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 첫승의 부담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수비진의 리더 조용형의 부재 탓이었을까? 29일 제주 유나이티드가 성남과의 하우젠 K리그 2라운드 서귀포 홈경기에서 수비에 헛점을 드러내 0-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물론 0-3이라는 스코어는 양 팀 공격진 간의 결정력의 차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날 경기에서 제주는 비록 무득점에 그쳤으나 경기 내내 활발히 움직인 공격은 나쁘지는 않았다. 문제는 잇따른 문제점을 드러내며 너무 쉽게 득점을 허용한 수비에 있었다.

 

자신없고 안이했던 수비대처

 

전반 10분,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고 드리블하던 두두가 아크 오른쪽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한동진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신인 조동건이 대쉬하며 골문을 향해 밀어넣어 첫골을 기록했다.

 

 이 장면에서 드러난 제주 수비의 문제점은 미들에서부터 지나치게 뒷걸음질을 치면서 두두에게 중거리슛을 날릴 수 있는 공간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 날은 비가 와서 그라운드가 미끄러웠고 전반전에 성남은 바람을 등지고 경기를 하고 있었다. 따라서 충분히 중거리 슛을 노릴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경우 수비진은 두두에게 편안하게 슛을 할 수 없도록 타이트하게 붙어주었어야만 했다. 게다가 중거리 슛이 한동진 키퍼를 맞고 나온 이후에도 볼을 걷어내기 위해 대쉬한 제주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골문을 향해 돌진한 조동건을 칭찬할 상황이었지만 제주 수비진의 안이한 대처는 너무나 아쉬웠다.

 

공에 시선을 빼앗겨 맨마킹에 실패

 

 전반 33분 제주 진영에서 계속 볼을 돌리며 기회를 노리던 성남은 박진섭의 긴 크로스를 뒤에서 달려 들어오던 조동건이 헤딩으로 골을 기록한다. 신인 조동건의 위치선정과 골결정력이 돋보였던 장면이었으나 그와 헤딩경합을 벌인 제주 수비수는 보이지 않았다. 공에 시선을 너무 둔 채 뒤에서 달려 들어오던 공격수를 놓치고 만 것이었다.

 

 제주가 활발한 공격을 펼치고 있던 시점에서의 이 두 번째 골로 전세는 확실히 성남에게 기울고 말았다. 제주는 어떻게든 두 골을 만회하려는 듯 계속적으로 공격을 펼쳤으나 다급하게 이루어진 공격은 정확도가 없었고, 오히려 성남에게 역습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40분, 성남은 역습상황에서 모따 – 조동건 – 두두로 이어지는 단 세번의 유기적인 패스로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번에도 제주의 맨마킹 실패는 다시 위기를 부르고 말았다. 모따의 패스를 받아 왼쪽 공간을 파고들던 조동건의 크로스를 두두가 슛으로 시도한 것.

 

이번에도 제주의 수비진은 모따와 조동건에게 시선이 고정되었을 뿐, 뒤에서 아크 정면으로 돌아 들어가던 두두를 놓치고 말았다. 비록 두두의 슛은 빗나갔으나 제주로서는 가슴을 다시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공은 놓쳐도 사람은 놓치지 말라’ 는 축구의 격언이 있다. 이는 축구에서 수비수가 볼을 가진 선수의 드리블 돌파뿐만이 아니라 패스로 인해 공간을 빼앗겨 실점하는 것을 주의하라는 뜻일 것이다.

 

 이 날 제주의 경기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슈팅수 13: 6에서 보듯 전체적으로 볼을 점유하며 경기를 리드한 쪽은 제주였다. 하지만 수비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하며 패배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공간을 노려 들어오던 성남 공격진에 대한 대비만 되었더라도 분명 0-3의 스코어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알툴 감독은 또다시 홈패배를 기록하며 ‘수비진의 정비’라는 숙제를 안고 말았다. 게다가 수비의 핵 조용형이 다음 경기까지 결장하기에 ‘조용형 없는 제주 수비’의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그가 공언했던 6강의 목표는 매우 험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플라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3.29 19:59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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