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3 22:00최종 업데이트 22.05.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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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이 6.1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인 12일 부산시의회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 김보성

 
[검증대상]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세계 원전 대개 80년, 100년 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 계속 운전 문제와 관련해 "대부분의 세계의 원전들도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없다. 대개 80년, 100년을 쓴다"라고 말했다(관련기사 : [인터뷰] 박형준 "고리2호기 노후화? 세계 원전도 80년·100년 쓴다" http://omn.kr/1ywx8).


그러자 박종권 탈핵경남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1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영남권 환경단체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93개 원전을 다 검토해보니 가장 오래된 원전이 60년이고, 80~100년 원전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관련기사 : "박형준, 100년 원전 어딨나" 더 커지는 고리2호기 논란 http://omn.kr/1yzr3).

실제 박형준 후보 주장대로 세계적으로 원전을 80년, 100년 쓰고 있는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미국, 80년 연장 사례 있지만 경제성 문제로 조기 폐쇄하기도

우선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에서 원자력발전소가 처음 건설된 건 지난 1950년대여서 80년 이상 된 원전은 존재할 수 없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도 1970년 전후에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60년도 되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4월 4일 기준으로 전 세계 33개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는 441기이고, 199기가 폐쇄됐다. 중국과 러시아의 신규 건설 영향으로 원자로 수는 2013년부터 계속 증가했지만, 2018년 이후 일본과 미국이 각각 9기와 3기 가동을 중단하면서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세계원전정책 동향 업데이트',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2022.4.29).

현재 운전 중인 원자로의 평균 가동연수는 31.4년이고, 40년 이상 50년 미만이 113기(25.6%), 50년 이상은 20기(4.5%)에 불과하다.
 

현재 운전 중인 전세계 원자로의 평균 가동연수는 31.4년이고, 40년 이상 50년 미만이 113기(25.6%), 50년 이상은 20기(4.5%)에 불과하다. 60년 이상 가동된 원자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 에너지경제연구원,'세계원전정책 동향 업데이트',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2022.4.29 ⓒ 에너지경제연구원

 
다만 1970년대 지은 노후 원전이 많은 미국의 평균 가동연수는 40년 정도로, 전 세계 평균보다 10년 정도 많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설계수명 40년을 넘은 원전의 허가 기간을 최대 80년까지 두 차례 연장한 사례도 일부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허가 기간을 기본 40년에서 20년 한 차례 연장한 원자로는 전체 93기 가운데 85기에 이르고, 이 가운데 1972년부터 가동한 서리 원전 1, 2호기 등 6기는 두 차례 연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6기의 면허를 80년까지 연장했지만 안전 기준에 맞추려면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실제 80년까지 운영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미국 원전은 대부분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데 최근 몇 년간 천연가스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져 수명 연장 허가를 받고도 스스로 폐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8년 7월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2016년 사이 미국에서 원자로 6기가 조기 폐쇄했고, 6기가 조기 폐쇄할 예정이었는데 대부분 경제적 이유였다. 키와니 원전은 2033년까지 60년 면허를 받았지만, 지난 2013년 5월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 경제적 이유로 조기 폐쇄했고, 역시 2033년까지 가동할 수 있었던 포트 칼훈 원전도 지난 2016년 10월 비슷한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국 원전 조기폐쇄 사례와 시사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2018.7.27).

독일은 3기 남기고 모두 폐쇄... 일본도 후쿠시마 이후 21기 폐쇄

유럽에서는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원전 수명 연장 포기 사례가 늘고 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의 경우 지금까지 30기의 원자로를 폐쇄해 단 3기만 남았으며, 올해 안으로 모두 폐쇄할 예정이다. 영국도 지금까지 34기를 폐쇄해 11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기도 2030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원자로 4기를 모두 폐쇄했다.

일본은 40년을 기준으로 1회에 한해 20년 연장해 최대 60년 가동할 수 있는데, 후쿠시마 사고 이후 54기 가운데 21기를 폐쇄해 33기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25기가 적합성 심사를 신청해 13기가 통과됐는데 40년 이상 된 노후 원전 3기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는 2022년 5월 현재 24기를 운영 중이고,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등 2기를 폐쇄했다. 이 가운데 1983년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도 설계수명 40년이 다 돼 수명 연장 심사 대상이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의 임기 중 중복(2회 신청 가능) 6기를 포함해 18기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리원전 2호기를 둘러싸고 부산, 울산, 경주, 경남 등 영남권 환경단체들이 19일 부산 시청광장에서 "수명연장 반대, 폐쇄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이헌석 위원장은 "원전의 핵심 부품인 원자로의 설계 수명은 통상 40년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고리1호기가 설계수명 30년에서 10년을 더 연장해 40년을 채우고 폐쇄했고 현재 고리2호기도 설계 수명 40년이 다 된 상황"이라면서 "설계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고 안전 기준도 40년 전과 다른데, 일부 보완해서 쓰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원전업계 종사자는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계속 운전을 80년까지 허가했고, 유럽에서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려고 새로운 원전 건설보다 계속 운전을 늘리는 추세"라면서 "전 세계 운영 원자로 400여 기 가운데 80년까지 연장한 건 아직 소수여서 일반적인 추세로 보기는 어렵지만, 원전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에서 (80년 연장을) 시도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형준 후보 "최신 기술로 지은 원전 말한 것"... <조선> '전망' 인용

박형준 후보는 23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내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은 최근에 보도되었던 한 언론사의 사설을 참고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조선일보>는 지난 4월 21일자 사설(원전 '수명 연장'이란 말 자체가 틀려, '면허 연장'이 맞는다)에서 "우리 원전 운영 초기에 1차 허가 기간을 30년, 또는 40년으로 정했던 것도 기술과 경험 부족한 당시에 1차 면허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았던 것"이라면서 "최신 원전들은 1차 허가 60년을 기본으로 하고, 20년씩 두 차례 연장으로 100년 가동까지 전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고리 2호기의 설계수명은 40년이지만, 지난해 7월 조건부 허가를 받고 상업운전을 준비 중인 신한울 1호기를 비롯한 1400MW급 가압경수로형 원전의 설계수명은 60년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새로 건설돼 가동 중인 신형 원전이 없어, 지금으로선 <조선> 사설은 전망일 뿐이다.

'미국도 아직 80년, 100년 된 원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박 후보는 이날 "미국 사례를 들어 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언론 보도에도 있었듯이 최신 원전 기술로 지어진 원전은 대개 80년, 100년 쓴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지난 13일 KBS 부산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는 "전 세계 대부분의 원전이 30~50년을 다 그렇게 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에 "과거 기술로 지어진 원전의 경우 30년에서 50년을 사용하고 더러 60년까지 쓰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렇듯 박 후보는 '최신 기술로 지어진 원전'과 '과거 기술로 지어진 원전'을 구분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언론 인터뷰와 TV 토론회에서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오해가 발생했다.

[검증결과] "세계 원전 대개 80년, 100년 쓴다" 발언은 '대체로 거짓'

세계 원전 역사는 60년 정도에 불과해 현재 80년, 100년 사용하는 원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 원전 441기의 평균 가동연수는 31.4년이고, 50년 이상된 원전은 20기로 4.5%에 불과하다. 노후 원전이 많은 미국의 경우 최대 80년까지 허가 기간을 연장한 사례는 있지만, 경제성 문제로 조기 폐쇄하는 경우도 있었고, 독일, 일본 등에서도 탈원전 정책으로 수십 기를 폐쇄했다. 따라서 "세계 원전을 대개 80년, 100년 쓴다"는 박 후보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박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최신 원전 기술로 지은 신형 원전에 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인터뷰는 구형 원전인 고리 2호기 폐쇄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따라서 박 후보 발언은 '최신 기술로 지어진 원전'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해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세계 원전도 대개 80년·100년 쓴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2.05.15
  • 출처
    오마이뉴스 인터뷰출처링크
  • 근거자료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원전정책 동향 업데이트',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2022.4.29)자료링크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국 원전 조기폐쇄 사례와 시사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2018.7.27)자료링크 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위원장, 오마이뉴스 인터뷰(2022.5.20)자료링크 탈핵신문, '해외, 수명연장 허용해도 경제성으로 포기 다수'(2022.5.12)자료링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국가별 원전 운전 현황자료링크 한국수력원자력, 열린원전운영정보자료링크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오마이뉴스> 서면 답변(2022.5.23)자료링크 조선일보, [사설] 원전 ‘수명 연장’이란 말 자체가 틀려, ‘면허 연장’이 맞는다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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