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이 지난 달 30일 공식 입단식을 갖고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에 공식 입단했다. 한국 복귀를 바라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겠지만 지난 3년간 미국 독립리그외엔 실전 경험 및 뚜렷한 성적이 전무했던 김병현에게는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라쿠텐 이글스에 입단한 김병현

▲ 라쿠텐 이글스에 입단한 김병현 ⓒ 라쿠텐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김병현의 라쿠텐 행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작년 11월 라쿠텐으로부터 입단 테스트를 받고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었던 것. 하지만 자신의 구속과 몸 상태에 불만이 있었던 김병현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만들고 다시 이야기 하자며 입단 제의를 유보시킨 상태였다. 결국 지난 달 말 다시 계약이 추진됐고 김병현은 호시노 감독 밑에서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됐다.

 

김병현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바로 메이저리그 재진출을 위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콜비 루이스가 2008-2009년 히로시마 카프에서 펼친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10년 텍사스에 입단해서 월드시리즈에서 역투했던 장면을 김병현은 꿈꾸고 있는 것이다. 섣부른 판단이지만 만약 김병현이 올 시즌 라쿠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은 생각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실제 작년 말 마이너리그 계약을 원하긴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2구단이나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 프로야구에서 김병현의 성공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김병현의 몸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필자 역시 김병현의 모습을 3년동안 볼 기회가 없었기에 현재 김병현의 상태를 단정지어 말 할 순 없지만 라쿠텐이 3년간 무적 선수 였던 김병현을 영입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김병현의 몸상태에 대해서 분명 낙관적인 예상은 가능하다.

 

또한, 긍정적인 것은 김병현이 굳이 선발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현은 누가 보더라도 불펜이 어울리는 투수다. 2007년까지의 김병현의 주무기는 업슛이라 불리던 포심과 슬라이더 였다. 정작 잠수함 투수에게 있어 필수 구질이 되어야 할 체인지업과 싱커는 선발로 전환하면서 던지기는 했지만 완벽한 김병현의 구질이 되지는 못했었다. 즉, 선발투수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다양한 레파토리가 김병현에게는 부족했다. 포심과 슬라이더가 일품이긴 했지만 100마일을 육박했던 직구와 90마일대의 슬라이더, 투 피치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랜디존슨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펜은 다르다. 강력한 두 개의 구질만으로도 상대 타자들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김병현의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방어율   WHIP    K/9

2001: 5승 6패 19세이브 2.94    1.04  10.38

2002: 8승 3패 36세이브 2.04    1.07   9.86

 

2006: 8승 12패                 5.57     1.55     7.49

2007: 10승 8패                 6.08     1.68     8.14

 

풀타임 마무리로 활약했던 2001-2002년과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2006-2007년의 기록이다. 승패 기록은 차치하고, 방어율,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k/9(9이닝당 삼진 갯수) 기록 모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2000년 김병현의 K/9는 14.14로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단일 시즌 50이닝 이상) 역사상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에 비추어봐도 김병현이 선발을 고집하지 않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김병현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이 대단히 중요하다. 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MLB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는 일이긴 하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예전의 구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리고 생소한 스트라이크존 적응, 처음 상대해보는 타자와의 승부등 김병현이 겪어야 할 변화의 과정들이 녹록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병현은 현재 '용병' 신분이라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용병에 대한 인내심이 더 적은 리그가 일본리그일 수 있다. 따라서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팀 내부에서 3년 동안 쉰 김병현과의 계약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이는 등판 기회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어쨌든 김병현은 돌아왔다. 21세의 약관을 갓 넘은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절대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 줬던 그가 이제는 서른을 넘긴 가장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패전처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그의 멘트에서 예전과는 달라진 김병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병현이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그에게 따뜻한 관심과 응원, 그리고 끊임없는 격려가 아닐까.

2011.02.06 10:31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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