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고소영  장동건과 고소영 부부가 10월 4일 첫 아들 민준 군의 돌을 맞아 1억원을 기부했다.

장동건과 고소영 부부가 10월 4일 첫 아들 민준 군의 돌을 맞아 1억원을 기부했다. ⓒ 장동건, 고소영

장동건-고소영 부부(이하 '장고부부' 표기)가 아들의 돌을 맞아 남몰래 1억을 기부했다는 뉴스(관련 기사: 장동건-고소영 "첫 아들 돌 맞아 1억원 기부")를 보니 마음까지 다 훈훈해지는 기분이다. 이번 기부는 2010년에 이어 두 번째인데, 고소영은 기부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 몰래 하려했지만 또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말처럼, '장고부부'는 아들을 위해서도 참 좋은 일을 한 거라고 본다. 그런데 일부 누리꾼의 비난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돈이 땅을 산 것'도 아닌데, 좋은 일에 왜 비난을 하나?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기부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기부는 장동건이 중국에서 장쯔이와 영화 <위험한 관계>를 찍고 있어 고소영 혼자 대한사회복지회를 방문해서 이뤄졌다고 한다. 사실은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려 했으나, 워낙 그녀를 따라다니는 기자들이 많아 알려지게 된 것이다. 고소영이 기부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았던 이유는 '기부를 해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장동건-고소영 부부의 기부에 비난을 하는 걸까?

'장고부부'의 기부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

첫째, 재산과 수입에 비해 너무 적게 기부한다는 주장이다. 즉 '1억은 장고부부에게 속된 말로 껌값이다'라는 것이다.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장고부부의 재산은 수백억대로 알려졌다. 고소영만 해도 출산 후 5개의 CF를 찍었는데 많은 이들이 광고 숫자보다 더 놀라는 게 그녀의 몸값이다.

'여배우가 결혼을 하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속설과 달리 CF 5개로 35억 원을 받은 고소영은 오히려 몸값이 치솟고 있다. 그래서 '1억이라고 해봐야 큰돈이 아니다'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남이 돈 벌면 배 아픈 심보'다. 한 달에 2백만 원을 버는 사람들은 1천원 기부하면 되고, 35억 원이면 1억 원 기부하면 된다. 그런데 막상 1천원도 기부하지 않으면서 1억 원을 껌값이라며 딴지를 거는 사람들은 모르긴 몰라도 몇 백억을 벌어도 단돈 천원도 기부할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장고부부에게도 1억은 큰돈이다.

둘째, 장동건의 영화 홍보를 위한 기부 아니냐는 시각이다. 10월 6일 부산 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장동건이 사전에 1억을 기부한 것은 <위험한 관계> 홍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거다. 장동건은 지난 26일, 중국에서 <위험한 관계> 제작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 영화가 나오려면 멀었는데 영화 홍보라니, 억지도 이런 억지가 따로 없다. 정말 영화홍보를 위해 기부를 한 것이라면 장동건이 직접 기부를 하는 게 좋은데, 왜 고소영 혼자 기부를 하나?

장동건은 기부에 동의만 했을 뿐 지금 중국에서 한창 영화 촬영 중이다. 다음달 4일 아들 의 돌잔치 때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들의 돌잔치도 식구들만 초대해 간소하게 지낸다고 하니까, 돌잔치 비용을 기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사는 모습은 호화, 사치스러운데 기부로 이미지 관리를 한다는 시각이다. 장고부부는 언론에서 화려한 공항패션, 천문학적인 결혼비용, 서민들은 꿈도 못 꾸는 산후조리비, 200만원이 넘는 해외 브랜드 유모차 등으로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다. 그래서 장고부부가 CF를 하려면 이미지가 좋아야 하니까 기부를 통해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키려 한다는 거다.

일반 서민들이 보기엔 장고부부의 삶이 화려한 건 맞다.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사람에게 서민들 수준과 똑같이 지내라고 할 순 없다. 누구나 능력만 되면 좋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싶고, 좋은 걸 입히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기 때문에 그들의 화려한 생활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또 장고부부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를 위해 화려한 옷을 입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부를 통해 그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가리려 한다는 건 앞서 말한 대로 '남이 땅을 사면 배 아픈' 거지, 논란거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장동건-고소영 부부, 앞으로는 떳떳하게 기부하길

미혼모 아이를 돌보는 고소영 고소영이 기부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는 이유는 기부를 해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 미혼모 아이를 돌보는 고소영 고소영이 기부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는 이유는 기부를 해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 대한사회복지회


옛날부터 돌잔치는 떡을 해서 나눠 먹었다. 그 떡을 먹은 사람들이 아이에게 '건강하게 자라라, 이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돼라'고 덕담을 한 마디씩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떡을 이웃들이 나눠먹어야 아이가 건강하게 훌륭하게 큰다고 믿었다. 장고부부는 화려한 돌잔치 대신 그 돈으로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를 한 것이다. 즉, 돌떡을 더 많은 사람들이 먹게 한 거니까 덕담 한마디씩 해줘도 모자랄 판에 비난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 돈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해도 욕을 먹는다면 누가 기부를 하겠나.

세상이 변해서 그런가? 왜 그리도 배배 꼬인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좋은 일을 했으면 흐뭇하게 칭찬을 해주면 되지, 기부 속에 뭔가 의도가 있지 않나 하고 삐뚤어진 심사로 보는 사람들은 막상 로또 복권이 당첨돼도 단 돈 1천원도 아까워 기부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 장고부부가 돈을 많이 버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들에게도 1억 원은 큰돈이다. 쉽게 벌든, 힘들게 벌든 돈이란 똑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장고부부가 기부할 때마다 나오는 비난과 논란들 때문에 고소영이 기부사실을 숨기려 했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은 "연예인들은 기부사실을 알리는 게 오히려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고소영이 기부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공개된 이상 앞으로는 떳떳하게 기부했으면 좋겠다. 기부는 조용히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기부 뉴스가 나오면 기분도 좋아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부 바이러스를 전파해 더 많은 기부를 하게 만드니 말이다. 비록 장고부부의 뜻대로 기부사실이 숨겨지진 않았지만, 이번 기부로 아들에게 많은 덕담이 전해져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됐습니다.
장동건 고소영 브란젤리나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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