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개관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는 영화계 인사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개관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는 영화계 인사들 ⓒ 성하훈


 10일 '인디플러스' 개관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김의석 영진위원장 직무대행

10일 '인디플러스' 개관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김의석 영진위원장 직무대행 ⓒ 성하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가 10일 오후 개관식을 갖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강남 신사동의 브로드웨이 극장 3관을 임대해 마련된 새로운 독립영화전용관의 개관식에는 임창재 독립영화협회 이사장,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 등이 참석했으나 독립영화인들의 참석이 그리 눈에 띄지는 않았다. 인디플러스의 개관을 바라보는 독립영화인들의 마음이 그리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립영화전용관은 영상미디어센터와 함께 지난해 내내 영화계에 논란을 일으킨 핵심 사안이었다.

논란 많던 독립영화전용관 영진위 직영체제로

2007년 11월 인디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던 독립영화전용관은 영진위의 위탁을 받아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독립영화배급센터가 안정적 운영을 해오던 독립영화의 중심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영화계 좌파 척결이란 이름하에 독립영화진영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고, 2010년에는 공모 형식으로 편파적 심사를 통해 기존 독립영화관 운영사업자를 교체하며 영화계 분란을 유발했다. 

당시 조희문 영진위원장은 문제없이 운영해 왔던 기존 운영자들 대신 급조된 뉴라이트 계열 단체를 1년 계약의 새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로 선정했다. '인디스페이스'는 간판이 내려졌고 '시네마루'라는 새로운 독립영화관이 문을 열었으나, 독립영화진영은 배급 거부 및 상영 거부 등으로 새 독립영화전용관을 인정하지 않았다. 더구나 시네마루는 부실한 운영으로 인해 문제점을 지적받는 등 독립영화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해내지 못했다.

의당 새로운 공모절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맞아 보이는데, 영진위는 지난 2월 독립영화전용관의 직영을 결정했고 10일 '인디플러스'를 개관한 것이다. 독립영화인들은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을 요구했으나, 영진위는 개관을 이틀 앞둔 지난 8일 관련 공청회를 개최해 사실상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문제가 많이 노출된 보수영화계 인사들에게 계속 맡기기에는 어렵고 그렇다고 현 정부 들어 척결대상으로 꼽고 있는 이른바 좌파 영화인들에게 다시 넘겨줄 수는 없기에 영진위가 직영을 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김의석 영진위원장 직무대행은 '인디플러스' 개관식 인사말을 통해 "직영주체는 영진위지만 주인은 영진위가 아니다"라며 "독립영화 관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축사를 한 임창재 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지켜보겠다"는 관망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언급해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관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나타냈으나, 전반적인 독립영화계 인사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인디플러스'는 새로운 깡패 집단의 등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가 상영관 입구에 마련해 놓은 독립영화 아카이브 공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가 상영관 입구에 마련해 놓은 독립영화 아카이브 공간 ⓒ 인디플러스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를 소재로 한 영화 <어머니>를 제작하고 있는 태준식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인디플러스'의 등장을 혹평했다. 

'인디플러스라는 새로운 깡패집단의 등장. 몰래 헤쳐 드시려는 짓거리나 직영이라는 권력으로 반띵을 요구하는 것이나... 아마도 직영운영 한다면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었다 MB에겐 칭찬 받겠지? 시네마루라는 양아치에서 영진위라는 깡패로의 비극적 전환'

최근 흥행작 <조선명탐정>을 제작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영진위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가 개관 소식을 트윗을 통해 알았다"며 "지난 몇 년간 저예산 독립영화를 꾸준히 제작해 온 나(를 포함한 청년필름)에게 전화조차 안 했다니 기가 막힌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앞으로 지켜보겠지만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청년필름이 제작하는 독립영화는 인디플러스에 배급하지 않을 작정이며. 주변 회사나 지인들의 동참을 호소할 생각이다. 일단은 3월 말까지 지켜보고 움직여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송희일 감독 역시 트위터를 통해 "그 말 많고 탈 많았던 과정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영진위가 부랴부랴 '직영'으로 개관하는 것도 웃긴 모양새인데, 그 흔한 블로그나 카페도 없어요. 세상에, 관객들도 직영하려나 봐요"라며 영진위의 태도를 비판했다.

영화평론가 백건영 네오이마주 편집장은 "아카이브라고 만들어 놓은 공간이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동전 넣고 인터넷 사용하는 컴퓨터로 보인다. 저기서 영화를 보라니. 내가 다 숨고 싶다"면서 새 전용관의 준비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진위 전용관, 정부 정책 반대 독립영화 상영할 수 있을까?

 강남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을 임대해 개관한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강남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을 임대해 개관한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 성하훈

'인디플러스'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인디스페이스를 운영했던 원승환 전 독립영화배급센터 소장은 "영진위 전용관에서 4대강 다큐 같은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독립영화를 과연 상영할 수 있을까? 못한다면 프로그램에 자율성이나 독립성이 없다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필요하다. 반쪽짜리 전용관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 작품 배급 부율을 물어봤더니 5:5로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위탁운영이 아닌 직영이기에 인건비, 운영비 부담이 덜함에도 불구하고 5:5로 나누겠다니 입장료로 운영을 해야 했던 인디스페이스도 6:4였는데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영화제작자들은 한국영화의 수익배분 비율을 외국영화와 같이 6:4로 할 것을 오래 요구해왔다. 그래서 인디스페이스도 6:4로 정했다. 그런데 영진위가 이런 고민을 안 했다니 충격적이다. 진흥기관 맞나?"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개관식에서 만난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수익배분 비율은 5:5로 계획했다가 안팎의 지적이 있어 6:4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상영시간표를 비롯한 '인디플러스'에 대한 온라인 사이트 (http://cafe.naver.com/indiepluscn)는 개관일에 맞춰 개설됐다"고 밝혔다. 운영방향과 관련해서는 "영화관 운영 인력 채용 공지를 냈으나 다른 부분에는 지원자가 많음에도 프로그래머는 지원자가 없어 아직 뽑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디플러스'는 개관 기획전으로 부산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 장률 감독의 <두만강>,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최근 개봉돼 호평을 받고 있는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 북한을 그린 양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굿바이 평양> 등 5편의 작품을 3월 23일까지 상영한다.

 '인디플러스' 개관 기획전이 23일까지 열린다.

'인디플러스' 개관 기획전이 23일까지 열린다. ⓒ 인디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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