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왓츠업>

MB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왓츠업> ⓒ MBN


매일경제 종합편성채널 MBN의 주말 드라마 <왓츠업>이 11일 4회를 방송했다. 사전 제작된 <왓츠업>이 우여곡절 끝에 MBN에 편성됐을 때, 지상파 편성을 받지 못한 아쉬움과 어떻게든 방송된다는 기쁨이 교차했다. <카이스트> 이후 10여 년 만에 제작되는 '송지나 표 캠퍼스 드라마'로 청춘스타가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얻었지만 편성이 불투명해져 많은 이들을 답답하게 했기 때문이다. 종편이라는 한계 탓에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도 없고, 이슈가 되지도 못하지만 <왓츠업>은 '역시 송지나'라고 고개를 끄덕일 만큼 탄탄한 구성을 나타낸다.

송지나 식 '캠퍼스 드라마' 어떻게 다른가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것이 캠퍼스 드라마다. 사랑과 우정,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신인들의 등용문이기도 한 캠퍼스 드라마는 다양한 형태로 명맥을 이어왔다. <넌 내게 반했어>에 이어 <왓츠업>까지.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예술대를 배경으로 음악과 뮤지컬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앞서 방송된 학원물 <드림하이>의 성공에 편승한 뻔한 스토리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트렌드임은 부정할 수 없다.

<왓츠업>도 이런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는 아니라는 것이다. 태어나서 뮤지컬 한 번 본 적 없는 뒷골목 불량배 재헌(임주환 분)이 우연한 계기로 뮤지컬 과에 들어간다는 스토리는 여느 드라마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여기에 톱스타가 되지 못하는 10년 차 배우, 숨어 지내는 천재 작곡가, 정치인의 숨겨진 자식인 얼굴 없는 가수, 엄마가 정해주는 삶을 살아왔던 엄친딸, 세상을 등지던 교수 등의 등장은 이 드라마를 너무 뻔하게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전형적인 캐릭터로도 전형적이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게 베테랑 작가 송지나의 힘이다.

<하이킥> 김지원, 탄탄한 연기력 '눈도장'

 MBN <왓츠업>에 박태이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지원

MBN <왓츠업>에 박태이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지원 ⓒ MBN


사실 <왓츠업>은 지나치게 등장인물이 많은 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다. 보통의 청춘 드라마가 주요 인물 몇 명과 그들의 아군과 적군으로 구성된 다수의 인물군으로 나뉜다면, <왓츠업>에는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초반인 현재까지는 사연이 암시만 된 캐릭터도 많고 아직 어떤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것인지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단지 소수의 주인공과 그들의 들러리로 구성된 드라마가 아닌, 인물 각각에 생명을 불어넣고 이들의 갈등과 화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송지나 표 청춘 드라마다.   

방송 전에는 '빅뱅 대성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방송 후 눈에 띄는 배우는 단연 김지원이다. 편성만 제대로 됐다면 브라운관 데뷔작이 될 수도 있었던(기자 주-김지원은 <왓츠업>을 먼저 촬영했지만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먼저 방송됐다) <왓츠업>에서 김지원은 신인 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다. 김지원이 맡은 태이는 대학 입학 전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를 잃지만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타고난 길치인 태이는 뭇 남성의 보호본능까지 불러일으킨다. 

<왓츠업> 놓친 지상파, 후회하게 만들 수 있을까 

 MBN 드라마 <왓츠업> 3회에 등장하는 뮤지컬 형식의 전개

MBN 드라마 <왓츠업> 3회에 등장하는 뮤지컬 형식의 전개 ⓒ MBN


드라마의 흐름에 맞춰 음악을 배치하며 드라마와 뮤지컬의 경계를 넘나드는 <왓츠업>. '경연'이라는 상황 속에서 캐릭터들을 설명하며 초반부터 빠른 전개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겨우 4회까지 방송을 마친 <왓츠업>은 앞으로 재헌(임주환 분)과 태이(김지원 분)의 비극적 운명과 하도성(대성 분)의 진짜 모습, 인물들의 복잡한 애정전선을 그려낼 예정이다. 흔해 빠진 신파극으로 전락할지, 개성 있는 전개를 나타낼지 갈림길에 서 있다.

종편이 개국하고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영 실속이 없다. 특히 자체 제작 드라마나 시트콤은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방송 콘텐츠 후퇴가 우려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왓츠업>을 보면, 종편은 지상파 편성이 어려운 질 좋은 콘텐츠의 방송 창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상파 편성이 불발돼 tvN에서 전파를 탔던 <위기일발 풍년빌라> <버디버디>처럼 말이다. 채널의 다양화는 완성도 높은 사전 제작 드라마의 등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이제 막 항해를 시작한 <왓츠업>이 좋은 선례를 남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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