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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비대위' 구인난은 오보? "다들 쉬쉬한다"

[이슈] 하마평 인사 대부분 모르쇠... "비대위 성격·기능 불분명, 고민이 크다"

등록 2022.08.12 17:16수정 2022.08.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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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식량주권 쌀값 대책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오보다. 내가 항의하려고 전화하니까 전화가 안 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잘못된 보도'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인력난? 이거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다수 매체들은 '여당 인사들이 주호영 비대위 합류를 저어해하면서, 비대위의 인적 구성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주호영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과 구성은 얼개를 잡아가고 있다"라며 "여러 후보군을 놓고 조합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비대위 인준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소집에 관해서도 "오늘(12일)쯤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오늘 상임전국위를 소집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모양"이라며 "휴일을 넘기고 16일 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선도 거기에 속도를 맞춰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대위 인선을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8월 17일) 전에 마무리 하겠다'는 당초 목표엔 변함이 없다는 얘기였다.

16일 상임전국위 열고 비대위 출범하는 게 목표

주 비대위원장이 '8월 16일'을 출범 시점으로 거론한 까닭이 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대표 때부터 시작돼 대통령의 "내부총질 하던 당대표" 문자파동으로 격화된 당의 혼란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는 것, 이것이 주호영 비대위의 최우선 목표라 할 수 있다. 또 이를 위해서 비대위는 최대한 빨리, 그리고 안정적으로 출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8월 16일은 '마지노선'이다. 여러 현안 이슈가 다뤄질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다. 더욱이, 이준석 대표가 당의 비대위 전환 결정에 대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도 그날 진행된다. 즉, 주호영 비대위가 17일 넘겨서 출범하기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인 것. 이 때문에 비대위원들을 인준하기 위한 당 상임전국위원회도 8월 16일 소집돼야 한다.

그러나 12일 현재, 여전히 어떤 인사들이 비대위에 합류할지는 오리무중이다. 당연직인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제외하면 6명의 비대위원을 더 뽑아야 하는데 거론되는 인사들이 본인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중이다.

비대위 등의 조직을 꾸릴 때 통상적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이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조직 구성이나 인사에 앞서 하마평이 먼저 나오는 것은 해당 인사들에 대한 국민적 반응은 어떤지 여론을 살피고, 사전 검증의 기능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처럼 언론에 언급되는 인사들 대부분이 "연락 받은 적 없다"라거나 "나는 못한다" "잘 모르겠다" 등으로 일관하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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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전날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발언에 대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원내대표이던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춰온 김성원 의원의 경우, 재선 의원들을 대표해 비대위 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이번 수해 복구 현장에서의 망언 파동으로 비대위 합류는커녕 윤리위원회 징계 위기에 몰렸다.

주호영 비대위원장 역시 김성원 의원 합류 여부를 기자들이 묻자 "언론에 하마평이 나오던데 (실제와) 많이 다르다"라며 "보도 내용이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생각해 보지도 않은 사람들도 올라가고 있고 그런 상황"이라고 거리를 뒀다. 현재 정계와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명단에 대해 "우선 사실과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물론, 가능성은 여러 갈래이다.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비대위원 내정 당사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을 수도 있다. 연휴를 앞두고 아직 본격적으로 섭외에 들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언론의 예상과 전혀 다른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비대위원 상당수를 확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대위 인선이 정말 수월하게 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기류도 계속해서 잡히고 있다.

앞서 장예찬 청년재단이사장은 <이데일리>에 "주 위원장에게 직접 비대위 인선을 좀 도와달라는 전화는 왔지만, 직접적인 영입 제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재 맡고 있는 이사장직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젊은 당원 몇 분을 추천해드렸다"라고 밝혔다.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이자 당 혁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 역시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내 소신과 맞지 않아 비대위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실제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자들로부터 전화는 참 많이 받았는데, 비대위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는 없다"라며 "제안을 아직 받지 않았으니 합류한다, 안 한다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내가 신경 쓸 곳은 따로 있다"라며 "지금 수해 때문에 지역구에 집중하느라 당에 며칠째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비대위 인선이 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라며 "'하고잡이(일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이번 비대위의 성격도 기능도 불분명하다보니 이전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다들 고민이 큰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다른 비례대표 의원 또한 "나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접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좋은 분위기에서 가는 비대위가 아니다 보니 다들 '쉬쉬'하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비대위 참여보다 당권주자에 줄 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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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 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같은 분위기는 결국 주호영 비대위가 안고 있는 한계와 맞물려 있다. 낮은 지지율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국정감사를 치르고 다음 전당대회까지 준비해야 한다. 이준석 대표와의 법적 분쟁이라는 암초가 기다리는 가운데, 당의 내홍을 수습하기도 바쁜데 김성원 의원을 시발점으로 한 대형 악재까지 터졌다. '혁신형 관리 비대위'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실권 없는 임시 체제라는 점도 지적된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에서 "결국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의원들 입장에서는 공천권 없는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보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권주자에게 줄을 서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비대위도 바로 공중분해될 수 있는데 섣불리 합류하겠느냐?"라는 질문도 덧붙였다. 
#주호영 #비대위 #구인난 #오보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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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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