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탑동링크에서 만난 꼬마 4인방, 왼쪽부터 찬웅(10), 동현(9), 한지희 코치(29), 찬주(8), 아현(11)이.

수원 탑동링크에서 만난 꼬마 4인방, 왼쪽부터 찬웅(10), 동현(9), 한지희 코치(29), 찬주(8), 아현(11)이. ⓒ 곽진성


지난 5월, 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치는 한지희(29·수원 탑동 빙상장) 코치는 당돌한 꼬마 4인방을 제자로 맞았다. 피겨를 배우겠다며 손을 맞잡고 수원 탑동 빙상장에 나타난 주인공들은 이찬주(8), 김동현(9), 이찬웅(10), 김아현(11)이었다. 한 코치는 어린 제자들과의 첫 만남을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5월 어느 날, 네 명의 아이들이 피겨를 배우겠다고 찾아왔어요. 찬주-찬웅이, 동현-아현이 남매였는데,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 빙상장에 놀러온 사람들이 다 사인을 해달라고 할 만큼 유명한 애들인 거 있죠?(웃음)"

처음 4인방이 빙상장을 찾아 왔을 때, 그저 '귀염성 있는 애들이 왔네!'라고 생각한 한 코치. 그런데 얼마 후, 찬주와 동현이가 TV에 출연하는 연기자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특히 찬주는 피겨 스케이팅과도 인연이 깊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가수 박정현이 부른 '꿈의 겨울' 평창 동계올림픽 뮤직비디오에 찬주가 아역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것이다.

동현이도 아역 배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성균관 스캔들>과 <신데렐라언니>에 (KBS2TV) 출연해 인기몰이를 했고, 현재는 <사랑을 믿어요>(kBS2TV)에 감초 아역으로 출연 중이다. 그렇기에 찬주와 동현이 둘 다 매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바쁜 틈에도 꼬박꼬박 시간을 내어 피겨 스케이팅 연습에 열심히였다. 그 이유를 찬주와 동현이 그리고 찬웅이와 아현이가 소리 높여 답했다.

"바쁜 중에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는 이유요? 음, 정말 정말 좋아서요."

<성균관 스캔들> 저리가라, 유쾌한 4인방의 피겨 스캔들

 한지희 코치의 지도아래, 4명의 아이들이 피겨 연습에 한창이다

한지희 코치의 지도아래, 4명의 아이들이 피겨 연습에 한창이다 ⓒ 곽진성


4인방 중 제일 먼저 피겨를 배운, 찬주와 피겨의 인연은 지난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창 동계올림픽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처음 스케이트를 신어 봤다는 찬주는 이상하게 피겨 스케이팅에 끌렸다고 말한다.

"처음 피겨를 탔는데 기분이 이상했어요. 매끄러운 얼음 위를 나는 기분이었거든요. 그 후, 흥미가 생겨, 오빠(찬웅이)랑 같이 피겨를 자주 타고 그랬어요.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에서 연기를 하다가 동현 오빠를 만났는데, 동현 오빠와 아현 언니도 피겨 스케이팅을 엄청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함께, 우리 선생님(한지희 코치)께 피겨를 배우게 됐어요."

 왼쪽부터 이찬주, 김동현, 이찬웅, 김아현. 4인방은 피겨에 푹 빠져있다

왼쪽부터 이찬주, 김동현, 이찬웅, 김아현. 4인방은 피겨에 푹 빠져있다 ⓒ 곽진성


네 명의 꼬마요정들은 요즘 '내가 먼저 피겨를 탔다'는 피겨 원조 논쟁(?)으로 티격태격 한다. 그래도 4인방이 말하는 피겨 스토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피겨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피겨를 타는 시간은 열정으로 가득차 보인다. 한지희 코치가 웃으며 말했다.

"열정적인 동현이는 스핀 연습을 하다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정도로 열의가 높아요. 평소 장난꾸러기 찬웅이는 피겨 타는 시간에 누구보다 열심히 집중을 하죠. 예쁜 찬주와 아현이는 남자아이들보다 실력이 뛰어나 남자애들을 놀려요. 4인방은 여자들이 강세예요.(웃음) 이 4명의 아이들에게 피겨는 특별한 무엇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피겨를 통해 팔자걸음이 제대로 고쳐졌다고 싱글벙글 웃는 동현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만큼 피겨가 좋아졌다는 찬웅이의 모습은 이채롭다.

 수원 탑동 빙상장에서 만난 피겨 4인방, 아이들은 바쁜 와중에도 피겨가 좋다고 말한다.

수원 탑동 빙상장에서 만난 피겨 4인방, 아이들은 바쁜 와중에도 피겨가 좋다고 말한다. ⓒ 곽진성



동현 "피겨는 나의 다리운동이다."
찬웅 "피겨는 나의 제2의 꿈이다." 
찬주 "피겨는 나의 능력이다."
아현 "피겨는 나의 노력이다."

동현이와 찬웅이 보다 실력이 월등한(?) 찬주와 아현이는 좀 더 진지한 말을 꺼낸다. 동작 하나하나를 배우는 데 성취감을 느낀다는 찬주는 20살 때까지 쭉 피겨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피겨를 자신의 노력이라고 말한 아현이는, 조심스레 피겨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평소 겁이 많았던 아현이라 처음엔 은반 위에 서는 것조차 겁을 냈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스케이팅을 할 정도로 용감해졌다. 아현이가 선생님을 보며 수줍게 꿈을 고백했다.

"선생님. 제가요. 피겨 선수가 되고픈 꿈이 있으니깐 열심히 노력할게요. 지켜봐주세요."

'꿈의 겨울' 찬주, 피겨여왕 언니 고마워요!

 '꿈의 겨울'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찬주,

'꿈의 겨울'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찬주, ⓒ 곽진성

4인방 중 막내인 찬주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케이터는 피겨여왕 김연아. 찬주가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평창 뮤직비디오 '꿈의 겨울'을 찍을 때 제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졌던 적이 있어요. 많이 아팠는데, 연아 언니가 다가와서 손을 잡아주며 괜찮냐고 물어봐 줬어요. 너무 고마웠어요.(웃음) 연아 언니는 말도 되게 곱게 하시고 상냥해서 좋아하게 됐어요."

밝게 웃는 찬주에게, 한지희 코치가 "연아 선수만큼 훌륭한 피겨선수가 돼라!"라는 덕담을 건넸다. 그런데 찬주가 갑자기 '그건 아니지'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선 "세상에서 연아 언니처럼 피겨를 잘 타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고선 까르르 웃는다. 활짝 웃는 찬주의 모습이 여름 꽃처럼 밝아보였다.

찬웅이도 김연아 선수를 가장 좋아하는 스케이터라고 말했다. 옆에서 아현이도 맞장구를 쳤다."저 사실… 세계피겨선수권 대회에서 연아 언니 연기를 보고 감동받아, 피겨를 배우게 됐어요. 대회에서 연아 언니는 쉽게 타던데, 전 너무 어려워요"라고 고민을 토로한다.

이제 다음은 동현이가 좋아하는 스케이터를 말할 차례였다. 찬주, 찬웅, 아현이의 시선이 자연히 동현이에게 갔다. 동현이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동현이가, 좋아하는 곽민정누나에게!

기자 : "동현아. 넌 좋아하는 피겨 선수 있니?"
동현 : "네.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피겨선수는… (곽)민정 누나예요!"

 곽민정 누나가 좋다는 동현이, 민정 누나에게 꿈을 말한다

곽민정 누나가 좋다는 동현이, 민정 누나에게 꿈을 말한다 ⓒ 곽진성



동현이의 깜짝 고백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마 동현이의 대답은. 아이들도 몰랐던, 깜짝 고백(?) 그런 것쯤 되는 모양이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인 동현이가.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터 곽민정 선수를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동현이의 말에 의하면 지난 2010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곽민정 선수의 멋진 연기를 보고, 팬이 됐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곽민정 선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기자의 말에, 동현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진지하게 외쳤다.

"(곽)민정 누나! 동계 아시안게임 연기 멋졌어요. 다음번엔 동계 올림픽에서 꼭 메달리스트가 되셔서 우리나라에 금, 은, 동 메달을 꼭꼭 늘려주세요."

동현이의 깜찍한 발언에, 모두들 또 한번 까르르 웃었다.

어리지만, 속 깊은 꼬마 요정 4인방!

웃고 떠들며, 4인방 꼬마들의 즐거운 피겨 라이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초등학생이기에 마냥 어릴 것 같은 꼬마 요정들. 하지만 의외로 속이 깊었다. 아이들의 선생님인 한지희 코치가 말했다.

"한번은 피겨 교육 중에, 아이들에게 선생님 배고프니까 오늘은 많이 떠들면 안돼!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다음날 아현이가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서 싸왔더라고요. 정말 눈물이 날 만큼, 감동이었죠."

 개구장이 피겨 4인방,

개구장이 피겨 4인방, ⓒ 곽진성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찬주가, 주위를 살피더니 말을 꺼낸다.

"(아현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선생님! 제가 아현 언니 있을 때는 혼날까봐 말 못했는데…언니 요새, 사춘기라 그래요. 사춘기! 그래서 제가 더 신경 쓰고 있다니까요. 누나 짜증을 제가 다 받아주고 있어요."
"선생님, 정말 아현 누나 사춘기 맞는 것 같아요. 찬주야, 그래도 아현 누나 이해해줘!"(찬웅이)  

아현이, 찬웅이, 동현이, 찬주. 꼬마 요정 4인방은, 착한 마음 씀씀이로 서로를 챙겨주며 즐거운 피겨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서로를 우정으로 보듬는 어린 꼬마 요정들. 그런 아이들에게 요즘 새로운 관심사가 하나 생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관한 것이다.

4인방은 "우리나라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대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평창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찬주도 "정말, 잘됐어요"라고 외치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은 동계 올림픽 유치가 갖는 정치적, 경제적 득실을 따지기 전에, 꿈 같은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행복해 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성장하는 꼬마 요정들에게 '꿈의 겨울'은 정말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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