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토요드라마 <심야병원> 포스터.

MBC 새 토요드라마 <심야병원> 포스터. ⓒ MBC

 

밤에만 문을 여는 병원에는 어떤 환자들이 다녀갈까?

 

MBC의 새로운 단막극 <심야병원>의 주인공 허준(윤태영 분)은 심야에만 몰래 문을 여는 병원의 의사다. 떳떳치 못한 구석 때문에 병원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평범하지 못한 것은 환자들뿐만이 아니다. 천재적인 외과 의사였던 허준은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있으며, 역시 '심야병원'의 의사인 홍나경(류현경 분)은 의료사고로 환자를 죽인 전적을 가지고 있다. 조직의 보스 구동만(최정우 분)은 허준에게 아내를 죽인 진범을 잡을 증거를 넘기는 대신 자신의 간 이식 수술을 비밀리에 성공시킬 것을 요구하며, 그에게 '심야병원'이라는 무대를 만들어준다.  


<심야병원>에는 앞으로 각자의 과거를 가진 환자들이 찾아올 예정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흥미로운 한편, 허준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오랜만에 단막극을 부활시킨 MBC는 유명한 배우나 감독 대신 기본적으로 탄탄한 구성과 설정을 갖추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진범을 추적하는 허준의 격투장과 병원을 넘나드는 이중생활, 구동만의 조직 '동방파'의 관계, 홍나경의 어두운 과거와 두 남자 주인공과의 멜로라인까지 다루려는 이야기가 적지 않은 <심야병원>에는 늘어질 틈 없이 빠른 전개가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심야병원>은 다섯 명의 감독이 2회씩 맡아 10부작을 완성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과감한 시도와 설정에 비해 눈에 띄게 억지스런 부분들도 있다. 아내를 죽인 범인이 격투기 선수처럼 몸싸움에 능했다 해서 평생 외과의로 살아온 허준이 범인을 잡기 위해 난데없이 뛰어난 격투기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홍나경과 동방파 조직원 윤상호의 관계 역시 자세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우연에 의존해 만들어졌다는 느낌이다. 구동만이 자신의 수술에서 최우선으로 했던 비밀보장의 약속을 허준이 너무 쉽게 날려버리는 것이나 구동만이 이를 다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의아스럽다. 
 
16일 방송된 첫 회 초반부에서는 손의 흉터가 허준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을 단서임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 후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계속해서 장갑을 끼고 등장해 너무 쉽게 진범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작품의 설정은 매력적이나 세심한 장치가 필요한 스릴러 드라마를 끌고나가는 신예 감독들의 역량이 어떠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 외 액션과 멜로, 메디컬 드라마까지 한 작품에 모두 담아내려는 것이 언뜻 과한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감독이 다섯 명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적절한 역할 분담이 가능할 것도 같다. 다만 서로 다른 연출진이 만드는 에피소드의 연결고리가 단단하지 않다면 다수의 감독이라는 <심야병원>의 독특한 시도는 빛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2011.10.26 19:28 ⓒ 2011 OhmyNews
심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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