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올림픽 2연패 소식을 실은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아르헨티나의 올림픽 2연패 소식을 실은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가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를 누르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세르지오 바티스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1시(한국시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나이지리아를 맞아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2분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빠른 문전 침투 상황에서 스루패스를 받은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가 문전 앞으로 살짝 나온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조국의 금메달을 이끈 것.

아르헨티나는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 유럽 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을 위주로 '슈퍼 드림팀'을 구성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두리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양팀 선수들은 온도 32도에 풍속 0m/s였던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 힘든 체력전을 펼쳤으며 그것을 잘 이겨낸 아르헨티나의 올림픽 2연패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아르헨티나의 나이지리아전 승리는 '축구 천재' 메시의 탁월한 개인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기 초반부터 메시 중심의 공격력이 줄기차게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많은 슈팅 기회 끝에 골을 터뜨리며 나이지리아를 꺾었기 때문.

아르헨티나는 '아게로-메시'를 투톱으로 놓고 디 마리아와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를 좌우 윙어에 포진 시켰다. 특히 메시-디 마리아-리켈메는 서로의 활동 반경을 중앙쪽으로 좁혀 적극적인 스위칭을 거듭하며 상대팀 수비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나이지리아가 메시에 대한 집중 견제를 했기 때문에 스위칭으로 이겨냈던 것.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전반전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메시가 최전방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나이지라아 선수들이 집중 견제하며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메시 쪽에서 패스 미스가 늘어나면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고 나이지리아에게 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자 아르헨티나는 전반 20분 이후부터 메시-리켈메-디 마리아의 위치를 스위칭하며 공격 전술을 바꿨다. 여기에 '마스체라노-가고'로 구성된 더블 볼란치까지 적극적인 공격에 가담하면서 나이지리아를 공략했다. 특히 메시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잡을 때 오른쪽 풀백 파블로 사발레타(에스파뇰)가 빠르게 오버래핑하여 다섯 번의 공격 기회가 벌어지면서 나이지리아의 오른쪽 옆구리를 뚫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기세는 후반 12분에 이르러 그 달콤한 성과를 봤다. 메시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디 마리아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하여 결승골을 어시스트를 한 것. 잦은 자리 이동으로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은 아르헨티나의 공격 전술이 빛을 본 순간이었다. 물론 메시와의 스위칭 과정에서 최전방쪽으로 공격에 가담했던 디 마리아의 위치 선정 역시 빛을 발했다.

1-0으로 앞선 아르헨티나는 후반 29분과 35분 메시의 빠른 돌파 상황에서 빚어지는 공격으로 나이지리아 진영을 초토화시켰다. 메시를 집중 견제하던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무더운 더위와 체력 고갈 속에 힘을 잃었고 동점골을 넣을 추격의 발판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막판 '1-0 굳히기'에 들어간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원톱으로 두는 수비 강화 끝에 1-0 승리를 확정짓고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시의 '이타적인' 맹활약이 빛났다. 그는 최전방에서의 쉴틈 없는 공격 연결과 상대팀 수비망을 한 꺼풀씩 벗겨내는 기술력으로 동료 선수들의 골 기회를 많이 엮어내며 조국의 올림픽 2연패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 축구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느 팀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축구 천재' 메시와 같은 훌륭한 선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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