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올 해 수퍼볼 우승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즈 선수단을 초청하여 열린 연례  백악관 수퍼볼 기념 만찬 행사에서 스틸러즈의  주장이자 유명 한국계 미식 축구 선수인 하인스 워드(33) 선수에 대해 언급하며  "하인스 워드는 변함없이 미식 축구계에서  최고로 행복한 남자다. 하인스는 언제나 행복하다"라 말했다.

 

이는 물론 그에게 '풋볼계의 달라이 라마'라는 약간은 황당한 별명을 선사하기도 한 그의 전염성 강한 미소를 일컬어 한 농담이었겠지만, 사실 하인스 워드는 실제로도 제일 행복한 미식 축구 선수일지 모른다. 현실적인 다른 몇 가지 이유들 때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지난 4월 25일 워드는 스틸러즈와 4년간 최대 2천 2백만불(약 276억원)에 상당하는 규모의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언제나 함께했던 스틸러즈에서 자신의 선수 인생을 매조지하고 싶다는 희망을 공공연히 밝혀 왔던 워드는 이번 계약 연장으로 인해 스틸러즈 팀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었다.

 

스틸러즈와 함께한 그의 성공적인 커리어에서 워드는  2회의 수퍼볼 우승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업적을 이루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통산 기록인 800 리셉션/ 9780 리셉션 야드/ 72 리셉션 터치다운은 이미 각 부문에서 당분간 깨지지 않을 스틸러즈 팀 역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지난해 워드는 2004년 시즌 이래 처음으로 1000리셉션 야드 고지를 돌파하며 81 리셉션 7 터치다운을 기록하는 등 환상적인 한 시즌을 보냈고, 그의 이러한 노력은 슈퍼볼 우승과 대형 계약 연장이라는 최고의 보답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다.

 

워드를 비롯한 스틸러즈 선수단 및 직원 일동은 지난 9일 홈구장인 피츠버그 하인츠 필드의 이스트 클럽 라운지에서 열린 수퍼볼 우승 기념 파티에서 우승 반지 수여 행사를 가졌다.

 

이제는 미식 축구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 스포츠계 전체의 고리타분한 전통처럼 되어 버린 우승 반지 수여 행사이지만 이번은 뭔가 특별했다. 그 특별함의 주체는 바로 이번 행사의 주체인 우승 반지 그 자체였다. 비록 1995년 수퍼볼 우승팀 카우보이즈가 만든 총합 5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 81개를 박아넣은 거대한 우승 반지의 위용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이번 스틸러즈의 우승 반지 또한 말 그대로 장엄한 우승의 영광 그 자체였다고 한다.

 

댈러스 카우보이즈와  샌 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 (각 수퍼볼 5회 우승) 를 제치고 역대 NFL 단일 팀 최다인 수퍼볼 6회 우승이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루어낸 지난 시즌을 기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번 우승 반지는 총합 3.61 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 63개로 장식된 스틸러즈 팀 역사상 최대, 최중량의 우승 반지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하인스 워드, 벤 로슬리스버거 등 팀내 고참 선수들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난 12일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워드는 "이번 반지는 처음부터 번쩍거리는 야함 (bling bling) 에 초점을 두어 디자인되어졌으며, 앞으로 적어도 몇 주 정도는 동료 및 지인들에게 자랑하기 위하여 항상 이 반지를 착용하고 있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워드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새로운 NFL 룰의 제정으로 미식 축구계 전체에 널리 악명(?) 을 떨치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24일 열린 연례 NFL 구단주 회의에서 합의된 네 개의 새로운 NFL 안전 수칙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 온 이른바 '하인스 워드 룰'은 공격 측의 선수가 수비수의 머리나 목 부위를 향해 헬멧, 전완, 혹은 어깨 등의 부위를 사용하여 수비수의 사각 지대에서 블락을 시도하여 성공하였을 경우 공격 측에 15야드의 페널티를 부여하도록 했다.

 

이전까지 NFL 심판들은 공격 측 선수가 직접적으로 헬멧을 사용하여 수비수의 사각지대에서 수비수에 박치기를 시도하였을 경우에만 불필요한 거침 (Unnecessary Roughness) 규정을 적용하여 공격 측에 15야드의 페널티를 부여하였으나, 이번 새 룰의 제정으로 이와 같이 위험한 공격자 블락에 대하여 더욱 엄격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새 룰의 제정은 머리와 목을 직접적으로 향한 위협적인 태클을 미식 축구계에서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근래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머리 및 척수 부위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선택이었다고 NFL 집행 위원장 마이크 페레이라 씨는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 새로운 규칙에 하인스 워드의 이름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 2008년 10월 19일 미국 신시내티의 폴 브라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벵갈즈와의 경기에서 워드는 벵갈즈의 신인 라인백커 키스 리버스 (23) 선수의 턱을 향하여 사각 지대에서 무자비한 공격자 블락을 날렸다. 비록 경기 녹화 비디오의 재검토 결과 워드의 블락은 100% 합법적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고, 워드 본인과 그의 팀 스틸러즈 역시 이 플레이와 연관되어 어떠한 직접적 불이익도 받지 않았지만,  벵갈스의 촉망받던 신인 수비수였던 리버스 선수는 이 플레이로 인해 턱관절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조기에 끝마쳐야만 했다.

 

리버스 선수의 부상과 시즌 아웃의 소식은 미식 축구계 전반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직접적인 결과가 바로 이번에 제정된 '하인스 워드 룰'인 것이다. 물론 썩 달가운 일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이제부터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지 간에 그의 이름은 이미 9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프로 미식 축구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되었다는 점,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워드가 기뻐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워드 본인은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인스 워드 룰의 제정에 대하여 '남들이 뭐라 하던 나는 상관치 않는다. 나는 언제나 내 방식대로 플레이해 왔으며 이번 새 룰의 제정이 내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 나는 다른 와이드아웃 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에 접근한다. 다시 말해, 남들이 나를 덮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들을 덮치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워드는 최근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신문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에 대해 깊은 추도의 뜻을 표시했다.

 

'어머니께서는 지난 2006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찍은 (노 전) 대통령, 영부인, 어머니, 그리고 내가 함께 나온 사진을 늘 소중히 간직하고 계셨다. 이번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에 어머니께서는 그 사진을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내가 지난 2006년 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노 전 대통령께서는 내가 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으며, 특히 하인스 워드 장학 재단의 설립에 큰 도움을 주셨다. 한국에 있어서 이 날은 매우 슬픈 날이며, 어머니께서도 이번 일로 매우 상심이 크시다." 

덧붙이는 글 | 사진 Copyrights Uncleared. 

2009.06.13 17:5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 Copyrights Uncle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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