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하나임을 자처하면서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엄청난 오바(over)와 눈속임이 만연하고 대다수가 이를 인정하면서도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리고 열렬한 응원과 환호성이 존재하는 '대중 오락'인 WWE..

1월 23일 미국의 스포테인먼트(가칭)<스포츠+엔터테인먼트> WWE가 잠실 학생 실내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관중들의 목이터져라 외치는 환호는 과연 이곳이 한국인지를 의심 할 정도로 대단한 열기였다. 한 장에 16만원하는 입장권은 발매 하루만에 모두 동이나서 인터넷 경매싸이트에서 70만원에 팔리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왜 이처럼 미국의 WWE가 우리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 WWE의 한국투어 모습
ⓒ 국창민

국내 WWE동호인은 약 50만명정도 잠재고객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에서 중계방송 하는 iTV, SBS Sports 내의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라고 일컬어지는 WWE의 한국내에서의 인기의 비결을 벤치마킹해서 우리 나라 프로 레슬링의 재도약을 바라고자 이번 기사를 작성한다.

완벽한 스토리 라인이 존재

'프로레슬링은 쇼다'. 우리 나라의 어느 레슬러의 이같은 발언으로 우리 나라의 프로 레슬링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WWE는 쇼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WWE는 아주 잘 짜여진 쇼다. 이제 레슬링이 쇼라는 이유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각본은 짜여져 있지만 팬들의 재미를 위해서 더 많은 흥미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WWE에서는 쇼라는 의미를 우리가 생각하는 TRICK이나 CHEAT가 아닌 ENTERTAINMENT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WWE의 모든 경기의 승패는 경기전에 이미 결정되어있다. 하지만 이것을 문제삼는 팬들은 거의 없다. WWE에서는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영웅을 등장시키고 예전의 흘러간 스타들은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도와주면서 팬들의 관심을 계속적으로 붙잡고 있다. 악역을 하는 선수가 선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면서.. 물론 그러한 모든 과정이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팬들은 그런것에 상관없이 몸을 사리지 않은 선수들의 고난위도 묘기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볼거리 제공

'Can you dig it sucka!!!', 'Holla if ya here me!!'.
이같은 말들은 WWE의 팬들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WWE의 팬들은 레슬링 경기만을 즐기는게 아니다. 그들의 의상, 테마음악, 조명, 특유의 제스체 등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즐긴다.

WWE는 이처럼 선수 개개인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하고, 팬들은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열광을 한다. 이런 볼거리는 남자선수들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WWE는 여자 선수들을 등장시켜 경기력뿐 아니라 수많은 남성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물론 여성의 성을 상품화시킨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성 레슬링도 레슬링 경기의 일부분으로 본다면 큰 무리는 없을듯하다.

마케팅 능력

이번에 있었던 극동투어 한국방문은 오직 현장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경기였다. WWE에서 TV중계를 하지 않고 오직 현장에서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렇기에 1만5천장의 티켓이 발매 하루만에 매진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에 가지 못했던 수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다음에 WWE 한국방문때는 무슨일이 있어도 갈 것이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WWE에 관련된 인터넷 게시판에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그들은 철저한 그들만의 마케팅방법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캐릭터화한 선수들은 모두가 상품 가능한 상품(?)의 일부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게임을 비롯해 T-Shirts, 인형, 모자. 악세서리등 자신들의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가장 시장 잠재력이 큰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머천다이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

천창욱 iTV 스맥다운 해설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프로레슬링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TV의 외면 때문입니다." 미디어가 외면하는 쇼 스포츠는 더 이상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이다.

그 당시 우리 나라의 모든 TV가 프로 레슬링방송을 외면하면서 팬들은 자연스레 AFKN에서 중계하는 WWE를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당시의 프로레슬링 팬들은 WWE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물론 WWE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헐크호건과 워리워로 대표되는 과거 WWE 전성기 시절의 엄청난 인기는 선수들의 스테로이드파동으로 인기를 잃어간게 사실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위기를 지켜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디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WWE는 우리와는 달리 미디어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갔기 때문에 지금의 WWE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한국 투어의 흥행성공으로 레슬링의 저변 확대는 물론 스폰서를 주저했던 기업체들의 시각도 상당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의 프로레슬링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호기를 우리 나라 프로 레슬링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2003-01-25 09:2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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