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2008프로야구가 개막합니다. <오마이뉴스>는 개막 특집으로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전력을 분석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MVP' 다니엘 리오스(야쿠르트 스왈로즈)가 떠났다. '캡틴' 홍성흔은 포지션 변경 요구에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자청했다. 홈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백전 노장' 안경현마저 전력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김경문 감독은 겨우내 올림픽 예선을 치르느라 소속팀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렇듯 두산 베어스는 최악의 겨울을 보냈다. 시범 경기 성적도 4승 5패 1무(5위)에 불과하다. 작년 준우승팀의 위용은 온데 간데 없다.

그러나 그 누구도 두산을 자신있게 하위권으로 분류하지 못한다. 두산에게는 언제나 '객관적인 전력'을 뛰어 넘는 '특별한 저력'이 있다는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력] 리오스는 없다, 이제는 '양'으로 승부한다

 2008 두산의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2008 두산의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 양형석 제작

'특급 에이스'를 잃은 대신, 믿음직한 선발 투수 두 명을 얻었다. 비록 리오스가 떠났지만, 좌완 투수 게리 레스와 빅리그 출신의  김선우가 합류한 것이다. 

2001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데뷔해 2002년과 2004년 두산에서 활약했던 레스는 2004년 17승으로 리오스, 배영수(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을 정도로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4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레스는 어느덧 만 35세의 노장이 됐지만, 시범 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15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휘문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95년, 베어스에 고졸우선지명을 받은 후 무려 13년 만에 반달곰 유니폼을 입게 된 김선우도 11년의 미국야구 경험을 앞세워 두산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로써 지난 해 '외국인 원투 펀치'를 제외하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가 없었던 두산은 레스, 김선우, 맷 랜들로 구성된 든든한 '선발 트리오'를 완성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중반에 합류해 7승을 수확한 이승학과 '토종 에이스'의 무게를 벗어 던진 김명제가 가세한 선발진은 분명 지난 해에 비해 한층 두꺼워졌다.

풍성해진 쪽은 불펜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뛰지 못했던 '예비역' 이재영과 이재우, 좌완 이혜천이 합류했고,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인 투수 진야곱도 시범 경기(5.1이닝 무실점)를 통해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물론 공백이 있었던 선수들과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신인 선수의 활약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난 해 두산의 불펜을 홀로 지켰던 '신인왕' 임태훈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타선] '곰 육상부'의 '발야구'는 올해도 계속된다

'발야구 트리오'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왼쪽부터)의 '주력'은 올해도 두산 타선의 가장 큰 무기다.

▲ '발야구 트리오'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왼쪽부터)의 '주력'은 올해도 두산 타선의 가장 큰 무기다. ⓒ 두산 베어스


작년 시즌, 상대적으로 빈약한 장타력을 뛰어난 기동력으로 메우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두산은 올해도 '육상부'의 수준을 더욱 업그레이드시켰다.

지난 시즌만 해도 다소 거칠었던 '발야구 트리오'(이종욱, 고영민, 민병헌)는 겨우내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경험하면서 한층 성숙했고, 주전 1루수가 유력한 정원석도 '주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신예 김용의와 오재원도 시범경기에서 각각 3개와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육상부 가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드넓은 잠실 구장을 사용하는 두산에게 빠른 선수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다만 중심 타선을 지키던 홍성흔과 안경현이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안경현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정원석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167에 그쳤고, 무엇보다 각 팀의 거포들이 즐비한 1루수로 활약하기엔 장타력이 크게 부족하다.

그나마 홍성흔을 밀어 낸 포수 채상병이 시범 경기 타율 2위(.367)에 오른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8개 구단 포수 중에서 손꼽히는 타격 실력을 과시하던 홍성흔의 존재감에 비할 바는 못된다.

두산 선수들이 아무리 빠른 발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들이 매 경기 홈스틸로 득점을 올릴 수는 없다. '육상부'가 차려 놓은 밥상을 깨끗하게 비워 낼 수 있는 '해결사'가 절실한 두산이다.

[주목해야 할 선수] 신인왕 후보, 이용찬도 있소이다

 두산 마운드의 미래, 임태훈(왼쪽)과 이용찬

두산 마운드의 미래, 임태훈(왼쪽)과 이용찬 ⓒ 두산 베어스


작년 시즌, 신인 투수 임태훈이 보여 준 구위와 담력은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임태훈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만 19세의 나이로 마무리 투수 만큼 부담스럽다는 '셋업맨'을 맡아 7승 3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임태훈은 두산이 작년에 치른 경기 중 절반이 넘는 64경기에 출장했고, 8개 구단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101.1이닝을 던지면서도 큰 슬럼프없이 시즌을 잘 치러내며 결국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그런 임태훈의 활약을 보며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한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용찬이다. '강호' 장충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입단 당시 임태훈(4억 2천만원)보다 더 많은 계약금(4억 5천만원)을 받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이용찬은 지난 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1군 무대에서 단 한 개의 공도 던지지 못했다.

그런 이용찬에게 올 시즌은 '특급 유망주'의 자존심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 이용찬은 시범 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1.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5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팔꿈치 수술 경력 때문에 아직 많은 실전 투구를 하진 못하지만, 부상 재발의 위험만 완전히 극복한다면 선발이나 불펜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정찬헌(LG 트윈스), 나지완(KIA), 모창민(SK 와이번스) 등 많은 신인 선수들이 시범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난 1년 간 허송 세월을 보낸 덕분에(?)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중고 신인' 이용찬도 신인왕 경쟁의 '복병'으로 손색이 없다.

[변수] 김경문 감독의 '묻지마 세대교체' 성공할까

 얼떨결에 두산의 주전 1루수가 된 정원석

얼떨결에 두산의 주전 1루수가 된 정원석 ⓒ 윤욱재


지난 2004년부터 김인식 감독(한화 이글스)의 뒤를 이어 두산의 사령탑이 된 김경문 감독은 4년 동안 팀을 세 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그 중 두 번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비록 우승은 한 번도 못했지만, '초보 감독'이 이룬 성과로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런 성적이다. 그러나 두산팬들은 최근 김경문 감독에 대한 신뢰가 깊지 못하다.

바로 팬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과 안경현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력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노장 선수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이처럼 감독이 나서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일은 무척 드문 경우다.

더욱 큰 문제는 홍성흔과 안경현이 맡았던 자리에 확실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포수에는 채상병이 부상 등의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프로 입단 후 10년간 고작 8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김진수가 주전으로 나서야 하고, 1루수 자리에도 안경현에 버금가는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따라서 시즌 중에 포수와 1루수 자리에 '구멍'이 생기고 그것이 '성적 하락'으로 연결될 경우, 김경문 감독은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성적'과 '팬들의 신뢰'를 모두 걸고 커다란 모험을 감행한 김경문 감독의 '묻지마 세대교체'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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