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영된 MBC <우리들의일밤-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는 가수 적우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라운드에서 탈락한 가수 장혜진에 이어, <나가수> 경연에 섰습니다. 경연에서 적우는 윤시내의 '열애'를 열창하며, 경연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적우의 이번 무대에 대한 호평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적우의 출연을 반기는 목소리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적우의 등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습니다.

적우가 <나가수> 무대에 설만큼의 노래 실력과 인지도를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가수>의 캐스팅을 둘러싼 아쉬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저 역시, 최근 <나가수>의 캐스팅 능력은 못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팅의 치열함 보이지 않는 <나가수>

 27일 <나가수>에 출연하여 무명가수의 설움을 딛고 2위를 차지한 가수 적우.

27일 <나가수>에 출연하여 무명가수의 설움을 딛고 2위를 차지한 가수 적우. ⓒ MBC


<나가수>에서 새로운 가수가 등장은,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순간입니다. 과거 <나가수>의 새 가수의 등장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특히 경연 직전, 도전자의 모습이 밝혀지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줬습니다. 임재범이 출연해, '너를위해'를 불렀을 때가 그랬지요.

당시, 열풍처럼 불었던 '임재범 신드롬'은 결국 <나가수>의 치열한 캐스팅이 만들어낸 작품이었습니다. 방송 무대에 잘 서지 않는다고 알려진 임재범을 <나가수>에 끌어온 캐스팅 능력은 감탄사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최근 <나가수> 캐스팅에서는 그런 치열한 캐스팅은 보이지 않습니다.

27일 출연한 적우를 보며 '<나가수> 가장 최선의 출연이 적우인가?'라는 아쉬움은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비단 적우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미, 윤민수, 나아가 옥주현의 캐스팅에서 보여지는 일련의 흐름은 아쉽습니다.

앞서 거론한 이들이 훌륭한 음악을 하는 가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나가수>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해야 할 가수인지는 대해선 물음표가 듭니다. '나는 가수다'라고 할만큼,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이력을 쌓는 가수들은 아니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최근 <나가수>의 도전자 캐스팅은 '왜 이 가수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방송에 나오지 않는 가수'를 설득해 끌어오는 것이 아닌, '방송에 나오고 싶어하는 가수'를 선별해 등장시키는 모양새입니다. 자연히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감동없는 <나가수>, 서태지를 캐스팅하라

 명예졸업을 앞두고 아쉽게 탈락한 <나가수> 1기 YB와 명예졸업한 김범수, 박정현.

명예졸업을 앞두고 아쉽게 탈락한 <나가수> 1기 YB와 명예졸업한 김범수, 박정현. ⓒ MBC


<나가수>가 방송 첫회 만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결국 훌륭한 캐스팅 능력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방송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실력파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나가수>가 가진 최고의 무기였지요.

첫 회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박정현, 이소라, 김건모, 정엽, 김범수 등 음악 마니아들의 입에서 '최고'라는 감탄사가 나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임재범은 프로그램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가득하게 했습니다.

<나가수>가 회를 거듭할수록 좀 더 캐스팅하기 어려운 가수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비슷한 예로, MBC의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명성을 쌓았던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예능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점차 명성을 쌓으며 안철수, 강수진, 한비야등 사회 최고 명사들이 속속 출연하게 됐던 것처럼요.

하지만 현재 <나가수> 캐스팅은 이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최고의 가수를 불러올 수 있는 <나가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가수>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서태지라도, 나훈아라도 감히 캐스팅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우리 가요계에는 훌륭한 가요 전설들이 많이 있습니다. 민족의 정서를 담아 노래하는 장사익, 강렬한 카리스마의 나훈아, 작은 거인 이선희, 1990년대의 아이콘 서태지, 재즈의 여왕 나윤선, 14집 가수 이상은, 발라드 황제 이승철, 가요계의 방랑아 전인권, 저는 이들을 <나가수>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신정수 PD님. '최고의 가수'를 바라는 시청자의 열망이 너무 큰 욕심일까요? 가수가 등장하는 순간의 감탄사가 "우와"에서 "에이.."로 바뀌는 순간, <나가수>의 존재의의도 사라질 것입니다. 좀 더 치열한 <나가수>를 기대합니다.

나는 가수다 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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