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유상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4대강, 자율형 사립고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는 시국선언 주동 교사들을 중징계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명령에도 법원 판결까지 징계를 유보하였다는 이유로 직무유기로 기소되어 징역 10개월이 구형되었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교사의 시국선언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분분하여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린 것을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과 기소된 교사들에 대해서 교육청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은 선례도 상당수 있었던 것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그리고 교사들의 시국선언 자체에 대해서도 "교육과정이나 학습현장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학습권이 침해된 사안이 아니어서 직무와 관련된 위법성도 경미해 보인다"고 밝혔다.

즉, 교사의 시국선언이 불법인지도 명확하지 않으며, 교사의 징계 여부에 대한 1차적 판단을 교육감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직무 행위가 아닌 사적인 정치 의사 표현으로 해고 당하거나 형사처벌을 받고, 그 교사들의 징계를 재판 이후로 연기하였다는 이유로 선출직 교육감까지 형사고발 당하여 재판받는 것은 참으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차베스와 카스트로 존경한다는 마라도나, 만약 차범근이었다면?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치렀다.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선제골에 기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 로이터=뉴시스

비슷한 시각 대한민국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아메리카에서는 언뜻 우리 시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인 마라도나 감독이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하여 "죽을 때까지 차베스를 지지"하겠다고 하고, 또 다른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의 지도자인 "사랑하는 카스트로를 곧 만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남아메리카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데 <한겨레> 등은 "'붉은 영웅(차베스)'를 만나는 마라도나"라는 기사로 이를 보도했다. 우리나라 보수우익의 시각으로 보면 세계적 축구영웅이자 대표팀 감독이 베네수엘라라는 반미 좌파국가를 방문하여, 차베스라는 독재자를 칭송한 셈이 되는 것이다.

마라도나의 생애는 에밀 쿠스트리차라는 감독에 의해 <축구의 신: 마라도나>라는 제목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2008년 칸 영화제에 공개됐고,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개봉되었다. 이 영화에도 쿠바의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등 남아메리카 사회주의 정권의 수장들이 등장하고 이들과 친분을 쌓고 그들을 지지하는 마라도나의 모습이 나온다. 마라도나는 어깨와 다리에 남미의 혁명 영웅인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문신을 각각 새겨 넣고 나오는데 최근에는 차베스의 문신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만약 우리 축구계의 불세출의 영웅 차범근이 사회주의 정권의 어느 지도자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의 집 앞이 가스통으로 뒤덮이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축구 안 해'라던 지단이 한국에도 나올 수 있을까?

지단이 포르투갈과 4강전에서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차넣고 있다. 지단이 포르투갈과 4강전에서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차넣고 있다.

지단 ⓒ 월드컵공식홈페이지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 축구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싸는 것을 보면서 많은 축구팬들은 프랑스의 축구영웅 지네딘 지단을 떠올렸을 것이다. 프랑스 '아트 사커의 마에스트로'로 불린 지단의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의 발언과 행동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해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 장 마리 르펜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게 되자 지단은 "프랑스의 가치와 동떨어진 국민전선의 르펜에게 투표하는 행위가 가져올 심각한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며 르펜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것도 모자라 "선택하라. 르펜이냐, 지단이냐? 만약 르펜이 당선되면 나는 축구를 그만 두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결국 르펜은 떨어지고 지단은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알려진 것처럼 지단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이민자 2세로 마르세이유 빈민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르펜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부끄럽고 감추고 싶어하는 역사라는 알제리 독립전쟁 당시 알제리 해방전선(알제리 독립군쯤 되겠다)을 상대하던 알제리 주둔 정보 장교 출신으로 알제리 독립을 탄압했던 인물이다. 당시 "알제리인들에게 프랑스가 줄 수 있는 것은 독립이 아니라 총알뿐이다"라고 말하고 이후에도 인종차별 행보를 계속 한 르펜이 대통령이 되는 프랑스를 지단은 상상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박지성이나 안정환 같은 축구대표 선수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축구를 그만 두겠다, 나와 한나라당 중에 선택하라"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역시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나라에는 지단과 같은 축구 선수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그런 축구 선수를 받아줄 정치 문화, 정치적 포용성이 없는 것일까?

이탈리아에는 테러리스트에게 공작금을 지원하는 축구팀과 선수가 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축구 명문 클럽 중에 밀라노를 연고지로 하는 인터밀란이라는 팀이 있다. 올해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베나우 구장에서 열린 2009-10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한 팀이 바로 이 인터밀란이다. 이 축구팀의 주장이 아르헨티나 출신인 하비에르 사네티라는 선수다. 마라도나 감독과 뭔가 맞지 않아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탈리아 세리아 리그에서 137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세운 그의 실력과 꾸준함, 주장으로서의 지도력이 최정상급인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그와 관련하여 축구가 아닌 재미있는 사건이 회자되었다. 영국 <가디언>등의 보도에 의하면 그는 2004년 10월 동료들의 지각 벌금 등을 모아 5000유로를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에게 보내며 지지를 표했다는 것이다. 사파티스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하는 날 이를 반대하며 결성된 멕시코 치아파스 원주민의 반세계화 혁명 무장 게릴라 조직이다. 사파티스타가 멕시코 정부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세계적인 명문클럽팀 주장이 지원을 제안했고 동료들이 이를 받아들여 조금씩 돈을 모아 반정부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는 무장반군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이다.

유명한 사파티스타의 지도자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인터밀란과 자신들 사파티스타의 친선 축구 경기를 제안하면서 "우리에게는 바람 빠진 공밖에 없으니 경기에 사용할 볼을 준비해 오라, 우리는 당신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니 당신들을 '골 바다'에 빠뜨리지는 않겠다"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사네티도 "우리가 멕시코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화답했지만 결국 이들의 축구 경기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들의 축구 경기가 멕시코의 밀림에서 정말로 성사되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 아닌가?

미국이나 멕시코 정부에게 사파티스타는 반정부 좌파 무장게릴라이며, 우리 보수언론과 정치인의 시각으로 보면 세계화를 반대하는 테러리스트쯤 되고, 이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한 인터밀란은 테러자금을 준 것이며, 그 주동자인 사네티는 '좌익 빨갱이'가 되는 셈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그렇게 반세계화가 좋으면 멕시코 치아파스 밀림으로 가서 살아라"는 폭언을 들었을 것이다. 사네티는 불혹이 가까워진 지금도 인터밀란의 주장으로 '위대한 캡틴'이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건재하다. 만약, 이것이 이탈리아 인터밀란이 아니라 전북 현대고, 사네티가 아니라 이동국이라면 조중동은 뭐라고 보도하고, 우리 장관은 뭐라 했을까?

'갓 블레스 어메리카' 거부한 야구 선수 델가도 

미국 메이저리그에 박찬호가 뛰고 있는 양키스와 같은 뉴욕을 연고지로 하는 메츠라는 팀에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카를로스 델가도라는 선수가 있다. 이번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경기를 뛰지 못하고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고 있지만 그는 13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473개의 홈런을 친 통산 30위의 강타자로 2035게임 출장에 2038안타, 3976루타, 15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열광했던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해서 우리 야구팬들도 웬만하면 알 만한 선수다. 참고로 은퇴를 발표한 우리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 선수의 한국 기록이 홈런 351개, 출장 2131 게임, 안타 2318개, 타점 1389개 등인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선수는 야구 실력 외에 다른 정치적 행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9.11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이 개시되고 야구장에서는 7회가 끝나면 관중과 선수들이 '갓 블레스 어메리카'(God Bless America)를 부르는데 이를 거부하고 덕아웃에 앉아 있었던 사건이다.

미국의 공식 국가는 따로 있지만 '갓 블래스 어메리카'는 국가만큼 흔히 불려서 미국의 제2의 애국가다. 미국 관중들이 "유에스에이!"를 외치며 그에게 동참을 요구하는데도 그는 완강히 거부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는 9.11 테러 사건이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또한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으로 애인이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지만, 이 침공은 역사상 가장 멍청한 전쟁이다"라며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이런 행동은 그의 조국 푸에르토리코의 현실과 역사를 보면 이해되는 면이 있다. 콜럼버스 이후 거의 300년 동안 스페인 식민지였다가 오랜 독립운동으로 독립 직전까지 갔다가 스페인·미국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에 의해 1898년 군정이 실시되고 지금까지 미국땅으로 남아있다. 1950년대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완전 독립파와 미국령 고수파의 대립에 1967년 주민투표 결과 미국 자치령으로 남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자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우리에게 화성의 매향리 사격장처럼 미군의 사격장이 있던 비에케스라는 섬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카를로스 델가도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진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조국의 독립을 지지하고, 비에케스 폭격장 폐쇄 운동에도 앞장 선 대표적인 인물로 그가 번 돈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광고를 직접 싣기도 했다. 비시즌 중에는 병원과 낙도 등을 방문하여 어린이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앞장 서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받았다.

이 상은 메이저리그 타격왕 4회, 올스타 12회, 골든글러브 12회, 월드시리즈 MVP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로 니카라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난민에게 보낼 구호 물자를 수송하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로베르토 클레멘트'를 추모하여 사회봉사활동에 공로가 큰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런 그의 일련의 행동으로 인해 그는 '그라운드의 촘스키'로 불리기도 한다.

만약 우리나라에 와 있는 SK의 가도쿠라나 LG 오카모토와 같은 일본 출신 야구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애국가 연주 때 이를 거부하고 덕아웃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면 그가 계속 우리나라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반대로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박찬호나 추신수가 이라크 전을 반대하여 미국 국가 연주를 거부하였다면 우리나라 언론들은 뭐라고 보도했을까? 너무 끔찍할 것 같아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의 정치적 발언은 아직도 금기 사항?

 'MBC 여기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공식사과한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 앞 유세장에서 지원나온 홍수완 전 세계복싱협회(WBA) 세계 챔피언과 포옹을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4월 3일 오후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 앞 유세장에서 지원나온 홍수환 전 세계복싱협회(WBA) 세계 챔피언과 포옹을 하고 있다. ⓒ 유성호


2008년 4월 한창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진행 중일 때 K-리그 부산 아이파크 황선홍 감독과 반지의 제왕 안정환, 울산 현대 김정남 감독, 프로농구 전주 KCC 허재 감독 등 스포츠 스타들이 동작구의 한 백화점 앞에 모였다. 시즌 중이라 엄청 바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당시 빅매치로 불리던 동작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혈전을 벌이고 있던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선거 유세를 위해서였다. 날짜는 달랐지만 허정무 감독과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과 김주성 국제부장 등도 유세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런 모습은 2009년 9월에도 반복되었다. 재보궐 선거가 한창이던 충북 괴산의 어느 중학교에 트레이닝 바지에 축구화 차림을 한 정몽준 대표가 나타났는데 이 자리에 강원FC 최순호 감독과 최진철 코치,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대부분 단상에 올라 이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거나 하는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드는 것이 그들이 하는 행동의 전부였다.

운동 선수들이 선거에서 또는 평상 시에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왠지 한나라당 정몽준 축협 회장과 함께 있는 이 스포츠 스타들이 부자연스럽고 어색해 보였다. 들러리 같다는 생각, 심지어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그들은 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지 말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왜 왔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축구선수뿐 아니라 그 어떤 스포츠 스타라도 정치적 표현을 할 권리가 있지만 그들은 그 권리를 누리고 있지 못하다. 왜 운동 선수들은 한국 사회를 뒤흔든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언제나 침묵하고 있고, 그들이 서 있는 선거 유세 장면이 왜 그리 어색하게 보였을까? 박지성이 지지하는 정당은 어디이고, 그가 꿈꾸는 한국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꿈꾼다, 교사와 운동선수가 정치를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대중들의 관심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연예인과 운동 선수들이다. 그래서 그들을 공통적으로 '스타'라고 부른다. 최근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은 상대적으로 빈번해졌다. 지금 논란을 빚고 있는 김제동씨나 김미화씨 경우가 아니더라도 선거 때가 되면 운동원으로 또는 후보로 직접 나서기도 한다. 이번에 태백 영원에서 당선된 최종원씨를 비롯하여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고 이주일씨 등이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이고 김흥국, 이덕화씨 등도 선거 때가 되면 단골로 선거 운동원으로 나선다. 이제는 그들의 정치활동에 대한 색안경도 많이 옅어졌다.

그러나 운동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 여전히 정치적으로 침묵을 요구하는 것이 우리 사회인 것 같다. 쇠고기 문제나 FTA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연예인들이 이런 저런 발언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운동선수 중에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왜 우리나라 야구 선수 중에는 카를로스 델가도가 없고, 축구 선수 중에는 샤네티가 나오면 안 되는가?

운동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운동선수들의 정치적 발언을 받아 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정치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성이 없는 것이 그 원인이다.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카를로스 델가도가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무장게릴라인 사파티스타를 지지하고 후원금을 보내는 샤네티가 이탈리아 축구 명문에서 주장을 하고 있고, 프랑스의 축구 선수 지단은 "나와 대통령 후보 중에 선택하라, 나는 그가 대통령이 되면 축구를 그만 두겠다"고 해도 된다. 선수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미국-프랑스-이탈리아의 차이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현재 정치적 포용성이라면 운동선수의 정치적 발언을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정치적 발언을 절대로 할 수 없는 '정치적 미숙아(?)'로 취급받는 부류가 딱 둘이 있다. 하나가 운동선수이고, 다른 하나가 교사 공무원이다. 국제적 망신을 당하면서도 교사의 시국선언을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형사 처벌을 하고 교직에서 몰아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그나마 시국선언 교사들 징계를 유보하여 기소되었던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판이다.

지단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축구를 못하는 것이 아니고, 델가도가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고 미국 폭격장을 반대한다고 야구를 못하는 것이 아니고, 샤네티가 반세계화 무장게릴라를 지지한다고 주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도 그럴 때가 되었다.

그것이 김연아면 어떻고 박지성이면 어떻고 차범근이면 어떤가? 우리나라에도 그런 운동선수 한 명쯤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어느 누구의 정치적 권리와 자유도 박탈하지 않는 정상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상징적 증거가 될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의 무죄 판결과 교사들의 시국선언 판결도 똑같은 상징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꿈꾼다. 운동선수들도, 교사들도 자유롭게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는 우리 사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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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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