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열리는 MBC 주최 'K-POP 뮤직 페스트 인 시드니' 공식 포스터

오는 12일 열리는 MBC 주최 'K-POP 뮤직 페스트 인 시드니' 공식 포스터 ⓒ MBC


2011년 3월 태국 방콕, 5월 일본 도쿄, 8월 일본 니가타, 11월 호주.

MBC가 2011년 이래 'K-POP 콘서트'를 개최한 곳이다. 최근 방송사의 한류 콘서트 개최에 대해 "잘 나가는 K-POP에 밥숟가락을 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독 MBC는 총 4번이나 해외 공연을 열었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지만,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호주 경연까지 합치면 총 5번에 달한다. KBS나 SBS에서 6월에 한 차례씩 공연을 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웬만한 음악 방송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없는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3월 방콕 공연에서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원더걸스 2PM 비스트 등이 출연했고, 5월 일본 공연에는 동방신기 샤이니 비스트 f(x) 엠블랙 등이, 8월 일본 공연에는 소녀시대 카라 비스트 포미닛 등이 무대에 섰다. 오는 12일 호주에서 열리는 공연에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미쓰에이 비스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류 확산의 전진기지 역할 하겠다" Vs. "원래 하던 데 맡기지.."

 15일 저녁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아시아송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2011 아시아송페스티벌 당시 소녀시대의 모습. (자료사진) ⓒ 이정민


이에 대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그동안 K-POP의 해외진출이 연예기획사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역할도 크지만 방송사가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기에, 기획사와 방송사가 손을 잡고 한류 확산의 전진기지의 역할을 MBC가 하겠다는 시각"이라는 것이다.

이어 이 국장은 "일부 '기획사들이 이뤄놓은 것을 방송사가 가져가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국가 전체로 보자면 한국의 신 문화나 K-POP을 전 세계로 확산하는 데 방송국이 역할을 해야겠다는 것"이라며, "한 무대에서 여러 팀을 볼 수 있다는 차원에선 더 큰 서비스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요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 관계자는 "(가수가) 단독으로 외국에 진출해서 그만한 규모의 공연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다른 팀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긴 하지만 의의가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스케줄 조정에서의 어려움 등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역효과가 없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어쩔 수 없이 간다'는 입장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가요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하던 사람들(기획사)에게 맡겨주면 좋을 텐데, 왜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기획사 쪽에서 '안 나가겠다'고 하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어도) 보호해 줄 사람이 없지 않겠느냐"고 답답한 입장을 드러냈다.

명분도 명분이지만...'이게 최선입니까?'

 15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아시아송페스티벌에서 비스트 팬들이 관람석에 붙어있는 대형 플래카드 아래에서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2011 아시아송페스티벌에서 비스트 팬들의 모습 (자료사진) ⓒ 이정민


지난 10월 열린 MBC-구글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김재철 MBC 사장은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에서 K-POP 공연을 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주 투어'를 한다는 계획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방송사 주최의 K-POP 공연이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물론 K-POP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 자체에는 흠 잡을 데가 없으나, 방송사 주최 공연은 그 실행에 있어 잡음이 잦았다. '행사 동원령이 아니냐'는 원론적 지적뿐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티켓 값과 출연료 정산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던 것.

이에 대해 앞서 언급된 가요계 관계자는 "방송사의 한류 콘서트 개최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점이 고쳐지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명분도 명분이지만, 그 명분을 제대로 된 방식으로 이루고 있는지 방송국의 자성이 한 번 더 필요한 때다.

K-POP MBC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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