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수영복 하나가 세계 수영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세계적인 수영용품업체 스피도가 새롭게 선보인 '레이저 레이서(LZR Racer)'다. 지난 10일부터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쇼트코스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연일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레이저 레이서는 스피도와 미국우주항공국(NASA)이 기술력을 모아 개발한 수영복이다. 기존 수영복보다 물속에서의 저항을 더 효과적으로 줄여주면서 선수들의 기록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레이저 레이서는 스피도가 오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만든 야심작이다. 스피도와 후원계약을 맺고 있는 박태환 역시 레이저 레이서를 입고 베이징올림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논란에 휩싸인 레이저 레이서의 위력 

 '레이저 레이서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FINA의 발표를 보도하는 영국 BBC

'레이저 레이서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FINA의 발표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무엇이든지 너무 뛰어나면 항상 시기하는 자가 있는 법. 레이저 레이서가 이처럼 큰 힘을 발휘하자 아레나, 나이키, 아디다스 등 경쟁업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레이저 레이서가 FINA의 규정을 위반한 수영복이라는 것이다.

FINA는 규정 10조 7항에서 '모든 선수는 경기 중 스피드(speed)와 부력(buoyancy), 지구력(endurance)을 향상시키는 어떠한 도구(device)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경쟁업체들은 레이저 레이서의 부력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술적 도핑(technological doping)'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내며 레이저 레이서를 끌어내리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스피도의 반론도 만만찮다. 스피도는 "수영선수에게 수영복은 도구가 될 수 없다"며 "우리는 '수영복제조사는 모든 선수가 어떠한 제한 없이 수영복을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FINA 규정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미 스피도가 아닌 다른 업체와 후원계약을 맺고 있는 선수들은 공식경기에서 레이저 레이서를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피도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경쟁업체들은 0.001초를 다투는 수영경기 특성상 선수들이 혹시라도 레이저 레이서를 입기 위해 자신들과 맺은 후원계약을 중도 파기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FINA "레이저 레이서, 규정위반 아니다"

이처럼 레이저 레이서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자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FINA가 직접 나섰다. FINA가 손을 들어준 쪽은 스피도였다.

FINA는 즉각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스피도와 아레나를 비롯한 주요 수영용품업체 대표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열고 "레이저 레이서는 모든 규정을 충족시킨 적합한 수영복"이라고 발표했다.

FINA의 결정에 기세가 오른 스피도의 스테판 루빈 회장은 "우리는 항상 FINA의 규정을 지켜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허를 찔린 다른 경쟁업체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들은 "FINA는 즉각 레이저 레이서의 사용을 이미 중단시키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더욱 명확한 해명을 해야한다"고 항의했다.

이래저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최첨단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가 과연 뜨거운 논란에서 살아남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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