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시니어,주니어 세계대회 출전을 앞둔 김나영(18.연수여고)과 신나희(18.대구경명여고)선수.

피겨스케이팅 시니어,주니어 세계대회 출전을 앞둔 김나영(18.연수여고)과 신나희(18.대구경명여고)선수. ⓒ 곽진성


세계 대회를 앞둔 열여덟살 동갑내기 피겨 스케이터가 있다. 3월(3월17일~23일) 열리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나영(18·연수여고) 선수와 2월 말(2월25일~3월2일) 열리는 '2008 세계 주니어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신나희(18·대구경명여고) 선수다. 두 선수는 동갑내기이자 라이벌로서 한국 피겨의 기대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각각의 세계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나희, 김나영 선수를 22일 태릉빙상장에서 만났다.

열여덟 살 김나영 "올림픽은 나의 꿈,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할게요"

 21,22일 열린 2008 동계체전 피겨경기에서 연기를 준비중인 김나영 선수. 이번 동계체전에서 김 선수는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고등부 1위를 차지했다.

21,22일 열린 2008 동계체전 피겨경기에서 연기를 준비중인 김나영 선수. 이번 동계체전에서 김 선수는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고등부 1위를 차지했다. ⓒ 곽진성


22일 태릉 빙상장에서 만난 김나영 선수(18·연수여고)의 얼굴에는 여유 있는 웃음이 묻어났다. 3월 중순(3월17일~23일)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세계 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 선수는 지금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높다.

김 선수는 국내대회인 '2008 KB국민은행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과 '2008 동계체전'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국제대회인 '2008 세계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4위를 차지하는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며 실력과 성적이 급상승 중이다.

"예전에는 경기 중에 많이 긴장을 했는데 요즘에는 자신감이 많이 붙고 있어요. 이번 시니어 세계 선수권에서도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얼마 전 끝난 '2008 세계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이하 세계4대륙대회)는 김나영 선수에게 있어서 제2의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세계랭킹 1위 아사다마오, 안도 미키 등과 멋진 경쟁을 펼치며 한국인 최초로 4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 기록은 김 선수에게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동계체전에 등장한 김나영 선수를 응원하는 펼침막

동계체전에 등장한 김나영 선수를 응원하는 펼침막 ⓒ 곽진성


김 선수는 4대륙 경기 후 진행된 갈라쇼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한복 의상을 입고, 황진이 음악 '봄날'과 '엉퀴바람'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여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 선수 역시 성적과 갈라쇼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이래저래 김 선수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대회였다.

"4대륙 대회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둬서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해나가야겠죠. (웃음) 그리고 갈라쇼에서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한복을 입고 경기에 나갔는데 팬 분들이 많이 호응해주셔서 저 역시 기분이 좋았어요."

 동계체전 피겨 경기전,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는 김나영 선수

동계체전 피겨 경기전,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는 김나영 선수 ⓒ 곽진성

세계 4대륙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김 선수의 다음 도전은 스웨덴 예테보리(3월17부터 23일까지)에서 열리는 2008 세계 선수권대회로 향해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함께 동반 출전하는 김 선수는 링크 안에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 선수의 다짐에서는 굳은 의지가 묻어난다. 오랜 부상의 터널을 뚫고 온 강인함이 느껴진다. 그동안 그는 선수 생활 중 겪은 교통사고 충격과 이어진 무릎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에 큰 위기를 겪었다. 부상으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고통은 김 선수를 은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밀어넣기도 했다.



"그동안 몸이 많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한결 나아졌어요.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멋진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피땀어린 재활훈련으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그리고 다행히 최근에는 부상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열정'으로 부상을 이겨낸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한결 편한 몸상태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샤샤코헨 같이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김 선수는 샤샤코헨(24·미국) 같은 선수가 되기를 꿈꾼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샤샤코헨은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였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연기력이 기술력에 비해서 조금 부족하다 평가를 받는 김 선수에게 샤샤코헨의 연기는 꼭 배워야만 하는
과정 중 하나다.

김 선수의 굵은 땀방울 속에 2008 세계선수권대회는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김 선수에게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는 세계로 도약하느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8 동계체전에서 연기를 펼치는 김나영 선수

2008 동계체전에서 연기를 펼치는 김나영 선수 ⓒ 곽진성


세계 대회를 앞두고 김 선수는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로망스와 프리스케이팅 음악인 집시 바이올린에 맞춰서 막바지 훈련에 여념이 없다. 대회기간 중, 부족하다 평가받는 연기력 부분과 고급난이도의 점프기술을 숙달하는 것에 훈련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착실히 세계대회를 준비하는 김 선수에게는 자신의 마음 속에 간직해둔 소중한 꿈이 하나있다. 그는 조심스레 자신의 꿈 이야기를 말한다.

"제 꿈은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이에요. 올림픽에 출전해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성적이요? 성적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냥 후회없이 마음껏 링크 위에서 연기를 펼쳐보면 좋겠어요. 그러면 행복할 것 같아요."

2008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김나영 선수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지 좋은 성적에 대한 기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부상을 딛고 다시금 날아오른 열여덟 살 피겨스케이터 김나영 선수에겐 자신의 소중한 꿈을 찾아 전진해 나가는 열정어린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는 김나영 선수를 지켜보는 피겨팬들의 마음은 설레고 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향한 꿈, 열 여덟살 김나영 선수의 꿈은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했기에.

열여덟살 신나희 "세계 주니어 대회,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 보일래요"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국가대표 신나희(18.대구 경명여고)선수.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국가대표 신나희(18.대구 경명여고)선수. ⓒ 곽진성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2월25일~3월2일)는 한국 피겨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06년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김연아 선수가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던 대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2008년에도 피겨팬들이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대한 기대만큼, 피겨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있다. 김현정, 김민석 선수와 함께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신나희(18·경명여고)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2일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신 선수 본인 역시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임하는 기대가 남달랐다. 기대 어린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말한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실수없이 경기를 잘 끝마쳐서 좋은 모습으로 웃고 싶어요."

 2008 동계체전에서 피겨스케이팅 신나희 선수를 응원하는 펼침막

2008 동계체전에서 피겨스케이팅 신나희 선수를 응원하는 펼침막 ⓒ 곽진성


세계 대회를 앞둔 신 선수는 일산과 태릉을 오가며 막바지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겨 대회를 위해 대구에서 전담 코치와 함께 올라와 생활하고 있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어려운 점보다는 즐거운 점이 많다고 말한다. 일주일 내내 훈련으로 가득찬 스케줄 속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대구에서 올라와 생활하지만) 힘들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훈련이 조금은 힘들지만, 코치님하고 같이 쉬는 날 이것저것 놀러다니면 기분이 좋아져요."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 신 선수는 쇼트 프로그램 음악인 버터플라이와 프리스케이팅 음악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버터플라이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모두 밝은 분위기의 곡, 신 선수는 시합때 경쾌하고 발랄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음악의 느낌은 발랄해요. 그래서 즐겁고 기분좋게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시합때도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2008 동계체전 프리스케이팅 신나희 선수

2008 동계체전 프리스케이팅 신나희 선수 ⓒ 곽진성


즐거운 연기 음악처럼 신 선수의 성격도 밝고 유쾌한 편이다. 항상 긴장된 경기에 임해야하는 피겨스케이터이지만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은 밝은 표정으로 많은 피겨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기에서 좋지 못한 성적이 나올때면 힘들지만 속으로 꾹꾹 이겨내는 편이에요.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었으면 하고 속으로 생각하죠."

밝은 성격의 신 선수는 최근 방송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얼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런 팬들의 관심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신 선수는 오히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팬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에요.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죠."

 2008 동계체전, 경기를 앞둔 신나희 선수.

2008 동계체전, 경기를 앞둔 신나희 선수. ⓒ 곽진성


"현재 몸상태는  나쁘지 않아요. 부상이나, 그런 것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그런데 한 가지 슬럼프가 있어요. 올해 열린 대회에서 쭉 4위를 기록했거든요. 슬럼프를 딛고 주니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실수 없이 잘해내고 싶어요."

주니어 세계 대회를 앞둔 신 선수에게는 작은 슬럼프가 있다. 2008년 열린 국내대회에서 연이어 4위를 차지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KB 챔피언십 4위, 랭킹대회 4위). 하지만 그녀는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서 슬럼프를 이겨낼 것이라 다짐한다.

 동계체전 당시 신나희 선수, 긴장된 표정으로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동계체전 당시 신나희 선수, 긴장된 표정으로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 곽진성


마지막으로 신 선수는 어떤 선수를 좋아하느냐는 필자의 물음에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말한해준다.

"저는 사라휴즈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사라휴즈는 2002년 솔트레이트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경기 당시 혜성처럼 등장해 금메달을 따낸 선수이다. 당시 사라휴즈는 아름다운 연기로 관객들을 무대에 빠져들게 했고, 완벽한 기술로 심사위원들을 감탄하게 했다. 이 꿈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인 사라휴즈, 하지만 그가 우승을 이뤘던 것은 단지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수없이 땀흘린  '열정'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2008년, 꿈같은 우승을 이뤄낸 사라휴즈의 이름은 이제 팬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졌지만 신 선수의 기억 속에서 사라휴즈는 최고의 선수로 선명히 남아 있다.

신 선수는 그녀의 아름다운 레이백 스핀, 그리고 뜨거운 열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본인 역시 그런 선수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2008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를 앞둔 신나희, 열여덟살 피겨 요정 신나희는 지금 또 다른 사라휴즈를 꿈꾸며 비상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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