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 구단이지만, 최근 성적은 '명문 구단'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LG는 김성근 감독(SK 와이번스)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2년을 마지막으로 지난 4년간 한 번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작년엔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LG보다 오랜 기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 밖에 없다.

이에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 유니콘스를 네 번이나 우승시킨 '여우' 김재박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선장을 바꾼 '쌍둥이호'는 4위(37승 36패 4무)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오랜만에 '가을에도 야구하는' 꿈을 꾸게 됐다.

김재박 감독, 대대적인 투수진 개편으로 상위권 진입 성공

▲ 이대형은 올 시즌 LG의 최고 '히트상품' 이다.
ⓒ LG 트윈스
LG는 최근 2년간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였다. 프로야구를 휩쓸던 투고타저 열풍이 야속하게도 LG 마운드만 비켜간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재박 감독도 부임하자마자 투수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로부터 박명환을 영입했고, 삼성 라이온즈와 재계약을 하지 못한 팀 하리칼라와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해외파' 봉중근까지 선발진에 합류시키면서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했다. 2003년 탈삼진왕에 빛나는 이승호가 4선발로 내려가고, 작년 팀내 최다승 투수였던 심수창은 불펜으로 밀려 났을 정도.

특히 작년 후반기부터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우규민은 전반기에만 21세이브를 따내며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세이브 부문에서 당당히 선두에 올라 있다.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몇몇 선수들의 얼굴이 바뀌긴 했지만 무엇보다 시즌 전에 구상했던 투수 운용의 틀을 깨지 않고 전반기를 보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병규(주니치 드래곤즈)가 빠진 타선에서는 단연 '슈퍼 소닉' 이대형이 돋보였다. 시즌 초반부터 LG의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대형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안타(81개)와 득점(43득점), 도루(37개·전체 1위)를 기록하며 LG 타선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노장 듀오' 이종열(타율 .283 2홈런 37타점)과 최동수(.300 6홈런 27타점)는 '회춘타'를 때려내고 있고,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조인성(.301 8홈런 28타점)도 데뷔 후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다만 45개의 팀 홈런(7위)이 말해주듯,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점은 LG 타선의 감추고 싶은 약점이다. 전반기가 끝난 현재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선수를 한 명도 보유하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하다(팀내 홈런 1위 박용택은 9개를 기록했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리면 포스트시즌 티켓이 온다

▲ 전반기 막판에 부활한 이승호는 후반기 LG의 키플레이어다.
ⓒ LG 트윈스
하늘 끝까지 올라갈 듯 하다가도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는 놀이동산에서 가장 스릴있는 놀이기구지만, 패넌트레이스를 치르는 프로야구 팀은 절대 타면 안된다.

LG는 전반기에 3연승 두 번, 4·5·6연승이 각각 한 번씩 있었지만 4연패를 무려 다섯 번이나 당하며 롤러코스터의 스릴을 마음껏 즐겼다(?). 연승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기세를 올리다가도 연패의 늪에 빠지면 거세게 불던 '신바람'은 온데 간데 없다.

LG가 전반기 내내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선발 투수들의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초반에 기세를 올리던 봉중근은 지난 5월 4일 두산전에서 안경현과의 빈볼 시비 이후 급격히 구위가 떨어졌고, 경기마다 투구 내용을 종잡을 수 없었던 하리칼라는 결국 퇴출당했다.

좀처럼 제구력을 잡지 못한 이승호는 사사구를 남발했고, 믿었던 박명환마저 무더위와 함께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이승호가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에서 선보인 14이닝 무실점의 호투와 새로운 외국인 선수 크리스 옥스프링의 가세는 후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선발진만 다시 안정을 찾는다면 LG는 후반기에 다시 어지러운 롤러코스터에 승차할 필요가 없다.

전반기에 4위를 기록한 LG는 2위 두산과의 승차가 3경기에 불과하지만, 7위 롯데와의 승차도 4경기밖에 벌어지지 않았다. 5할을 갓 넘긴 승률로 순위 싸움의 중심에 있는 LG는 20일부터 시작될 후반기 판도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팀이다.

현대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 11년 동안 무려 8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김재박 감독이 올해도 친정팀의 선수들을 거느리고 다시 한 번 '가을 잔치'의 초대권을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7-07-17 19:0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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