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타이거즈 재건의 핵심 김진우

기아타이거즈 재건의 핵심 김진우 ⓒ 기아타이거즈

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나지완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야신' 김성근의 SK와이번스를 물리치고 우승 샴페인을 터트릴 때만 해도 기아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와 팬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기아가 2년 연속 우승한다고 장담하지는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지난 시즌 우승팀 기아의 위용은 오간데 없고 과거의 무기력했던 모습들이 팀 곳곳에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타선에서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할 이용규가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CK포의 위용도 지난해만 못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 김상현의 부재와 나홀로 고립되었던 최희섭은 더이상 위력적이지 못했다. 

 

2009 최희섭 : 타율 0.308 33홈런 100타점 41볼넷 134안타 장타율 0.589 출루율 0.435  

2009 김상현 :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 96볼넷 141안타 장타율 0.632 출루율 0.379

 

2010 최희섭 : 타율 0.286 21홈런 84타점 81볼넷 127안타 장타율 0.482 출루율 0.398

2010 김상현 : 타율 0.215 21홈런 53타점 33볼넷 62안타 장타율 0.458 출루율 0.312

 

투수진도 2009년의 철벽같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로페즈, 콜론, 윤석민 등 선발진이 어느 정도 제 역할은 해주었지만 팀의 필승계투조였던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은 중요한 순간에 경기를 망치는 등 누구하나 제 몫을 하지 못했다. 8개 구단 블론세이브 1위의 '화약고' 계투진은 윤석민에게 다시 한 번 불운한 에이스란 별명을 선사했고, 열혈남아 로페즈의 인내심에 마침표를 찍었다.

 

투타의 극심한 부진과 불균형으로 시즌 중반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6연패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나마 4강 경쟁에서 중요한 시기에 발생한 이 대참사로 기아는 롯데와의 4강 경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여기저기서 지난 시즌 우승은 '역시 실력보단 운이었다'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려왔다.

 

하지만 다음 시즌 기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올 시즌이 끝났을 무렵처럼 어둡지 만은 않다.팀 내외부에서 들려오는 각종 희소식들은 다음 시즌 기아의 밝은 모습을 예견케 한다.

 

우선 8개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선발진에 김진우가 가세함으로써 한층 두터운 선발진을 갖추게 되었다. 그동안 팀에서 무단이탈과 각종 오해를 불러 일으키며 전력에서 제외되어 왔던 김진우는 올 겨울 다시 기아에 복귀했다. 프로에서 활약할 당시 선동열의 재림이라고 불렸던 만큼 그 재능만큼은 탁월한 김진우의 가세만으로도 다음 시즌 기아 마운드는 롯데 선발진과 함께 리그 최고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로페즈의 시한폭탄과 같은 성질과 블레이클리의 리그 적응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기아 선발진이 기록한 성적이 바닥을 친 것이나 다름이 없기에 다음 시즌엔 전체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2011시즌 예상 선발 로테이션 및 올 시즌 성적>

 

1선발 로페즈 4승 10패 평균자책점 4.66

2선발 양현종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

3선발 윤석민 6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3

4선발 블레이클리 2010시즌 공식기록 없음

5선발 서재응 9승 7패 평균자책점 3.34

 

타선에서도 호재는 많다. 무엇보다 2009시즌 MVP 김상현이 자존심 회복을 노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홈런(36개) 타점(127개) 장타율(0.632)부문 1위에 오르면 맹활약 했던 김상현은 올 시즌 왼쪽무릎 부상과 오른쪽 발목부상이 겹치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홈런 타점왕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들쭉날쭉한 타격으로 실망감만 안겨줬던 나지완도 기본적으로 좋은 파워에 정교한 타격을 더하기 위하여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기아가 용병타자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용병투수 2명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도 CK포를 뒷받침해줄 나지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정확한 타격으로 부활을 알린 이용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리드오프 자리에 다시 도전한다. 젊은 키스톤 콤비 안치홍-김선빈 또한 공수에서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세가 뚜렷한 점도 기아 타선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2013년 완공을 목표로하는 신축 야구장 건립계획이 확정된 점도 기아 타이거즈에게 큰 동기부여이자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기아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다.지난해 우승팀으로서의 자존심도 많이 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겨울 조용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바라보며 그 어느팀보다 야심차게 201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리그를 호령하던 무등산 호랑이의 포효가 2011시즌 프로야구판에 다시 한 번 울려퍼질지 기대해보자.

2010.12.22 10:00 ⓒ 2010 OhmyNews
2011 기아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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