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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심상정 다음이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당대표 출마선언한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등록 2022.08.17 09:21수정 2022.08.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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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의당 당직 선거가 있었다. 당시 30대 후보가 당 대표에 출마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2010년쯤 청년 유니온 활동을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인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다. 조 이사는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정의당 간판 정치인과 붙어 17%를 득표했다.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어느덧 7년이 흘렀다. 조성주 이사는 일찌감치 9월 열리는 정의당 당직 선거에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선거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12일 조 이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조 이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정의당, 양극화 중심 잡아야 했는데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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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 조성주 제공

 
- 9월에 열리는 정의당 당직선거에 당 대표 출마하시는 걸로 알아요. 준비는 잘 되어 가나요?

"진보 정치의 다음 비전에 대해서 전문가들을 비롯한 당원분들, 당 내외 활동가들, 정의당 지지자분들 등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로 내용 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한국 정치에 왜 진보 정치가 필요할까요?

"한국 정치가 시민들의 어려움이나 시민들의 삶에 대한 문제보다는 자기 진영의 정당성만 주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정치적 양극화가 굉장히 심화되고 있죠. 시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가 비전에 대한 요구들이 있고 그것을 진보 정치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아요."

- 한국 정치에서 진보 정당이 나온 지 20여 년 됐잖아요, 그런데 한국 정치는 바뀌지 않았을까요?

"그건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서 진보 정당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진보 정당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사회가 더 좋아지기 위한 비전, 정책, 제도 변화들을 성과로 보여주고, 거대 양당들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좀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각 정당이 지나친 정치적 양극화로 몰려갈 때 중심을 잡아줬어야 되는데 그런 역할도 상당히 부족했고요. 이런 지점들에 대해서 좀 고민이 많습니다."

- 못 한 걸까요. 안 한 걸까요?

"둘 다 있겠죠. 역량의 부족으로 못 한 것도 있고요. 한국 사회가 산업이나 노동시장, 국제 정세 등의 변화가 굉장히 빠른 사회인데 그런 변화를 못 좇아간 측면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과거의 관성에 매달려 있었던 측면도 반성하며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 '과거 민주노동당은 어젠다 세팅을 잘했는데, 정의당은 그런 게 없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세요?

"과거에 민주노동당이 어젠다 세팅을 잘한 시절도 있지만, 또 운동과 정치를 분리하지 못해서 운동정당적인 성격이 더 강하기도 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정의당은 정치 안에서 진보하겠다는 노선이 과거 민주노동당보다는 훨씬 발전했다고 봅니다.

다만 사회와 노동시장 산업 변화 등이 굉장히 빠르게 되고 있는데 그런 변화에 발맞춘 어젠다 세팅에서는 조금 부족함이 있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20년 전 민주노동당이 처해 있던 상황과 지금 한국 사회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일선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단 생각입니다."

- 왜 그랬을까요?

"변화가 빠른데 그 변화를 세밀하게 보기보다는 관성에 좀 더 많이 빠져 있었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그 변화를 구체적으로 포착하려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의 구체적인 목소리나 삶의 형태 같은 것들에 보다 깊이 있게 다가갔어야 하는데 추상적인 수준에서 고민이 많이 오간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습니다."

"정의당은 '기득권화'가 아니라 '관성화'됐다"

- 당 대표 선거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죠. 2015년에 30대 당 대표 출마로 주목받았고 1차 투표 때 17%를 받았죠. 그때 정의당원이 조성주 상임이사에게 바라는 것과 지금 바라는 건 다를 것 같은데.

"당연히 다르겠죠. 당시에는 아마 차세대 리더십으로서 정의당이 주목하지 못했던 노동 문제, 청년세대 문제 같은 것들 주로 다뤘어요. 지금은 진보 정치 자체가 큰 위기인 만큼, 이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보 정치가 나아가야 할 비전, 그리고 말 그대로 정당을 리모델링하는 능력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시는 게 있나요?

"현재 한국 사회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복지국가 노선에 대해 언제부터인가 진보 정당이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이나 다른 정책들로 지나치게 몰두한 측면에 대해 반성적으로 평가하고, 현대적인 한국 상황에 맞는 복지국가 노선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런 것도 비전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시민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먹고 사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 진보 정당 자체의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기본소득에는 부정적인가요?

"기본소득이 제한적으로 일부 계층이나 일부 집단에 활용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보지만 전체 사회에 대한 비전으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원 마련의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고 실직 불평등을 해소하는 지점에서도 기본소득보다는 오히려 현대적인 복지 국가를 조금 더 혁신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지금 정의당의 지지율은 2~3% 정도 나와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진보당보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기도 했죠. 때문에 정의당의 위기란 말이 나오죠.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표한다는 대표성이 굉장히 희미해진 것 아닌가'라고 하셨더라고요. 그럼 왜 그 대표성이 희미해졌을까요?

"지금도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5~6%가 안정적으로 나오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지율이 선거에서 정의당 투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 위기의 한 측면을 설명해 주는 지점이 있다고 보입니다. 시민들은 정의당이 여전히 한국 정치에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더 좋은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 이런 바람을 득표로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요. 정의당이 변화된 노동시장, 산업 구조, 복잡해진 경제의 구조에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구체적인 삶을 바꾸는 성과와 비전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정의당도 기득권화된 거 아닌가요?

"기득권화됐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정의당이 기득권을 얘기할 정도로 의석 수가 많거나 한 건 아니죠. 오히려 저는 기득권화보다는 관성화된 측면 등이 더 작동한 것이 아닌가 해요.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으면서 스스로 어떤 변화의 노력 등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결과라고 봅니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원외 정당인 진보당보다 당선자가 적은 건 어떻게 보세요?

"그건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진보당하고 정의당은 종류가 다른 정당입니다. 오히려 진보당은 당선자 수는 지역에서 더 많았을지 몰라도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훨씬 더 적게 나왔죠. 시민들은 정의당에 대해서 '너희가 잘못했어'라고 시민적 평가를 한 거지만 진보당은 그런 평가를 받을 이유가 없는 거죠. 지역에서 열심히 하는 후보들을 찍는 건 할 수 있어도, 정당으로서 주요한 시민들이 평가와 심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둘은 같이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의당이 중앙 정치만 한다는 지적 어떻게 보세요?

"절반 정도 맞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정의당이 지나치게 중앙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지역에서 열심히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에게 충분한 자원과 역량이 집중되고 있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앙 정치도 강화해야 되고 지역적 현장 활동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의당엔 거대정당 2중대란 꼬리표가 붙는 거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의당 같은 소수 정당 입장에서는 늘 따라올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정의당만의 노선이나 입장이 먼저 있고, 그것에 따라서 다른 정당들과 연합하거나 연합할 수 없는 문제도 있는 건데 정의당만의 입장과 노선 주장이 명료하지 않다 보니 '2중대' 꼬리표가 따라붙는 거라고 보입니다."

- 그럼 정의당만의 색깔은 뭐라고 보세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 또는 방향이 무엇이냐는 거죠. 이게 정의당만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 일각에선 '정의당은 페미니즘 정당이 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페미니즘이나 다양한 정체성 정치를 진보 정당의 목소리로 변화시키는 데 있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합니다. 정의당이 페미니즘에만 집중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거나, (당의) 색깔이 약화된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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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의당 대표단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 공동취재사진

 
- '예전에 정의당은 노동자와 농민 대변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요. 

"동의하기 어려운데요. 정의당 의원단이나 시도당이나 대표단 활동의 70% 이상이 이상이 노동 문제나 노동을 하는 시민들의 문제입니다. 그런 활동들이 구체적인 성과나 명료한 제도 개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문제지, 활동들을 적게 하고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일하는 시민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활동이나 정책이 더 많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는 거지 정당 자체의 정체성이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정의당은 세대교체가 안 됐다고 평가받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세대교체가 아주 안 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장혜영, 류호정 의원들의 활약도 있고 이번 지방선거나 각종 선거에서 20대 30대 젊은 후보들이 훨씬 더 많이 출마하고 있거든요. 출마자나 당내 활동가 등에 있어 세대교체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당의 지도부급에서는 아직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그건 정의당 스스로가 이번 당직 선거를 통해서 또 새롭게 개선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세대교체는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가 전략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날 때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 노회찬, 심상정 의원 이후 정의당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상정, 노회찬도 한번에 대중 정치인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 정도까지는 못 간 것은 다음 세대가 더 도전적으로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저는 곧 그런 대중 정치인들이 정의당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당직 선거까지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시작 때 말씀드렸다시피 여전히 당원들이나 활동가들, 또는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고 토론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무엇보다도 다음 비전을 잘 만들고 내용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 중복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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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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