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위전이 펼쳐지는 한국과 터키전을 보기 위해 대형스크린이 마련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하 광장)에는 경기 시작전 7시간부터 시민들이 모여 나와 거리응원전에 동참을 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시내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ㅎ화장품 소속의 차량들은 20여대의 차량에 나눠탄 채 '코리아 파이팅'이라고 적힌 빨간 깃발을 들고서 시내 곳곳을 누비면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색적인 진풍경도 목격되었다.

빨간 차에 흰색의 태극기를 차에 두른 채 거리를 돌면서 자사의 홍보를 하고 있는 ㅎ화장품은 카메라까지 동원하면서 이색적인 이벤트로서 눈길을 끌기까지 했다. 광장에는 대한한공 직원들이 나와 서울로부터 직접 공수된 생수를 응원 나온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김형철 담당자(D항공 대구지점)는 "지난 한국과 독일 전에도 우리가 한국팀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생수를 나눠주었다"고 전하면서 "이번 3, 4위전을 맞는 대한민국 팀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회사 차원에서 무료로 생수를 지급하게 된 것이다"고 하였다. 이날 길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나눠준 생수는 200박스로 대략 1만여개의 생수가 공급되었다.

광장에는 또 다른 응원인파 못지 않게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는데, '부킹'부터 냉면집 광고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응원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독특했다. 한 콜라 업체는 월드컵의 영향을 의식해서인지 길거리 캠페인을 나와 무료 음료 시음회를 마련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자신들이 싸온 김밥 도시락을 꺼내놓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가 하면 친구들과 함께 얼굴에 붙일 페이스 페인팅의 조각들을 붙여가면서 응원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또 서울로부터 내려온 듯한 방송국과 지방 방송국도 앞다퉈 촬영준비를 서두른 채 광장의 응원 인파들을 스케치하느라 분주했다. 반면 범어로 일대는 교통체증이라는 이유로 인해 개방하지 않게 되자 시민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고, 일부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광장을 서성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었다.

아무튼 지역의 시민들은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형편에 놓인 사람들은 TV나 대형스크린이 마련된 곳이라면 미리부터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앞다퉈 준비해온 신문지나 돗자리를 깔면서 자리경쟁을 벌이는 진풍경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남북 서해해상에서 교전이 있었다는 뉴스를 아직 접하지 못했던지 사람들은 비교적 응원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잠을 청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구와 열심히 통화를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앞으로 남은 4시간 가량의 여유로움과 평온함도 곧이어 펼쳐질 한국과 터키전의 마지막 결전으로 인해 대구는 온통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어가고 있다. 결과를 떠나 여러 시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열정만큼이나 형제나라인 터키와 한국적인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 속에 아름다운 이야기 꽃이 훈훈하게 펼쳐지는 값진 날이 되어지길 소망해 본다.
2002-06-29 15:47 ⓒ 2007 OhmyNew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