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를 방문한 리정만 북한대표팀 감독이 김판근 전국가대표선수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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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정만-김판근, 12년만의 재회

0... 리정만 북한축구대표팀 감독과 호주에서 사업중인 김판근(전 국가대표)씨가 뜨거운 해후의 기쁨을 누렸다.

83년 멕시코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주역중 하나인 김판근씨는 6일 오전부터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리정만 감독을 기다리다 그가 도착하자 "너무 반갑다"며 포옹하는 등 반갑게 맞이했다.

리정만 감독도 "오랜만이다. 잘 있었냐"며 환한 웃음으로 답례했고 둘은 헤어질 때까지 이야기꽃을 활짝 피웠다.

김판근씨는 출국 날짜를 미뤄가며 '형'으로 부르고 있는 리정만 감독과의 재회를 고대했는데, 이들의 인연은 82년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당시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에서 선수로 얼굴을 익힌 둘은 일본에서 열린 고베유니버시아드와 90년 10월 통일축구경기를 거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

12년전 평양에서 열린 통일축구경기 1차전을 마치고 리정만 감독이 아내를 평양역까지 데리고 나와 김판근을 소개시켜주고 선물도 준 점은 둘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는 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점심을 함께 하며 리정만 감독과 해후한 김판근씨는 "너무 보고싶어 출국도 미뤘다"며 애틋한 우정을 표시했다.

이날 '회동'에는 역시 12년 전 통일축구대회의 멤버였던 김주성 MBC 축구 해설위원과 당시 북한팀의 주장을 맡았던 윤정수 보조감독도 배석했다.

윤정수 보조감독이 김주성 위원에게 "운동장에서 함께 뛰어볼까"라며 농담을 건네자, 김 위원은 "살쪄서 못한다"며 너털웃음을 쏟아내는 등 이들 4명은 12년만의 만남을 마음껏 즐겼다.

김판근씨와 김 위원은 식사 후 북한선수단을 떠나보내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 하자"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김대중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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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히딩크와 재회

(서울=연합뉴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2개월만에 다시 만나 `그 날의 기쁨'을 되새겼다.

김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마이웨이' 출판기념회 참석 및 남북 통일축구 경기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히딩크 감독을 이날 오전 청와대로 초청, 자서전 출판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이 자리엔 월드컵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한 정몽준(鄭夢準) 이연택(李衍澤) 월드컵 조직위 공동위원장과 자서전 `마이웨이' 출간 언론사인 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 사장도 함께 초청됐다.

김 대통령은 히딩크 감독이 `마이웨이'를 선물하자 "제목이 아주 히딩크 감독에게 아주 알맞다. 강력한 소신을 갖고 우리 축구를 이끌어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서전 발간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사실 나는 그 책을 이미 갖고 있다. 친구가 책을 내면 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어제 한 권 사왔다"면서 "그러나 히딩크 감독이 준 이 책은 서명이 들어있으니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또 "한국 사람들은 히딩크 감독을 축구감독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기업이나 청소년들에게 책이 많이 읽힐 것"이라고 말한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히딩크 감독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이번에 돌아와 보니 여전히 한국 국민 모두가 월드컵 열기를 간직하고 있고 열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느꼈다"면서 젊은 선수 육성 및 지도자 양성 등 나름대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또 정몽준 회장에게는 유럽에 진출한 축구선수, K리그 상황, 남북통일축구 전망 등에 대해, 이연택 회장에게는 아시안 게임 준비상황에 대해 각각 묻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대선 예비주자인 정몽준 의원과 만나게된 것에 관심을 보였으나 청와대측은 "정 의원은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

북 선수 평균 사이즈 177cm, 70kg

0... 이번 남북통일축구경기에 나서는 북한대표팀 선수 21명의 평균 체격은 키 177cm, 몸무게 70kg으로 나타났다.

6일 북한선수단이 통보해 온 선수단 신상명세에 따르면 최장신인 183cm로 기록된 골키퍼 장정혁 등 5명과 최단신인 169cm로 기록된 한정명, 한성철 등 전체 21명 선수단의 평균 키는 176.8cm로 밝혀져 한국팀 26명의 평균 181.1cm에 비해 4.3cm 작았다.

또 체중을 보면 78kg의 수비수 서민철과 60kg의 미드필더 한정명이 각각 최중량 및 최경량 선수로 나타난 가운데 21명의 평균은 70.14kg으로 72.92kg인 한국팀보다 약 2.8kg 가벼웠다.

한편 사실상의 아시안게임대표팀으로 알려진 이번 북한선수단의 나이는 평균 21.6세로 한국의 22.2세 보다 낮았고 최고령자인 전영철(28.MF)과 서민철(24.DF) 주장 리만철(24.DF) 안영학(24.MF) 등 4명이 23세 이상의 와일드카드 후보선수인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북한선수단에 선물

0... 대한축구협회가 북한축구선수단에게 환영의 뜻을 담은 선물을 전해 주었다.

축구협회는 6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를 찾은 북한선수단 전원에게 T-셔츠, 시계, 선글라스, 넥타이 등을 선물로 전달했고, 북한선수단도 고마움을 표시하며 이를 흔쾌히 받았다.

 일 오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를 방문한 북한 대표팀 리정만 감독과 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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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히딩크 벤치 착석 몰랐다"

0... 아시안게임축구대표팀의 수장인 박항서 감독이 7일 열리는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이 벤치에 앉는다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항서 감독은 6일 NFC에서 "히딩크 감독이 벤치에 앉는다는 말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당초 히딩크 감독의 '벤치 관전'은 박항서 감독의 동의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 북선수단 환영만찬에서 히딩크 전축구대표팀감독, 정몽준 축구협회장, 리광근 북선수단장이 건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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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 벤치에 앉는다... 기술자문 자격

0... 거스 히딩크 감독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한국선수단 벤치에 앉는다.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이사는 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한선수단 환영만찬에 앞서 "박항서 감독과 협의를 한 결과 히딩크 감독이 기술자문 자격으로 벤치에 앉기로 했다"고 밝혔다.

`휠라'로 본 북한체육의 변화

0... 5일 서울에 온 북한축구 선수들이 하나같이 다국적 스포츠용품 업체인 `휠라(FILA)' 가방을 손에 들고 입국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한 북한선수들의 개인 소지품은 북한제로 보이는 플라스틱 여행용 가방 1개와 휠라 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스포츠가방 1개가 전부.

북한대표팀 물품에 외국상품의 로고가 부착돼 있다는 사실은 그러나 최근 북한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프로화 바람을 감안하면 그다지 놀랄 게 못 된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얘기다.

북한에 자본주의 상징인 상품광고가 처음 눈에 띈 것은 이미 지난해 2월이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17일 밤 정규뉴스 시간에 평양빙상관에서 열린 `백두산상 국제휘거축전' 폐막식을 방영했는데 이 화면에 링크 벽면에 붙어있는 휠라 상표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

휠라는 지난 2000년 8월 북한올림픽위원회와 계약을 맺고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선수와 코치, 임원 등 54명에게 의류와 신발, 가방 등 용품 일체를 지원했다.

북한스포츠계의 프로화 바람은 9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했다.

이는 폐쇄적인 이미지를 불식하고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복싱과 함께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가 프로화의 선두주자로 나서게 됐다.

특히 92년 7월 `프로권투협회'를 결성한 북한 복싱은 이듬해 4월 평양에서 열린 `공화국프로권투선수권대회'에 한복을 입은 라운드걸을 링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정환, 북한에서도 인기 최고

0... `북한에서 최고 인기선수는 안정환.'

2002월드컵축구대회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안정환이 북한선수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꼽혔다.

5일 오후 남북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북한 통일축구선수단은 예전과 달리 성실하고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월드컵에서의 한국 선수들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90분 내내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한국의 체력과 정신력에 대해 칭찬하며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만찬에 참석한 북한의 한 임원은 "녹화로 중계됐지만 북한 주민 대다수가 월드컵에서 한국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았다"며 "특히 안정환은 얼굴이 곱상하게 생겨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수비수 서혁철(24)도 인천공항에 입국한 뒤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며 "남과 북이 한팀을 이룬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프로축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드필더 안영학(23)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역시 안정환을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꼽았다.

또 다른 임원은 "유상철이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골을 넣는 장면이 가장 멋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영만찬에서 남측 이천수(좌)가 김영수(가운데)등 북측 선수들과 건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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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붉은색, 북한 흰색 유니폼

0... 2002남북통일축구대회에서 한국은 빨간색 유니폼을, 북한은 흰색 유니폼을 각각 입는다.

남북한 선수단은 5일 신라호텔에서 환영만찬에 앞서 매니저미팅을 갖고 양 팀 모두 주 유니폼을 입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붉은 색 상의에 짙은 청색 하의를 착용하며 북한은 상, 하의 모두 흰색을 입는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선수교체 한도를 4명으로 결정했으며 축구공은 나이키 제품으로 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지난달 금강산 실무협의때 나이키 공 10개를 북측에 전달했으며 6일 다시 20개의 공을 건넬 계획이다.

리광근 위원장, "히딩크 코칭스쿨 적극검토"

0... 5일 북한축구대표팀 단장자격으로 입국한 리광근 북한축구협회 위원장은 신라호텔에서 가진 만찬때 북한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코칭스쿨을 여는 데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만찬 중에 환담을 나눈 리광근 위원장은 정몽준 회장이 히딩크 감독의 코칭스쿨 개최에 대해 언급하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히딩크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형태이든 남북한의 통일과 북한축구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환영사에서 "월드컵 4강은 우리 민족의 뜨거운 에너지와 창의력을 보여줬다"며 "이번 경기에 이어 여자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간의 남북교류도 계속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박항서 감독의 코치가 되겠다"

0...7일 열리는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벤치에 앉기로 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기술자문역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조언자(advisor) 역할을 하고 싶다"며 "박항서 감독의 코치(assistant coach) 정도로 해 두자"고 말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리광근 북한축구협회 위원장, 박근혜 의원 등과 헤드테이블에 앉았던 히딩크 감독은 만찬 도중 테이블을 돌아 다니며 북한 관계자들과 선수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고 어깨를 두드리는 등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히딩크 감독은 7일 경기에 대해 "경기에서는 어느 팀이든 이기겠지만 결국 승자는 남북한의 보통사람들일 것"이라며 "남북화합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 이 경기를 참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유럽-코리아재단 주최로열린 남북통일축구 북측선수단 환영만찬에서 박근혜이재단사, 리광근 북단장, 히딩크 전대표팀감독, 김태식국회부의장, 정세현 통일장관, 정몽준축구협회장등 참석자들이 대회상징물의 베일을 벗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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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방송, 축구선수단 서울 도착 보도

0... 남북 통일축구경기대회에 참가할 북측 선수단이 5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비행장에서 한국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남측 체육관계 성원, 축구선수, 서울 시민이 우리(北)측 축구선수단을 동포애의 정으로 따뜻이 맞이했다"고 전했다.

중앙방송은 박 대표가 환영의식에서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면서 이에 대해 리광근 단장은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성과적으로 진행해 겨레에 새로운 기쁨을 안겨주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방송은 "이날 저녁 우리측 축구선수단을 위하여 박근혜 대표가 연회를 차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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