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낙동강 위험' 보도에 환경부가 내놓은 해명, 재반박한다

[주장] 즉시 조류경보제 제도 개선 나서야

등록 2022.08.22 10:36수정 2022.08.22 14:40
1
원고료로 응원
a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 환경부가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한 뒤 홈페이지에도 올려놨다. ⓒ 환경부

 
환경부의 조류경보제를 비판한 20일 오마이뉴스 기사 <"환경부가 국민 속였다....낙동강은 7월부터 위험 수준">에 대해 환경부가 다음날인 21일 설명자료를 내놨다. 

그런데 설명자료 내용을 살펴보면, 그간 조류경보제 비판에 대한 해명 내용의 재반복 수준이다(바로 가기). 환경부가 정리한 오마이뉴스 보도 내용은 아래와 같다. 
   
환경부는 강의 상태 및 조류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조류경보제를 수정해야 함

① 환경부는 녹조 발생을 희석하기 위해 상·중·하층의 물을 혼합 채수하여 조류경보제를 발령
② 취수원 부근 강물이 아닌 상류(문산취수장 4.8km 상류)지점에서 강물을 채수하여 조류경보제 발령
   
이에 대해 환경부는 "취수시설은 표층에 조류가 집적된 물이 아니라 조류가 적은 중·하층수를 이용해서 취수하고 있으며, 취수구 앞에 조류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어 원수로 유입되는 조류의 양은 표층수보다 적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표층수만으로는 전 수체의 상태를 대표할 수 없으므로,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고 전 수체를 대표하는 시료를 활용한 경보발령 체제를 운영하기 위해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통합 채수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류경보제는 상류 하천 및 호소에서 하류 취수장에 사전에 녹조발생 상황을 전달하여, 수면관리자와 취정수장 관리자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취수구 상류에서 분석중"이라며 "취수장으로 들어오는 원수에 대해서는 정수장에서 직접 조류독소를 분석하고 있으며, 13년부터 정수장 정수에서 조류독소 마이크로시스틴-LR 농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모두 불검출로 확인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추가로 조류경보제 관련 개선 필요성 제기 등에 따라, 조류경보제 개선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연구용역('21.10.~, 대한환경공학회)과 개선방안 검토를 위한 시범운영을 진행중에 있으며 향후, 시범운영 결과 및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개선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현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a

대수 시민 약 20%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를 공급하는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이 녹조가 심각히 창궐했다. 녹조 곤죽 상태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나 이 해명에는 여전히 부족한 지점들이 많다. 혼합 채수는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왜 강 가운데서 시료를 채수하느냐는 것이다. 취수장은 모두 강 가장자리에 있고, 시민들도 강과 접하는 건 강 가장자리다. 그렇다면 강 가장자리에서 물을 떠서 분석하는 것이 더 현실에 맞는 합리적 방안이다.

현행 조류경보제는 강변에서 시민들이 행하는 레저 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주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가 이렇게 지금 강에서 위험천만하게도 레저 및 수변 활동을 행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의 안전은 외면해도 되는 것인가?
     
a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수상레저 활동. 저 위허한 행동은 녹조에 대해 국가가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서 생기는 놀라운 광경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에 대해서 부경대 이승준 교수는 아래와 같이 21일 환경부 해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WHO에 그런 채수 방법은 없다. 최근에는 독성 측정을 권장하거나 클로로필-a 또는 남세균(Cyanobacteria) 불륨을 측정하라고 하는데, 이는 남세균 세포수를 측정하라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한강(취수구 포함)과 낙동강(취수구 제외)의 채수 장소 다르니까 둘중에 하나는 엉터리인 셈이다.

또한 녹조가 심한 이런 시기에 독성이 안 나온다는 건 문제가 있는 분석법이다. 이번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시료 채수시 취수장 원수와 정수장 수돗물에서도 독성물질이 다 검출됐다. 대구 원수에서 녹조가 보여도 독성이 불검출됐다는 말은 정말 넌센스로 전혀 신뢰하기 어렵다."


환경부,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제도 개선에 나서야 
 
a

낙동강엔 녹조 창궐한 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낚시하는 이들이 많다. 녹조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이들이 벌이는 위험천만한 현실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승준 교수는 지난 7월 말 대구 수돗물의 원수를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분명히 남조류 세포를 봤는데도 '원수에서 독성물질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대구시와 환경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환경부는 <뉴스타파> 보도에서 호주의 채수법을 따랐다고 주장하면서 취수구 앞을 반드시 포함한다는 호주 조류경보제를 설계한 마이클 번치 교수 주장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 해명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환경부는 조류경보제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라 했다. 대체 결과는 언제 나온다는 걸까. 국민들은 조류 독소에 노출이 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1년이 다 돼 가도 결과를 안 내놓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개선 의지에 물음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현행 조류경보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태도로 제도 개선에 임해야 한다. 국민은 녹조 독의 공포로 떨고 있는데 주무부서인 환경부가 이렇게 안일하게 대응하면 안 될 일이다.
 
a

대구 시민 50%가 마실 수돗물의 원수를 취수하는 매곡취수장 맞은편 낙동강의 녹조. 녹조가 너무 창궐해 일부는 죽어나가면서 녹색이 남색으로 바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지난 15년간 낙동강 현장을 기록하면서 실패한 4대강사업을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은 서서히 목숨을 잃어하고 있습니다. 녹조는 죽어가는 낙동강이 우리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신호입니다. 낙동강을 되살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합니다.
#낙동강 녹조 #환경부 #조류경보제 #오마이뉴스 #이승준 교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