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11번'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11번' 최동원 ⓒ 롯데 자이언츠


지난 14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무쇠팔' 고(故) 최동원이 부산 사직구장의 '영원한 별'이 되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최동원의 추모식과 함께 고인이 롯데에서 활약할 당시 사용했던 등번호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전광판을 통해 추모 영상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최동원의 경남고 후배들이 그라운드에서 고인의 얼굴이 담긴 대형 사진을 펼쳐보였다.

롯데의 최선임 투수 임경완이 "선배님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추모사를 낭독했고 장병수 롯데 구단 대표이사가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11번이 씌여진 대형 깃발이 외야 담장에 걸렸다.

롯데 구단에서 영구 결번이 지정되기는 처음이며 원래 롯데의 11번을 사용하고 있던 투수 이정민은 세상을 떠난 선배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등번호를 내놓았다.

고인의 유가족들이 추모식에 참석한 가운데 아들 최기호 씨가 시구자로 나서 역동적인 폼으로 공을 던지며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고 롯데 구단은 일본에서 유학 중인 고인의 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경남고, 연세대 시절부터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최동원은 1983년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고 은퇴 할때까지 8년간 103승 74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했다.

특히 1984년 이듬해 27승과 탈삼진 223개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었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5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124차례 선발 등판해 80차례나 완투할 정도로 최고의 무쇠팔을 자랑했지만 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하다가 구단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히면서 결국 1989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된 후 2년 만에 쓸쓸하게 은퇴했다.

은퇴 후 프로야구 중계 해설가와 한화 이글스 코치 등으로 경력을 쌓으며 언젠가 '고향팀' 롯데의 감독을 꿈꿨고 2년 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서며 화해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대장암 투병 끝에 향년 53세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날 롯데는 선발투수 장원준의 호투와 강민호, 이인구의 홈런 등을 앞세워 두산을 6-3으로 물리치며 최동원에게 승리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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