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올림픽 남자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어떤 나라도 이루지 못한 무실점 전승 우승의 위업이었다. 우리 시간으로 28일 낮 아테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비엘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테베즈의 결승골로 파라과이를 1:0으로 물리쳤다. 여섯 경기 전승에 17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골잡이 테베즈의 활약은 결승전에도 그칠줄 몰랐다. 17분, 미드필더 로살레스가 오른쪽에서 감아 올려준 것을 재빠르게 마중 나가 오른발로 굴려넣은 것.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파라과이의 문지기 디에고 바레토를 따돌리는 유연한 오른발 놀림도 뛰어났지만 수비수 가마라와 만주르 사이를 비집고 뛰어들어온 순발력은 발군이었다.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사자의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 여덟 번째 골을 터뜨려 득점왕을 굳힌 테베즈는 전반전 끝무렵에도 파라과이 페널티지역 왼쪽 45도 각도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문지기 바레토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의외의 실점에 당황한 파라과이는 전반전 중반 이후 오른쪽 날개 공격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반격을 펼쳤지만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골잡이 카르도소의 빈 자리가 커 보였다. 48분,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 와일드카드 킬리 곤잘레즈의 반칙으로 얻은 정면 프리킥을 토레스가 왼발로 감아찼지만 무실점 연승을 이어온 아르헨티나 문지기 룩스의 오른쪽 몸날림에 잡혔다. 60분,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를 문지기 바레토의 선방으로 막아낸 파라과이는 후반전 중반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72분, 히메네즈와 2:1 패스를 주고 받은 피게레도는 아르헨티나 골문 바로 앞에서 수비수 마스체라노와 에인세를 보기 좋게 따돌리고 문지기 룩스와 혼자서 맞서 오른발 바깥쪽 슈팅을 구사했는데, 그만 룩스의 놀라운 순발력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역시 무실점 전승 우승팀의 문지기다운 빼어난 몸놀림이었다. 파라과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전에만 두 선수가 퇴장당해 따라가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66분, 아르헨티나의 특급 미드필더 D 알레산드로의 빼어난 드리블을 막던 수비수 마르티네즈가 고의적인 반칙으로 경고 없이 곧바로 퇴장당했고, 82분에도 공격수 피게레도가 왼쪽에서 올라온 공을 골문 정면에서 솟구쳐 올라 손을 대는 바람에 바사라스(그리스) 주심으로부터 두 번째 경고를 받고 쫓겨났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과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 두 번의 은메달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아르헨티나는 이로써 무실점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감격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덟 골의 테베즈를 빼놓고 아르헨티나를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이 위업이 이루어지기까지 로베르토 아얄라와 가브리엘 에인세라는 수비수의 활약도 눈부셨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뚝심 있는 지도력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 28일 새벽 이탈리아와 동메달을 놓고 겨룬 이라크는 눈물겨운 투혼으로 이탈리아에 맞섰지만 경기 시작 후 8분만에 이탈리아의 골잡이 질라르디노에게 결승골을 내줘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덧붙이는 글 ※ 우승팀 아르헨티나의 올림픽 본선 경기 결과
◎ C그룹 예선
★ 아르헨티나 6 : 0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득점] 델가도,킬리 곤잘레즈,테베즈2골,에인세,로살레스
★ 아르헨티나 2 : 0 튀니지
[득점] 테베즈,사비올라
★ 아르헨티나 1 : 0 호주
[득점] D 알레산드로
◎ 8강전
★ 아르헨티나 4 : 0 코스타리카
[득점] 델가도,테베즈3골
◎ 4강전
★ 아르헨티나 3 : 0 이탈리아
[득점] 테베즈,루이스 곤잘레즈2골
◎ 결승전
★ 아르헨티나 1 : 0 파라과이
[득점] 테베즈

* 뉴스독립군이 만드는 '인천뉴스'에도 보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