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캐나다)=뉴시스】허상욱 기자 = 피겨여왕 김연아가 24일 오전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열연하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24일 오전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열연하고 있다. ⓒ 뉴시스

26일 열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은 새로운 피겨 전설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전망이다. 그 주인공은 24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78.50점의 경이적인 세계 신기록을 세운 대한민국의 김연아.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김연아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연기를 펼치며 밴쿠버 올림픽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김연아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시 21분, 4조 세 번째로 출전한다. 김연아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맞춰  4분10여초간 피겨 여자 싱글 사상 최고 클래스의 연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김연아만이 뛸 수 있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를 비롯,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 점프 등, 기본 요소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면 본인이 갖고 있는 세계 신기록(210.03)을 넘는 점수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금빛' 연아! 꿈의 점수, 220점 도달할까?

 

김연아는 이미 지난해 10월, 피겨 그랑프리 1차 시리즈 에릭 봉파르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종합점수 210점(210.03)의 벽을 돌파했다. 당시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와 스핀에서 실수를 범하고도 133.95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었다. 만약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면 종전 최고 기록보다 8~9점, 많게는 12~13점까지 점수가 높아졌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그렇기에 프리스케이팅 결과 여하에 따라, 김연아는 피겨 여자 싱글 세계 신기록 210.03점을 넘어 남자 톱랭커들이 받는 220점에도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26일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사상 유례없는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김연아는 명실공히 21세기의 새로운 피겨 전설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20세기의 피겨 전설 소냐 헤니(1912~1969), 카타리나 비트(45)에 이어 21세기 세계 피겨사에 아로새겨질 진정한 피겨 여제로 등극하는 것이다.

 

20세기 피겨 여자 싱글의 전설! 소냐 헤니와 카타리나 비트

 

20세기의 피겨 여자 싱글은 두 명의 걸출한 챔피언을 배출했었다. 1928년 생모리츠 대회부터 1936년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대회까지 올림픽 3연패 신화에 빛나는 소냐 헤니.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대회 2연패에 빛나는 카타리나 비트가 그 주인공이다.

 

피겨 여자 싱글은 매해 세계 선수권 대회를 통해 최고 실력의 피겨 챔피언을 배출했다. 하지만 팬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피겨 챔피언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올림픽까지 제패하며 팬들 기억 속에 남은 피겨 전설은 소냐 헤니와 카타리나 비트 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슬프게도, 상당수의 피겨 챔피언들은 팬들로부터 서서히 잊혀져 갔다.

 

하지만 여자 싱글의 소냐 헤니와 카타리나 비트는 동시대의 라이벌을 뛰어넘는 월등한 실력과 카라스마로 피겨 팬들 기억 속에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수 있었다. 특히 동독 출신의 피겨 영웅 카타리나 비트는 남들이 넘볼 수 없는 화려한 기술과 의상, 아름다운 외모가 어우러져 20세기 피겨의 상징이 되었다.

 

특히 카타리나 비트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프리 스케이팅에서 라이벌 데비 토마스(미국)과 똑같은 곡 '카르멘'으로 연기를 하게 됐었다. 비트는 소위 '카르멘의 전쟁'이라고 명명된 대결에서 승자가 되어 피겨 여자 싱글의 영원한 별로 남게 되었다.

 

그렇기에 수많은 선수들이 포스트 카타리나 비트의 자리를 넘봤지만, 1988년 캘거리 올림픽 이후, '피겨 전설'의 계보는 이어지지 못했다.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들이 올림픽 징크스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우승 후보로 지목받는 세계 선수권 우승자가 번번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치고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90년대와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피겨 챔피언들에겐 '피겨 전설'이라는 수식어 대신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세계 선수권을 5연패하고도 동계 올림픽 무관의 제왕에 그친 미셸 콴이 대표적인 예다.

 

피겨 팬들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의 올림픽 징크스가 깨지길 기대하고 있다. 소냐 헤니와 카타리나 비트 이후 사라진 피겨 여자 싱글의 '피겨 전설' 의 계보가 이어지길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피겨 여자싱글 챔피언 '징크스' 날려버려라

 

다행히 세계 피겨 팬들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새로운 피겨 전설을 대면했다. 김연아다. 대한민국의 이 작은 소녀는 소냐 헤니가 틀을 닦고, 카타리나 비트가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피겨 여자 싱글의 예술성을 한 단계 더 높이며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달리고 있다.  

 

종달새의 비상, 록산느 탱고, 죽음의 무도, 007 등 그녀가 쇼트, 프리 스케이팅에서 지금껏 해왔던 안무들은 피겨 팬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전율과 감동을 전해줬다. 피겨 팬은 물론 각국의 해설진들을 매료시키고 동시대 스케이터들의 우상이 된 그녀. 게다가 여자 싱글 선수 사상 세계 최초로 210점의 벽을 넘고 220점에 도전하는 그녀는 21세기 피겨계의 새로운 전설로 손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연아의 연기에서는 사라 휴즈, 카타리나 비트가 선수시절 가졌던 우월함과 카리스마가 엿보인다. 이것은 세계 1위 챔피언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에 2인자 아사다 마오(일본), 조애니 로세트(캐나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김연아는 누가 뭐래도 여왕이다. 자기 페이스만 유지하면 금메달은 그의 몫이다."

 

독일 ARD 방송국의 해설위원으로 2010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한 카타리나 비트는 밴쿠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중계 중 김연아의 우승을 확신하는 발언을 했다.

 

피겨 전설로 불리는 카타리나 비트의 이 짧은 한마디는 피겨 팬들에게 적잖은 울림을 줬다. 일종의 '피겨 전설' 타이틀의 양위처럼도 느껴졌다. 자존심 세기로 소문난 20세기의 피겨 전설이 21세기의 새로운 피겨 전설 김연아에게 보낸 찬사는 그만큼 대단했다.

 

피겨 전설 카타리나 비트의 예상대로 김연아는 2010 밴쿠버 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세계 신기록을 달성,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과연 김연아가 26일,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열연을 펼치며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의 올림픽 징크스를 깰지 전세계 피겨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위 아사다 마오, 3위 조애니 로세트와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자기 페이스만 유지하라는 카타리나 비트의 조언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숨막혔던 '카르멘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피겨계의 영원한 별'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빛날 '새로운 피겨의 별' 에게 건넨 애정어린 조언이기 때문이다.

2010.02.26 10:33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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