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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스런 '김건희 여사 추천' 명단... 그 후 펼쳐진 일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보수 유튜버들의 문 대통령 사저 집회 누가 방치하나

등록 2022.08.20 11:18수정 2022.08.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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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인이 혼자 가잖아요. 집회 인원과 같이 가는 게 아닌데 안 됩니까. 집단행동이 아니잖아요. 가는 취지를 설명을 했고. 애초에 제 의사표현까지도 막아선 안 되는 거잖아요. 열어 주세요, 과장님. 일부러 오늘은 최소 인원으로 온 거예요. 평화적으로 하려고. 이렇게 자꾸 자극하신다고 해서 좋을 게 없어요. 여기 경호 인력이 많고 경찰병력이 많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보다 숫자가 적을 거예요."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칭 '애국순찰팀'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황경구의 시사창고'의 주장이다. 지난 6월 20일 이 유튜버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서 경찰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과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국민 운운하며 문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이다.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는 최근에도 여러 보수극우 유튜버를 통해 라이브 생중계 됐다. 앞서 소개한 영상은 그나마 욕설이나 폭력의 수위가 낮은 축에 속한다. 또 다른 유튜브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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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의 한 보수단체 집회. ⓒ 윤성효

 
지난 5월 20일 자유통일당 유튜브 계정은 '양산경찰서 현장 LIVE' 영상을 게재했다. 제목은 <이적행위자 간첩 문재인을 체포하라>였다. 유튜버 '짝지TV'도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이들 영상들은 조회 수의 높고 낮음을 떠나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꾸준하고 널리 전파된다는 특징을 공유한다.

공통점은 또 있었다. 바로 이들 유튜버들이 지난 5월 10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김건희 여사가 초청한 인사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애초 시위 주도자로 유명한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와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안씨의 누나 외에도 김건희 여사가 추천한 취임석 참석자 중 평산마을 시위 참가자가 다수였던 셈이다.

경악스러운 '여사님 추천'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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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취임식 ⓒ 국회사진취재단

 
19일 오전 <[단독] 양산 욕설시위 주도자도 김건희 여사가 취임식 초청> 기사에서 <한겨레>는 확보한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중 김건희 "여사님" 추천으로 초청된 유튜버 및 극우보수단체 명단을 공개했다. <한겨레>는 "추천인이 적시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명단에서 확인되는 유튜버 수는 30여 명"이라고 밝혔다. 그 명단은 이랬다.

'이봉규티브이(TV), 시사창고, 시사파이터, 너알아티브이, 짝찌티브이, 애국순찰팀, 가로세로연구소, 자유청년연합, 정의구현박완석 이상 유튜버, 자유통일당,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자유청년연합, 자유일보 주필 이상 극우보수단체 관계자'.

안정권씨 외에도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평산마을 시위에 직접 참가하거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직접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이들 또한 유튜브 라이브나 영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위를 독려해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과 함께 평산마을 시위 역시 100일을 넘겼다. <한겨레> 보도만 놓고 보면, 결과적으로 해당 유튜버들이나 극우보수 단체들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이후 평산마을 시위가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들의 시위는 유튜브 조회 수나 슈퍼챗을 노린 수익 활동의 일환에서 그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임을 숨기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시위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의 일환인 셈이다. 그런 시위 참석자들을 김건희 여사가 취임식에 직접 다수 초대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 그지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시위가 날로 과격해지고 폭력적으로 변질된다는 점이다. 유튜브의 속성 자체가 그렇다. 과격한 언어와 행위를 앞세워야 구독자나 지지자들로부터 더 많은 응원을 받고, 그 응원이 슈퍼챗이나 조회 수와 같은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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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 ⓒ 윤성효

 
반면 시위 자제를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5월 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등 17명은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6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양산경찰서를 찾았다.

지난 17일에도 이들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와 경찰이 폭력을 권장하고 독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윤 대통령이 직접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누가 이들의 폭력을 방치하나

"앞으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9월, 전직 검찰총장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버스>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편향된 언론관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김건희 여사는 어떠한가. 지난 1월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문 당시 김 여사의 언론관이 대두된 바 있다. 녹취록 속 김 여사는 서울의 소리를 향해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긴 완전히 하하하.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고, 김 여사 관련 취재를 이어가던 열린공감TV에 대해서도 "거기는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검찰)들이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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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하나는 검찰에 우호적이었던 보수‧주류 언론을 향한 편향성이요, 다른 하나는 정권을 잡으면 수사기관을 움직여 개별 매체의 명운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섬뜩한 언론관의 표출에 다름 아니었다. 그런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취임식에 평산마을 시위를 주도한 이들을 다수 초청했다는 사실은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무력감을 주기에 충분할 것 같다.

18일, 평산마을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60대 남성이 처음으로 구속됐다. 특수협박‧모욕 혐의였다. 이 남성은 시위 도중 커터칼 등을 사용해 주변 사람을 위협하고, 산책에 나섰던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향해 욕설을 뱉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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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아침 양산 평산마을에서 한 시위자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 이윤구

 
유튜브에서는 오늘도 이 남성을 두둔하는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마땅히 해야 할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의 시위를 독려한 이가, 폭력을 방치한 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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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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