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에서 이런 글이 나온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렇지만 이번 여름 오아시스를 보고 싶다면 사막이 아닌 극장으로 가자.

▲ 설경구, 문소리, 이창동 감독
ⓒ 배을선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이 2년만에 새 영화 <오아시스>로 관객들과 조우한다. 별 볼일 없으면서 별을 세 개를 단 남자 홍종두(설경구)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한공주(문소리)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인 <오아시스>의 언론시사회가 열린 29일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러나 영화는 따뜻했다. 이번 여름, 가슴을 채워줄 영화 한 편을 만나고 싶다면 <오아시스>를 추천한다.

시사회에서 바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동 감독은 "<오아시스>는 희망보다는 사랑을 성취하는 이야기이며 사랑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삶의 모든 것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오아시스라는 말을 흔하게 쓰지만 (이 단어가) 품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모른다"면서, "사랑이라는 환타지가 무엇인지, 누구나 삶에 사랑이 필요하듯 의미 있는 환타지인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오아시스>를 찍게 된 동기를 밝혔다.

▲ 왼쪽으로 <오아시스>를 기획, 제작한 명계남 씨
ⓒ 배을선
뇌성마비 장애인을 연기하느라 촬영 도중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던 문소리는 "실제 장애인들과 친구가 되어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눈'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한 '눈'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안구의 위치가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보인다. 세상이 달라보이니 집중이 잘 되어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별 볼일 없는 남자 홍종두를 연기하기 위해 18킬로그램을 감량하고 추운 겨울에 반팔과 맨발로 돌아다녔던 설경구는 "<박하사탕>으로 상도 받고 해서 좋았지만 그로 인해 아직도 <박하사탕>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면서, "문소리가 분한 한공주와 함께 연기하면서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당황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장애인 한공주가 단지 '발랄한 아가씨' 정도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8월 15일 개봉한다.
2002-07-30 18:4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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