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봄노동자들의 이야기, 한번만 읽어주세요

갑작스러운 단체협약 해지 통고...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에게 연대가 필요합니다

등록 2022.10.14 15:29수정 2022.10.14 15:29
0
원고료로 응원
a

대방역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함께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제공) ⓒ 공공운수노조

 
"안녕하세요~ 돌봄노동자들 이야긴데 한번만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염치 불구하고 내미는 전단지와 함께 내뱉는 말이다. 전단을 받으면 "감사합니다"가 추가될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돌봄노동자들은 출퇴근길 서울 곳곳에서 전단지를 나눠줬다.

전단지에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노원구 장애인돌봄사업의 중단, 그리고 돌봄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이 명시되어 있는 단체협약에 대한 해지 통보 소식이 담겼다. 

물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 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도 수많은 전단지를 나눠줬다. 각종 회사 내 사안들이 담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 돌봄노동자들을 뒤에 두고 '이 사람들 이야긴데 한번만 읽어달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 앞에서 홀로 전단지를 나눠주는 요양보호사 조합원의 되짚어봤다.

노사관계를 파탄내는 단체협약 해지 통고
 
a

지난 10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등이 함께한 '공공성포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노원구 장애인지원사업 중단사태 서울시 해결 촉구 노동자/시민 합동 기자회견'(공공운수노조 제공) ⓒ 공공운수노조

 
원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지부는 현장 돌봄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을 지키던 단체협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9월 16일 "발전적 노사관계 정립"를 이유로 단체협약 해지 통고를 보냈다. 노사관계에 있어서 단체협약 해지통고는 노사관계를 끝장내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런 혼란 속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노조는 기존 단체협약보다 후퇴된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을 맺었다.

우리도 수월하게 단체교섭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후퇴된 노동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돌봄노동자와 노동계급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쟁이란 힘든 길을 선택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노원센터와 성동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노원구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25개구로 확대해서 늘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있던 사업마저 중단을 추진하는 것이 서울시민 그 누구에게 이로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관련 기사 :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노원종합재가센터 장애인 돌봄사업 일방 중단 추진).  

9월 30일에는 노원주민 긴급기자회견을 노원구청 앞에서 진행했고, 지난 11일에는 장애인단체와 노동조합이 기자회견 후에 서울시청에 직접 노원구 장애인돌봄사업 중단 계획 전면 철회 요구가 담긴 공문을 전했다. 돌봄은 누군가에겐 그냥 중단하면 되는 사업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일상'의 문제다.

노동조합과 기자회견에 함께한 시민, 장애인단체 등 모두가 이러한 문제에 함께 목소리 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돌봄노동자들에게는 지금 연대와 관심이 필요하다
 
a

회사가 잘못 운영되면 목소리는 내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이다(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제공) ⓒ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제공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현재 노동권과 공공성의 후퇴 위기 속에서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시민사회들을 조직하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지켜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두 노동자로서 나의 일터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함이다.

서비스원 대표 이사들은 임기가 끝나면 떠난다. 현재 대표 이사도 언젠가 이곳을 떠날 것이다. 떠날 사람은 떠나지만 결국 회사를 지키는 것은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이 봤을 때 분명 사측이 운영을 잘못하고 있는데 그 방향에 저항하지 못하면 결국 회사는 잘못된 채로 흘러갈 것이다. 결국 노동권과 공공성의 후퇴의 피해는 노동자와 시민 이용자 모두에게 후퇴이기 때문에 그냥 둘 수 없다.
   
코로나19 시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의 공공돌봄으로 서울시민들의 일상이 유지될 수 있었다. 단체협약 해지와 폐업 위기 상황에서 이젠 우리가 이들을 지켜줘야 한다. 더 많은 지지와 관심, 연대가 필요하다. 이들의 돌봄노동은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더 많은 관심과 연대를 기대하며 독자들에게도 목소리 내본다.

"안녕하세요~ 돌봄노동자들 이야긴데 한번만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 #공공성 #노동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