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야구의 젊은 좌완 '듀오' 류현진(21.한화)과 김광현(20.SK)이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새 시대를 열어젖혔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본선에서 나란히 한국 대표팀의 '원투 펀치' 역할을 맡은 이들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각각 일본과 쿠바를 맞아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지난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이 둘을 마운드의 중심으로 발탁했을 때만 해도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는 둘 모두 정상급 투구를 보여줬지만 류현진은 아직 국제 무대에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이제 20살이 된 김광현은 완성된 투수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투수진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앞세운 김경문 감독은 특유의 뚝심으로 이들을 한국 마운드의 중심에 내세웠고, 류현진과 김광현은 예선과 본선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한 단계 발돋움했다.

 

먼저 비상한 것은 김광현. 김광현은 22일 일본과 맞붙은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을 6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막는 눈부신 피칭으로 팀의 6-2 승리를 견인하면서 확실한 '일본 킬러'로서 입지를 다졌다.

 

예선전에서도 일본을 맞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은 준결승에서도 시속 140km 후반의 빠린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조합으로 일본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일본 타자들은 김광현을 충분히 분석하고도 맥을 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결승전에서 '괴물' 본색을 드러내며 김광현의 호투에 화답했다.

 

풀리그 캐나다와 경기에서 9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곁들인 완봉승으로 가볍게 몸을 푼 류현진은 23일 쿠바와 결승전에서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했다.

 

체력이 떨어진 9회말 안타에 이어 연속 볼넷을 내주며 완투를 아쉽게 놓쳤지만 아마 최강이라는 쿠바 타선을 상대로 8⅓이닝을 던져 안타 3개로 막아냈고,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삼진 7개를 곁들였다.

 

준결승과 결승을 대비해 윤석민(KIA)과 정대현(SK), 오승환(이상 삼성) 등 불펜을 총 투입할 준비를 갖췄던 대표팀은 김광현과 류현진의 호투로 인해 불펜을 쓸 틈도 없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오른손 정민태(전 KIA)와 왼손 구대성(한화)으로 대표되던 한국 야구 에이스 계보는 올해 각각 프로 3년차와 2년차를 맞는 `좌완 듀오'인 류현진과 김광현에게 넘어가게 됐다.

 

   올해 말 치러지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를 시작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 등 프로 선수들이 나서는 국제 대회가 앞으로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향후 10년간은 두 에이스의 어깨에 기댈 수 있을 전망이다.

 

   nicemas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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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3 22:33 ⓒ 2008 OhmyNews
야구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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