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다가오는 9월 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이날만큼은 태권도 탄생을 축하하고 화합하는 날이다. 그런데 이날 태권도 종주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는 준비된 공식 행사는 없다. 종주국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과 국기원(원장 엄운규),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 KTA) 등 태권도 3대 단체는 연초부터 기념행사를 위한 실무회의를 가졌다. 전국 1만5천여 명의 태권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린음악회 콘서트를 관람하고 거북이마라톤대회, 우수 태권도인 포상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단체별로 잡음들이 일어나면서 진행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KTA는 최근 승부조작설 파문에 휩싸이면서 스스로 자정하자는 의미에서 특별행사 계획을 철회했다. WTF는 일정을 맞추기가 힘들고 국기원은 타 단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애초 계획한 행사들은 예산(5억6천만원)상 추진하기 힘들다는 갖가지 입장들을 내놓았다. 결국 행사를 한 달여 앞두고 사전 준비계획이 모두 취소되었다. 애초 태권도계 일부에서는 태권도의 날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들여가면서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못하다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국내에 많은 일선 태권도 지도자 및 수련생들이 태권도의 날이 언제인지 어떤 의미에서 제정되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태권도의 날은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된 날을 기념, 지난해 7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WTF 정기총회에서 제정되었다. 이에 WTF는 지난해 9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개막식에 맞춰 태권도의 날 선포식과 심벌 공개, 기념우표 발매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때도 역시 대회 참가자와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태권도인들은 이날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르고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한 태권도 중진은 "태권도의 날이 있다면 최소한 태권도인들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냐"며 "많은 예산을 들여 보기 좋은 행사를 여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일선 도장에서 자체적으로 의미(태권도의 날)를 되새기도록 홍보 프로그램이라도 전달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태권도의 날인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국군체육부대에서 건군 59주년을 기념해 '제16회 국방부장관기 태권도대회'가 개최된다. 그러나 태권도의 날을 기념한 특별 행사는 별도로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에는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대순, TPF)과 한국여성태권도연맹(회장 이등자)이 공동으로 '2007 전국청소년태권가족페스티벌'을 KBS 88체육관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는 조부모, 부모, 형제 등 온 가족이 함께 어울려 펼치는 태권도 문화축제로 태권도의 날 행사까지 겸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며 태권도인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던 태권도 단체들이 태권도인들과 약속을 어겼다. 그렇다고 태권도의 날이 지난 건 아니다. 아직도 닷새가 남았다. 화려한 조명 아래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한바탕 축제를 갖는 것도 좋지만, 전국 1만여 태권도장에서 자체적으로 수련생들과 태권도의 날을 되새기는 것 또한 이날의 의미를 더욱 크게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IMG2@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무술전문미디어 <무카스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카스뉴스 : www.mookas.com]
태권도 기념일 올림픽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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