

브로큰발렌타인의 프로필 사진 ⓒ 브로큰발렌타인


이들은 < TOP밴드 >를 통해 어떤 것들을 얻게 되었을까?

"일단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전에 단독 공연, 앨범 발매 및 홍보를 저희 힘으로 했을 때는 맞닥뜨리는 것마다 벽이었고, 좌절이었어요. 하지만 < TOP밴드 > 출연 이후 주위의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처음으로 전문가들에게 프로필 사진과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어요. 팬층도 다양해졌죠. 하루하루가 감동입니다. 몸은 정말 지치지만 마음은 열정으로 넘쳐나요.

이번에 나온 디지털 싱글 < Down >은 인디차트에서 1위를 했고요. 올레뮤직에서 전화가 왔는데, 올레인디어워드 1월 아티스트 부문 후보로도 올랐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정점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요. 올라와서 보니 앞에 보이는 희뿌연 산 중턱에 더 높이 올라가야 할 정점들이 더 보여요. 탄력을 받아서 더 열심히 해야지요."

 브로큰발렌타인의 첫 인터뷰 당시 경직된 모습

브로큰발렌타인의 첫 인터뷰 당시 경직된 모습 ⓒ 윤솔지



브로큰 발렌타인과의 첫 인터뷰는 2011년 8월 5일. '있는 집에 음악 좀 잘하는 잘난 엄친아 집단'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들에게 못다 한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시작했던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아직 들려줄 것도, 보여줄 미래도 많다.

고등학교 때 만나 지금까지 10년 넘게 해체위기 한 번 없이 팀을 지켜온 다섯 멤버 성환, 반, 안수, 변G, 쿠파. 지금 얻게 된 희망조차도 소중하게 가꾸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2012년에는 대한민국 많은 록밴드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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