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1일 KIA에서 임의탈최 조치를 받은 김진우는 최근 지인을 통해 훈련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하고 잠적한지 4개월 만에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스포츠조선>(11월 30일)

 김진우

김진우 ⓒ KIA 타이거즈

KIA 김진우(25)가 다시 복귀하고 싶단다. 야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소식은 김진우 본인이 아니라 측근을 통해서 알려졌다. 그 측근이 가까운 친척인지, 아니면 친구인지 그것도 아니면 선후배 사이인지는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 복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의 복귀소식이 달갑지 않는 이유이다.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KIA 타이거즈에 입단할 때만 해도 그에게 거는 기대는 엄청났다. 얼마나 기대가 컸으면 타이거즈 영구결번인 `18'(선동열)을 취소하고 그에게 그 번호를 물려주자는 말들이 나왔을까. 하지만 김진우는 그 엄청난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누구탓을 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의 발로 차버린 것이다.

혹자들은 김진우의 가정사를 들먹이며 그의 슬픔을 아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 사람 중, 살면서 가정에 크고 작은 문제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우리 주변에는 소년소녀 가장이 주위의 도움 없이 성장하여 성공한 사람도 많으며, 선천적으로 몸이 불편한데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 전문가가 된 사람 또한 많다. 이들이라고 살면서 좌절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겠는가.

사람들은 누구나가 자기 자신이 처한 현실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김진우는 오히려 부모님이 선물해준 선천적인 신체조건을 물려받았고, 야구 선수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 제공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잊은채, 괴롭다며 그리고 힘들다며 문제를 일으킨다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가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을 때, 그리고 좋지 않은 일이 터질 때마다 그를 변호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런 심정은 이해가 간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이니 모든 게 예뻐보이고 모든 걸 감싸주고 싶은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김진우가 선수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정신적인 마인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구단에 먼저 밝히고 언론에 나오는 게 순리

 김진우

김진우 ⓒ KIA 타이거즈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진심으로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면, 지인이 아닌 본인 스스로 구단을 찾아가 복귀각오를 밝혀야 하는 게 옳은 행동이 아닐까.

대범하지 못하게 뒤에 숨어서, 그것도 그 중요한 복귀문제를 다른 사람 입을 통해 전달했다는 게 과연 `정신 차린 김진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는지.

또한 아직 구단에서는 물론 소속 KIA 선수들 중 김진우와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 역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중요한 문제는 구단에 먼저 밝히고 언론에 나와야 순리지, 아직 구단에서는 그에 대한 말을 꺼낸 적도 없는데 언론에서 먼저 나와 버렸다.

떡줄 놈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신 꼴이다. 어떤 경로로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사 끝에 '김진우는 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는 구단의 코멘트는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2군 훈련장에서 자기 멋대로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도 모자라, 광주 모 지역 술집에서 그를 자주 보았다는 KIA 팬들의 제보가 있었다. 또한 운동선수가 자기 몸 하나 관리를 못해 프로입단 이후 루키시즌(2002년)을 제외하곤 단 한 시즌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올시즌 김진우가 등판한 경기 때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있을 때 언론에서 나온 기사들을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닐진데 모든 언론에서는 한결같이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란다.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란 어떠한 정확한 이유 없이 심리적인 게 원인이다.

김진우가 만약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면 왜 커브공은 스트라이크를 넣는데, 패스트볼은 제구가 안되었던 것일까.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 아니라, 훈련부족이란 말이 더 정확하다.
직구 제구력 불안은 하체 밸런스가 불안하거나 하체 힘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크다. 밑이 불안하니, 위에서 공을 던지는 릴리스 타점이 일정할리가 없지 않는가. 그래서 공이 들쑥날쑥 하면서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안되어 스트라이크를 못던진 거다.

김진우의 훈련량을 알아보려면 그의 체중을 보면 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것이다. 그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그를 보고 KIA 팬들은 '5년을 속았다.`이번에는 다르겠지. 올시즌에는 포텐셜을 폭발해 주겠지' 하며 기다렸다.

그 동안 몸 관리 소홀히 해 팀에 피해 줘, 일방적 피해자 아냐

좀 가혹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자. 김진우는 지금동안 팀 화합문제를 빼고도 3명의 감독 운명을 좌우했던 선수다. 2003년도에는 부상을 이유로 풀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승차로 따지면 당시 KIA는 현대에 반 게임차 2위인데(당시에는 승률제가 아닌 다승제) 만약 김진우가 딱 1승만 더 올려주었으면 KIA는 1위를 했을 것이다.

아니, 몸 관리를 동계훈련 때부터 제대로 해, 풀시즌을 뛰었다면 넉넉하게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말일 것이다. 2004년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얼굴을 1군 무대에서 보지 못하고 있을 때 팀 성적은 5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그 와중에 김성한 전 감독이 경질되었다.

2005년도 역시 그가 온전하게 뛰었다면 최소 꼴찌는 안 당했을 거다. 2006년도도 마찬가지다. 비록 팀은 한기주, 윤석민의 돌려막기로 간당간당 4위는 했지만 그가 제대로 한시즌을 보냈더라면 4위가 아닌 더 높은 곳에 올라와 있는 팀 순위를 볼수 있었을 것이다. 2006년은 너무나 많은 사건사고가 있어서 하나하나 나열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결국 올시즌 임의탈퇴로 사실상 선수생활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의 글이 너무 가혹했나.

하지만 본인이 가정사로 힘들다며 방황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을 때, 그를 투수운영의 중심에 놓고 팀을 이끌어 가려던 감독들이 시즌 초반부터 김진우 때문에 착오를 일으킨 피해에 대해서는, 이전 감독들에게 뭘로 보상할 텐가.

자꾸 본인 스스로 피해자라고 하는 뉘앙스를 풍기지 마라. 그동안 언론에 나오지 않았던 사건들도 구단에서 막아주려고 수없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입이 백 개라도 할말이 없는 선수다.

KIA라는 팀이, 내가 운동을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하기 싫으면 자기 맘대로 나가도 되는 곳인가. 2군에 있는 선수들은 1군에 올라오려고 배고픈 빵(실제로 기아 2군 경기장 점심식사는 콜라 하나와 햄버거 달랑 하나다)을 곱씹으며 누가 알아주지도 않은 곳에서 그렇게 피땀 흘리며 노력하는데, 김진우는 스스로 자초한 문제로 인해 2군에 있다는 사실마저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일까. 짧은 2군 생활을 참지 못한 그를 보며 아마도 팀 동료들은 배부른 투정 이상의 감정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삼고초려(三顧草廬)란 말이 있다.하지만 삼고초려의 주객은 바뀌어야 한다. 구단이나 팬이 마음으로나마 김진우에게 찾아가 사정을 하는(아직도 그를 기다리는 팬은 많다) 우스운 꼴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그가 역으로 팬들에게 삼고초려를 해야 하는데,대체 지금 그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만약 KIA 타이거즈가 내년 선발진이 풍부하다면 과연 김진우 복귀를 갈망하는 팬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팀 전력이 약하니 김진우를 데려와야 된다는 이 논리도 참 눈물겨운 논리다. 그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말이다. `요즘 같아서는 KIA 타이거즈 팬 하기 힘들다' 라는 어떤 팬의 푸념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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