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푸른소금>에 출연하는 송강호
넘보3 등 다수

<푸른소금>에서 전직조직폭력배 두헌 역을 맡은 송강호.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원기


"여행은 별로 안 좋아해요. 어디 다니는 걸 싫어하는 편입니다. 애기들이 어렸을 땐 자주 다녔는데 지금은 애들이 다 크니까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그래요. 집에 있으면 영화 좀 보고 스포츠 중계도 보고 뭐 축구, 야구 좋아하니까요. 시간 되면 친한 선·후배들 만나서 한 잔 하죠. 뭐 그렇게 살면 하루가 또 가죠. 으하하."

감독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배우 송강호. 이 수식어는 크게 두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의심할 여지없는 연기력에, 인간적인 면모에서도 사람들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는 것.

배우 송강호를 기억할 수 있는 키워드는 그가 출연했던 작품 수만큼 다양하다. 시작은 <넘버3>(1997)가 될 법 하다. '배, 배, 배신이야! 배반형이야 배반형!' 이른 바 불사파 두목 조필의 '헝그리 정신론'은  송강호라는 이름에 연기파라는 수식어를 붙게끔 만들었다. 여기에 <살인의 추억>(2003)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밥은 먹고 다니냐?"를 던지던 두만이 역할은 그런 수식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쫙 뺄 수 있게 했다.

송강호가 데뷔한 지도 20년이 지나가고 있다. <반칙왕>(2000), <공동경비구역 JSA>(2000), <효자동 이발사>(2004)에서 그의 인간미가 물씬 풍겼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과 <박쥐>(2009)를 통해 액션과 내면연기에 새로운 지점을 제시했다. 

중년 멜로 포스 송강호, "변신은 당연한 것"

 송강호
,배우 
,푸른소금에 출연하는 송강호
넘버 3등 다수

송강호는 함께 작업한 이현승 감독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하기도 했다. 엄하기로 소문난 이 감독에 대해 송강호는 "<시월애> 때 소품이었던 우체통 없어져서 되게 화냈단 소문은 들었지만 <푸른소금>은 매우 좋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변화를 많이 주는 이 감독이었지만 적응하니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 없었다고. ⓒ 민원기

그런 그가 이제 멜로로 돌아왔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그것도 첫 멜로란다. 영화 <푸른소금>에서 은퇴한 조직폭력배 두헌으로 분한 송강호에겐 또 다른 도전일 법했다.

- 박찬욱, 봉준호 뿐만 아니라 장훈이나 이현승 감독 등 여러 대중·예술 영화 감독들과 함께 작업해 왔다. 많은 감독들이 송강호라는 배우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런 배우로 자리 잡는 다는 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과찬인 것 같다. 좋은 감독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지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작품을 하는 것이지 오히려 내가 혜택을 많이 받았다. 좋은 작품 만나니까 출연하게 되는 거다. 작품이 좋으니까 나를 몰랐던 많은 분들이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

<푸른소금>을 선택한 이유도 비슷하다. 이현승 감독이 나보다 다섯 살이 많다. 영화계 선배고 인생 선배기도 한 그 분들의 내공이 있다. 같이 작업하면서 그 노련한 느낌을 느끼고 싶었다."

-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가. 작품을 고르는 안목도 좋은 배우가 되는 하나의 방법일 텐데.
"결코 명성을 따라가진 않는다.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감독의 관점과 생각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A라는 작품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면 그 작품에 대한 감독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더라. 이 분이 예전에 흥행했는지 망했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생각이 중요한 거지. 그리고 나머지가 시나리오다."

- 꾸준하게 작품을 해오면서 일상과 작업 현장에서 본인에 대해 갖는 느낌이나 감정이 다를 법 하다. 자연인 송강호와 배우 송강호는 각각 어떤 상태고 그 느낌이 어떤지.
"배우로선 아무래도 음... 좋은 작품을 선택했을 때가 가장 기쁘다. 일반인 송강호는 혼자 있는 시간이 의외로 많다. 후배들도 많고 선배도 있지만 그렇게 자주 만나진 않는다. 가끔 만나서 술 먹는 정도? 으하하. 혼자 있으면 외롭고 그렇다. 자연인으로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게 좋더라. 이런 게 좋은 배우로서의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감성 멜로라는 <푸른소금>은 어떤 느낌?

 송강호
영화<푸른소금>에 출연하는 송강호
넘버 3 등 다수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배우 송강호. 영화에 대한 많은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 민원기


본래의 <푸른소금>은 완성된 지금의 버전보다 액션에 무게를 둔 작품이었다. 촬영과정에서 배우들의 행동보단 감성의 교류가 있는 방향으로 시나리오가 바뀌어 갔다고. 파주에 있는 액션 스쿨에 매일 나가며 액션 연기를 연습했던 송강호는 "(액션장면이) 많이 빠졌지만 딱 두 장면 나오는 그 액션신이 매우 강렬하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 바뀐 부분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어떤 느낌일까. 감성멜로라는 홍보 문구처럼 먹먹하고 짠한 그런 느낌인가?
"아니다. 먹먹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내리 누르는듯 그런 힘든 감정의 영화는 아니다. 두 사람 관계가 켜켜이 쌓여가면서 처음엔 낯선 느낌도 있겠지만 이후엔 청량감이 느껴질 것이다."

- 전직조폭이면서도 묘한 감성을 가진 두헌이란 인물을 어떤 관점으로 접근했나?
"이현승 감독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이 자극적이고 장르적으로 쎈 영화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런 자극적인 느낌이 아니다. 저절로 다가온다는 느낌이랄까. 관객들도 처음에는 '이게 뭔 영활까' 이럴 수 있다. 하지만 중후반 가면 모든 게 쫙 연결된다. 그런 매력이 있다.

윤두헌도 이렇게 접근했다. 확실하게 '두헌이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표현 하지 않고 끝날 때쯤 '아! 이 사람이 이런 감정이었구나'라고 느끼도록 표현했다. 영화라는 게 일정 판타지 부분이 있지 않나? 그게 필요하다 본다. 여기서는 판타지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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