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트위터에 공개된 '덕구'의 최근 모습(좌).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낸 '덕구'와 '남순이'(우).

양준혁 트위터에 공개된 '덕구'의 최근 모습(좌).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낸 '덕구'와 '남순이'(우). ⓒ KBS



새롭게 편성된 KBS2 <자유선언 토요일-가족의 탄생>(이하 가족의 탄생)이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1년 전, KBS2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이 유기견 편('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을 방영할 당시만 해도 유기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나마 지금까지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질 수 있었던 건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와 동물들이 함께 사는 모습이 꾸준히 노출됐기 때문일 게다.

이경규와 김국진은 <남격>을 통해 입양한 유기견을 최근 '귀농일기 마지막 편'에서 다시 한 번 공개하기도 했다. 이효리는 SBS <동물농장>에서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 활동하는 모습과, 유기견 순심이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반려동물을 분양받는 대신 동물보호단체의 임시 보호소에서 데려오려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KBS2에서 새롭게 방영되는 <가족의 탄생>은 스타들이 유기 동물을 임시 입양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남격>의 '유기견 편'과 형식과 내용이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기 프로젝트였던 <남격>에 비해 스타들이 보다 긴 시간을 유기견과 함께하며 차츰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2회까지 방영된 <가족의 탄생>의 주인공은 아직까지 유기견이 아닌 아이돌인 것으로 보인다. 첫 회에서는 유기견을 돌볼 이들을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팀의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인지도에 따라 편집되었다. 일부 아이돌의 오디션장에서는 신곡을 부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KBS2 <가족의 탄생> 에이핑크의 오디션 현장과 숙소 공개 장면.

▲ KBS2 <가족의 탄생> 에이핑크의 오디션 현장과 숙소 공개 장면. ⓒ KBS


최종 입양자로 인피니트와 에이핑크가 선발된 2회에서는 다시 숙소를 찾아가 민낯을 공개하고 당황하는 아이돌들의 모습을 담는데 상당 분량을 할애했다. 각 팀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순서도 빠지지 않았다. 이들이 키울 유기견들은 2회가 끝날 무렵 겨우 등장해 이제 막 이름을 얻은 상태다. 스타를 통해 유기견과 프로그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아이돌에 치우친 비중은 애초에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목표마저 가릴 수 있다.

<가족의 탄생>을 보며 드는 또 하나의 의구심은 '과연 아이돌들이 유기견을 직접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아이돌의 바쁜 스케줄을 이미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아이돌이 유기견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혹시 카메라 앞에 섰을 때만 유기견과 함께 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기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인피니트와 에이핑크가 유기견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정성은 카메라 앞에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한 생명과의 친밀감과 교감은 쉽게 꾸며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KBS2 <가족의 탄생> 앞으로 인피니트가 키우게 될 유기견(상). 유기견을 동물병원에 데려간 에이핑크(하)

▲ KBS2 <가족의 탄생> 앞으로 인피니트가 키우게 될 유기견(상). 유기견을 동물병원에 데려간 에이핑크(하) ⓒ KBS


<남격>의 유기견 편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은 것도 각 멤버들이 유기견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 교감하고자 하는 모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격>의 멤버 중 일부는 맡았던 유기견을 실제로 입양하면서 더 이상 진정성을 의심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가족의 탄생>을 통해 남게 될 가족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유기견들은 아이돌과 아쉬운 작별을 할 수도, 영원히 가족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최악의 경우 연출된 아쉬움만 남는 이별이 될 수도 있다. 이제 막 시작된 <가족의 탄생>, 그 끝에 탄생하는 가족 안에 진정성이 담겨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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