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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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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틀스> 출신의 가수 폴 매카트니.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비틀스>의 멤버였던 그는 베이스 기타뿐만 아니라 보컬,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 드러머로서도 상당한 재능을 발휘한 20세기 대중음악의 '증인'이다. 올해 68세의 매카트니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중음악가'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폴 매카트니의 '빈둥거림'은 현명한 선택?

때는 1960년 중반, 영국 리버풀의 <리버풀 인스티튜트>라는 학교에 폴 매카트니가 있었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빈둥거리며 보낸다. 방과 후에도 주로 록음악을 듣거나 기타연습으로 때우기가 일쑤였다. 어쨌든 먼 훗날, 그 '빈둥거림'은 폴에게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가 다른 지역에서 열린 학교 축제 때 존 레논을 만난 후에는 말이다.

그들은 서로 깊은 인상을 받았고 조지 해리슨과 함께, 이후에는 링고 스타도 합류해 <비틀스>라는 역사적인 이름의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그것은 어쩌면 운명적인 결정이었다.

20년 후, <리버풀 인스티튜트>는 유럽의 최고 예술교육기관의 하나로 손꼽히는 <리버풀공연예술전문학교(LIPA)>로 변모한다. 물론 LIPA의 최대 후원자는 폴 매카트니였다. 그가 백일몽에 빠져 철없는 청소년기를 보냈던 어둡고 칙칙한 강의실은 그가 당시에 꿈꿨던 것처럼 음악과 공연예술을 공부하기 위해 모여든 전 세계의 젊은이들로 채워졌다.

마침내 개교10주년 기념식에서 폴 메카트니는 "언제나 음악을 사랑했지만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좋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그의 음악선생님들은 낡아빠진 클래식음악을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이 (당연하게) 음악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이것은 학교의 다른 수업만큼 지루했다. 

그는 자신이 공교육 과정 전체를 이수하는 동안 그 어느 누구도 그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다는 것을 조금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심지어 리버풀 성당의 합창단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일도 있었다. 그는 합창단원들이 그의 노래실력은 합창단의 입단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했던 아픈 과거를 기억한다.

폴 메카트니와 엘비스 프레슬리 낙방 시킨 합창단

정말 그럴까? 그 합창단의 실력이 정말 그렇게 대단했을까? 아니, 20세기 대중음악의 '거성'이라 불리는 그가 들어가기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합창단이 과연 세상에 있기나 한단 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매카트니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겨준 그 합창단은 후일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2곡을 공연하기에 이른다.

학교에서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은 폴 매카트니만이 아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학창시절 교내 합창단도 그의 입단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들은 엘비스의 목소리가 그들의 노래를 망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버풀 성당의 합창단과 마찬가지로 엘비스가 다니던 학교의 합창단 역시 어떤  엄격한 선발 기준이 있었는지는 미지수지만, 어찌 됐든 그 합창단들이 얼마나 성공적이었을지에 대해서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폴 매카트니는 음악수업 때와 달리, 재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중세 영국최대의 시인으로 근대영어의 창시자)를 소개해 준 한 선생님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그의 10대 소년시절, 눈높이에 맞춰 고전을 소개해 준 선생님의 의도가 어쩌면 폴 매카트니의 인생을 바꿔놓은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눈높이 맞춘 선생님... '야설'수업에 문학에 눈떠

"내가 만난 최고의 선생님은 영어를 가르친 앨런 더밴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분은 대단했죠. 내가 그분을 좋아한 것은 열다섯, 열여섯 살인 우리 또래의 심리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분에게 고등영어 과정을 배웠어요. 우리는 초서를 배우려고 했는데, 이해하기가 불가능했죠. 셰익스피어도 어려웠지만, 초서는 더 심했습니다.

정말 완전히 외국어 같더군요, 'Whan that Aprille with his shoures soote(4월의 감미로운 소나기가).' 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었어요. 그런데 더밴드 선생님은 네빌 코그힐이 현대영어로 번역한 것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초서의 원문이 왼쪽 면에 쓰여 있고 오른쪽 면에는 현대판 번역문이 있는 책이어서 그게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할 수 있었죠.

그리고 선생님은 초서가 당시 아주 음란한 작가였다고 우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솔깃해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이야기를 한 건데, 사실 그랬어요. 선생님은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The Miller's Tale)>를 읽게 했는데, 정말 믿기지도 않을 정도로 야하더군요. 남자가 여자에게 키스를 하게 해달라고 하자 여자가 창밖으로 엉덩이를 내밀고, 남자가 거기에 키스를 한다는…….

그런 대목에서 나는 바로 낚이고 말았죠. 선생님은 내가 문학에 반하게 했어요. 그 열쇠가 섹스라는 것을 아셨던 겁니다. 선생님이 열쇠를 돌리자 나는 바로 낚였죠."(본문299~300p)

그러고 보면 20여 년 동안의 내 학창시절을 통해 만난 주변의 가장 머리좋고 창의적인 친구들 중 상당수는 학업에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 대부분은 학교를 졸업하고 잘못된 교육현실에서 회복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진짜 능력과 자기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몇 년 전 시민단체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한 친구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딸을 과감하게 대안학교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에게 공교육을 통한 '사회성'과 또래집단에서의 '협동심' 등 말도 되지 않은 이유로 말려도 보았지만, 말리는 나에게 꼭 그렇지만도 않았던 어쩌면 '신선한 충격'이었다.

결정의 이유는 학교에서 좀 더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너무 일찍 사교육과 경쟁의 세계에 노출되지 않으며 어딘가 숨어있을 창의력을 발견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고민 끝에 대안학교로 딸의 진로를 결정한 친구의 큰 꿈을 보며, 가장 개혁하기 힘들다는 교육 제도의 냉정한 현실을 함께 생각했다.

가장 성공적인 교육으로 평가 받고 있는 유태인 교육의 차이는 '외국어와 차별화'라고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일찍부터 외국어 교육을 시켜서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영어와 이웃나라의 아랍어, 그리고 중국어나 독어까지 배우고 결국 이런 외국어 실력으로 인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별화 교육이란 어릴 때부터 남과 다르게 사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남과 달라서는 안 되고 같아야 된다고 배우는데 정반대인 셈이다. (송병락, <한국인의 길을 찾아라> 중에서)

켄 로빈슨의 강연에 열광하는 이유

2006년 TED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참여했던 엘 고어와 구글 창시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보다 더욱 뜨거운 갈채를 받았던 한 강연자가 있었다. 'Schools kill creativity(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는 강연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강연자는 켄 로빈슨이었다.

강연바로가기 2006년 강연 동영상  2010년 강연 동영상

그의 강연이 왜 그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을까? 현대교육에서 아이의 재능과 의사와는 관계없이 창의성이 어떻게 말살되고 있는지 생생하게 전했기 때문이었을까? 그의 2006년 강연 동영상은 이미 8,000만번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2010년 < Bring on the learning revolution >이란 강연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린 사람을 이르는 속담으로 '물 밖에 난 고기'라는 말이 있다. 세상 경험이 있는 사람치고 '물 밖에 난 고기'같은 심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니 반대로, '물 만난 고기'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사는 사람도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당신은 '물 만난 고기'인가?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

<엘리먼트> 표지 (도서출판 승산,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승영조 옮김)
 <엘리먼트> 표지 (도서출판 승산,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승영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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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먼트>.  이 책은 '물 만난 고기'처럼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 물, 곧 '엘리먼트'는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만나는 곳, 열정과 재능이 만나는 곳이다. 저자는 누구나 자기만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어쩌면 인간의 재능과 열정의 엄청난 다양성에 대한 찬가이고, 우리의 무한한 성장과 발전 잠재력에 대한 찬가다. 바꿔 말하면, 인간은 누구나 천재다. 다만 엘리먼트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이 많을 뿐이다.

"엘리먼트에 이르는 길은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발견하는 데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왜 그것을 발견하지 못할까?" 저자는 그 이유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방법을 제시한다. 한 권 전체를 엘리먼트에 대한 문제 진단과 해법만으로 가득 채운 책으로는 아마도 이 책이 사상 최초이리라.

인간의 내면에는 그 어떤 비전,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이 도사리고 있다. 이 책은 열정과 통찰력으로 그 힘을 포착하고 있다..

미래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 '엘리먼트'를 찾는 일

난독증에 재무제표조차 읽지 못하는 리처드 브랜슨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250여개 회사를 거느린 버진그룹을 세울 수 있었을까? 초등학교 때 심각한 학습장애가 있다는 판정을 받은 질리언 린은 어떻게 <켓츠>, <오페라의 유령> 등 세계적인 뮤지컬을 만든 안무가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명쾌한 답은 없다. 다만 접근방법은 있다.

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는 여기에서 제안하는 방안을 우리 공교육 현장에 어렵지 않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브랜슨, 파울로 코엘료, 리처드 파인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력을 살려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와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의 성공사례를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를 교육당국은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단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당신의 엘리먼트를 찾는 것이야말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엘리먼트(Element)란?

타고난 소질과 개인의 열정이 만나는 지점을 뜻한다. 사람들은 엘리먼트에 도달하면 자기가 진정 어떤 존재인지를 느끼고, 한껏 고취되며, 최고의 성취를 이룬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엘리먼트에 이르렀는지를 파헤친다. 또한 왜 대다수의 사람은 엘리먼트에 이르지 못하는지를 파헤친다.

인간은 누구나 창의적이며, 각자 다양한 지능을 타고 나지만 교육은 우리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지 않고, 학습능력에 국한된 획일화된 지능만을 강조해 우리의 창의성을 말살시킨다. 그래서 우리의 다양한 재능은 종종 발견되지 못하고 묻혀 버린다.

이 책은 엘리먼트를 발견하는 데 늦은 나이란 없으며, 그 어떤 심각한 장애나 열악한 환경도 결코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21세기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반드시 엘리먼트를 발견해야 하고,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이에 대 강력한 해법을 제시한다.


엘리먼트 - 타고난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승영조 옮김, 승산(2010)


태그:#엘리먼트, #도서출판승산, #폴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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