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수원에 골 넣은 조재진 전북이 '완산벌 폭격기'로 소개한 조재진은 친정 선수, 팬들이 보는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로 골대를 갈랐다. 그러나 팀은 1-2로 패했다.

▲ '친정' 수원에 골 넣은 조재진 전북이 '완산벌 폭격기'로 소개한 조재진은 친정 선수, 팬들이 보는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로 골대를 갈랐다. 그러나 팀은 1-2로 패했다. ⓒ 전북 현대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약 2천 명 정도의 관중이 이미 관중석을 메우고 있었다. 어린이날 특수를 노리는 전북 현대에는 좋은 징조였다. 구단 관계자는 "4만 명 정도 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관중이 와서 좋은 경기를 관전하고 다음에 다시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일찍 경기장을 찾은 조윤선(10) 어린이는 "학용품도 받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니까 기분이 좋다. 전북 아저씨들이 잘해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에게 전북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물어보자 '최철순 오빠'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유는 '귀엽게 생겨서'였다. 유준영(12) 어린이는 "조재진 형아가 좋아요. 골도 많이 넣고 실력도 좋아서요"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이런 느낌은 최다 관중 수로 이어졌다. 전북 현대는 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8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구단 역사상 최다인 3만 3823명의 관중을 불러모았다. 지난 2005년 박주영 열풍이 불 때 FC서울과의 어린이날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하며 3만 2110명을 모았던 기록을 깼다.

전북, 수원 상대 7경기 무패 기록 깨져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1-2로 패했다. 최근 3년간의 경기에서 2승5무로 수원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기록이 후반 47분 수원의 신인 조용태의 역전 결승골에 의해 깨졌다. 조용태의 골이 터진 순간 전북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전북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귀엽게 생긴' 최철순 선수는 부진한 팀 성적을 너무 신경 쓴 나머지 배탈에 위장염까지 겹쳐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의 별명인 '최투지'대로 선발 출전, 그라운드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나쁜 몸 상태인지 모르고 본 사람이라면 탄성이 터질 정도로 최철순 선수는 그라운드의 모든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고 관중석에서는 그를 향해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후반 17분 수원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전북의 강민수가 측면에서 들어온 스로인을 잘못 거둬냈고 옆에 있던 에두가 왼발로 슈팅한 것을 '슈퍼 서브' 서동현이 왼발로 방향을 바꾸며 골을 만들었다. 서동현은 코너 쪽으로 달려가 동료와 춤을 추는 골뒤풀이를 했고 바로 앞에서 그 장면을 본 전북 팬들은 "빨리 되돌아가라"며 소리쳤다.

전북 팬들의 분노는 곧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조재진이 보란 듯이 골을 터트린 것, 후반 24분 하성민과 교체되어 들어온 '프리킥의 마술사' 김형범이 찬 프리킥을 수원의 곽희주가 헤딩으로 거둬낸다는 것이 이운재 앞으로 갔다.

어린이날 경기장은 관중으로... 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수원 삼성과의 경기는 3만 3823명이 모였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 2005년 5월 5일 FC서울과의 경기에 3만 2110명을 깬 것이다.

▲ 어린이날 경기장은 관중으로... 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수원 삼성과의 경기는 3만 3823명이 모였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 2005년 5월 5일 FC서울과의 경기에 3만 2110명을 깬 것이다. ⓒ 이성필


최철순 "패해서 열 받아" , 백지훈 "수원의 미드필드 뚫을 수 없다!"

이운재는 놀라서 손으로 쳐냈지만 공은 조재진 앞으로 갔다. 조재진은 오른발로 그물을 가른 뒤 수원 팬 앞에서 포효했다. 서동현을 비롯한 수원 선수들이 전북 팬 앞에서 한 골뒤풀이에 대한 대응 겸 기쁨의 표현이었다. 경기 전 최강희 감독이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선수로 그를 꼽은 데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화산이 분출하듯 폭발했다. 양 팀의 속도전이 계속되면서 관중은 흥분했다. 양 팀 감독은 공격 자원을 대거 교체로 투입해 승부를 낼 기세였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양복 상의를 벗어 던졌고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소리를 지르며 경기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승리는 지난 3월 9일 대전시티즌과의 경기 이후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던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 백지훈이 후반 47분 조용태에 전북의 수비를 깨는 패스로 득점에 기여하며 수원의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만난 양 팀 선수들은 대조적이었다. 전북의 최철순은 "하위권에 있어 수원과의 경기에 꼭 승리해 중위권으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패해서 열 받는다"는 감정을 드러냈다. 반면, 수원의 백지훈은 "팀도 이겼고 개인적인 성과도 있었다. 수원의 미드필드는 뚫을 수 없다"고 승리 소감을 표현했다.

전북에 승리한 수원은 승점 22점으로 2위 성남 일화에 7점차로 앞서며 단독 1위를 유지했다. 전북은 승점 4점으로 여전히 14위에 머무르게 됐다.  

덧붙이는 글 경기결과

전북 현대 1-2 수원 삼성(득점-후24, 조재진<이상 전북 현대> 후17, 서동현 도움:에두 후47, 조용태 도움:백지훈<이상 수원 삼성>)

전북 현대

골키퍼-홍정남
수비수-이요한, 임유환, 강민수
미드필더-김인호, 이현승, 하성민(후24, 김형범), 최철순
공격수-문대성(후18, 홍진섭), 스테보, 정경호(HT, 조재진)

수원 삼성

골키퍼-이운재
수비수-송종국, 곽희주, 이정수, 양상민
미드필더-이관우(HT, 서동현), 박현범(후28, 백지훈), 조원희, 김대의(후11, 조용태)
공격수-신영록, 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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