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연출한 민환기 감독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연출한 민환기 감독 ⓒ 무비조이(MOVIEJOY.COM)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2009년 1월4일 개봉하였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전국 예술관과 극장을 돌면서 장기상영된 영화이다. 부산국도예술관에서 마지막 상영을 기념하는 의미로 2010년 2월 20일 오후 8시 30분경부터 영화를 연출한 민환기 감독이 직접 국도예술관을 방문하여 관객들과 뜻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대화는 장시간 이어졌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관객과 감독이 직접 나눌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인디밴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요즘 '씨엔블루'가 스스로 인디밴드를 자처하면서 일반 음악팬들 역시 인디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에서 보여준 인디밴드 이야기는 음악적인 관심보다 인디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개개인에 맞추어져 있다.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작품은 음악영화라기보다 인디밴드 활동을 하는 송은지, 김민홍의 이야기에 객원 멤버로 참여한 요조와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다큐멘터리 영화로 담았다.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은 역시 타이트롤 밴드인 송은지와 김민홍이다.

 

민환기 감독, 관객들에게 더 없이 솔직히 이야기하다

 

국도예술관에서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민환기 감독과의 대화는 정말 유쾌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민감독은 관객들의 질문에 솔직하면서 재치 있게 답변하여 관객들에게 웃음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해 역시 높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면서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직접 감독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직접적으로 깊이 있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크게 두 가지 질문을 하였다. 첫 번째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에 나온 인디밴드의 모습에서 크게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디밴드란 언제 어떻게 자신의 음악 활동을 그만 두어야 될지 모르는데, 이런 절박함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연출이 감독의 의도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하였다. 이 질문에 대해 민감독은 이렇게 답변하였다.

"처음부터 인디밴드란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 작품에 담으려고 하지 않았다. 나 자신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인디밴드를 선택하고 담은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실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고 싶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송은지와 김민홍은 이미 30대 초반과 30대 중반이 넘은 뮤지션들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음악은 물론 소중하고 절박하기는 하지만 이미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앞으로 음악을 계속할 것이며 절박함에 대해서 달관했단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영화에서도 인디밴드의 절박함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평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고 싶었다.

 

물론 인디밴드 중에 절박한 친구들도 많이 있다. 이런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는 꼭 내가 아니더라도 이미 다른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많이 담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관객과의 대화 중인 민감독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관객과의 대화 중인 민감독 ⓒ 무비조이(MOVIEJOY.COM)

두 번째 질문은 '촬영과 편집문제 때문에 밴드가 들려주는 음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바닷가에서 부르는 노래 장면만 화면이 흔들리지 않았을 뿐 다른 장면들 대부분은 중간에 노래가 잘리거나 혹은 다른 장면으로 바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것들이 혹시 연출 잘못이 아닌지' 질문하였다. 민감독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 작품은 밴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음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니다. 밴드에 있는 인물에 더 집중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영화에 나오는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관객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이곳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음악에 집중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실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제작비 때문에 카메라에 달려 있는 마이크로 직접 녹음했기 때문에 제대로 밴드 음악을 살리지 못했다. 2채널로 녹음된 상태에다 음이 제대로 분리 되지 못하고 영화로 그대로 편집이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 대부분은 1대의 카메라로 촬영이 되었다. 다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때는 여러 대의 카메라를 들고 갔지만 밴드 연주 부분을 끝까지 담지 않았던 것은 우연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김민홍씨가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그래서 앞에 부분에서도 라이브 공연 부분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연출을 했기 때문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역시 그런 부분에 맞추어 편집을 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밴드와 음악 이야기가 포함되기는 했지만 실제로 밴드에서 활동하는 사람에 더 중점을 둔 작품이다."

 

다른 관객들의 질문 중에 진지한 질문도 있었으며 재미있는 질문도 있었다. 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관객질문]감독님은 원래부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궁금해요. 만약 다른 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어떤 밴드였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원래 개인적으로 록음악을 좋아합니다. 메탈리카나 이렇게 강력한 것이 아니라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보자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제 취향의 음악은 아닙니다. 다만 김민홍씨와 몇 번 만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서로 의견교환이 되어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남자 두 명에 여자 한 명이거나 남자만 있는 밴드였다면 절대 촬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이 부분에서 관객들 웃음). 개인적으로 만약 다음에도 밴드를 담는다면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좋아하는 밴드가 있습니다. 나하고 취향도 잘 맞는데 제주도라서 제작비 감당이 안 되어서 이번에는 포기했어요(이 부분에서도 웃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감독과의 대화 후 단체촬영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감독과의 대화 후 단체촬영 ⓒ 무비조이(MOVIEJOY.COM)

-[관객질문]왜 남자들만 있는 밴드는 촬영하기 싫은지요?

"남자들만 있는 밴드라면 너무 어색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그냥 어색하구요. 여자가 있는 것과 남자들만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아주 큰 웃음)."

 

-[관객질문]중간에 뜬금없이 송은지씨와 요조가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의도적으로 연출한 장면인지 궁금합니다.(영화에서 송은지씨와 요조 사이에 트러블이 있는 것이 나옴)

"영화 때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구요. 두 사람이 이제는 오해를 풀 때도 되었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에게 만나서 오해를 풀 마음이 있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때 두 사람 모두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단 말을 했구요. 물론 의도적으로 연출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시 두 사람 관계를 꼭 풀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했습니다. 실제 2시간 정도 두 사람이 이야기를 했는데 아주 짧게 편집해서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관객질문]영화 촬영이 끝난 후에도 송은지, 김민홍씨와 자주 만났나요?

"두 사람과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특히 송은지씨와 더 자주 만나고(이 부분에서 웃음), 김민홍씨와도 자주 만납니다. 두 사람은 참 좋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송은지씨는 노래를 부를 때 음 하나하나를 잘 집어냅니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민홍씨는 사람을 잘 이끌어주는 타입이라서 만날 때 편안하구요. 그래서 두 사람과 자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과 만나는 것이 즐거워요."

 

솔직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분명 유익했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그 작품에 대해 어떤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자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한껏 높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에서 어떤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 송고된 후 순차적으로 http://www.moviejoy.com 에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2010.02.22 09:26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 송고된 후 순차적으로 http://www.moviejoy.com 에도 발행될 예정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