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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대변인 '용산행'에 여권 청년들 '부글부글'

경선·대선 캠프서 일했던 이들... "대통령 실드 친 난 바보인가?"... '악의 뿌리' 과거 발언도 논란

등록 2022.08.10 21:36수정 2022.08.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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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제 내부 청년 당원들은 이번 정부에서 좋은 자리를 받으려면 대통령을 까면 되는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누가 이 미친 짓(인사)을 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박근혜 탄핵'처럼 큰 위기가 오면 누가 대통령을 지키겠나. 아무도 안 지킨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청년 당원 A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10일 오전 '이준석 키즈'로 알려진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용산 대통령실 청년대변인"(대통령실은 '청년대변인'이란 직함은 상징적인 의미로 대변인실 직원으로 발탁됐다고 설명함 - 기자 주)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A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선거 전 과정에 참여해왔다.

박 대변인은 '나는 국대다2'를 통해 국민의힘 대변인 자리를 꿰찬 뒤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으면서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대통령실로 들어가자 대통령 선거 경선 때부터 윤 대통령을 도와왔지만 대통령실에 입성하지 못한 청년들의 불만이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실드 치던 청년들은 '나는 바보인가' 실망"

A씨는 윤 대통령을 향한 청년 당원들의 '손절'까지 거론했다. 그는 "경선 캠프 때부터 윤 대통령 옆에 있던 사람들은 지금 다 (용산 대통령실 못 들어가고) 밖에 있다. 결국 자리가 없다는 건 핑계였던 것 아닌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일이 있든 '실드 치던'(방어하던) 청년들은 '나는 바보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하찮은 용인술에 실망한 이들이 '사실 나도 이거 알아요' 하면서 내부 고급 정보를 흘리면서 뛰쳐나갈 거다"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 슬림화'를 공약했던 윤 대통령은 취임 초 150여 명으로 대통령실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대선 경선과 본선 때 무급 자원봉사로서 윤 대통령을 돕던 다수의 인사들은 '용산 대통령실행 열차'에서 대거 중도 하차해야 했다. 이를 의식한 윤 대통령도 지난 5월 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지금 당장 이 정부의 공직을 맡아 참여하시든지 아니면 또 나중에 참여하시든지 여러분께서 강력한 우리 국정의 지지 세력과 동반자로서 많이 도와주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청년 여권 관계자 B씨 또한 대통령실의 인사를 향해 비판을 쏟았다. B씨는 "'내부총질=발탁'이라는 메시지를 내니 참 볼만하다. 인사 자체가 내부총질을 해야 발탁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라며 "이러면 윤 대통령에 대한 로열티(충성)가 생길 수 있겠나. 어쩌면 이렇게 구린 인사 메시지를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실이 인사를 정말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무리하게 박 대변인을 영입한 이유를 두고선 '이준석 힘 빼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청년 여권 관계자 C씨는 "이준석 옆에 있는 사람들을 갈라치기 해서 이준석의 힘을 빼기 위해 데려간 거 아닌가. 박민영도 이준석을 버린 거라고 봐야한다"라며 "이번 인선은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박 대변인의 발탁 과정 또한 청년들의 불만을 샀다. C씨는 "박민영이라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큰 인사면 모르겠다"라며 "사실 청년들의 능력은 큰 차이를 보이기 힘들다. 누가 헌신적으로 기여했는지가 중요한데, 박민영을 데려간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화 세대는 청산해야 할 잔재" 논란 발언 냈던 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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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적 채용' 논란에 1인 시위를 하는 사진을 게시한 뒤 "누가 보면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며 "참 보기 딱하다"고 비판했다. ⓒ 박민영 대변인 페이스북

 
박민영 대변인은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인식을 내보여 논란을 낳은 인물이기도 하다.

박 대변인은 지난 5일 YTN 인터뷰에서 "그러니까 대통령이 국정을 잘한다는 기대로 저희가 윤석열 대통령을 추대하고 지지했던 것이 아니다"라면서 "민주화 세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세대교체 교두보를 만들 것이라는 그 믿음 그리고 전교조, 민주노총, 시민단체들로 점철돼 있는 사회의 악의 뿌리, 이런 것들을 뽑아낼 수 있다는 그 기대, 이런 것들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 세대'를 청산해야 할 잔재라고 표현하거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그리고 시민단체를 "악의 뿌리"라는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 당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1인 시위에 나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비꼬듯 내놨던 박 대변인의 발언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박 대변인은 지난 7월 19일 페이스북에서 "누가 보면 고민정 의원께서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라며 "참 보기 딱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 대변인 채용을 두고 공정하지 않다고 꼬집은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용산행'을 선택한 셈이다.

박민영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을 위한 선택"... 이준석 "그곳은 좀 다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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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이준석 당 대표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진다. '친이준석계'로 불렸던 박민영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에 등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변인은 10일 페이스북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두고 "'배신자'라는 표현은 사람에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라며 "저는 단 한 번도 사람에 충성한 적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늘 선당후사의 자세로 오직 당을 위한 선택을 해왔다"라며 "저는 이미 여러 차례 현 상황의 부당함을 설파했다. 다만, '대통령이 성공해야 국가가 성공하고, 국민이 잘살게 된다'는 '그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는 대원칙을 우선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 중 박 대변인의 책 출간 콘서트에 참석해 힘을 보탤 만큼 박 대변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을 향해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의 대통령실 발탁 소식 뒤 본인 페이스북에 "박민영 대변인이 당 대변인으로 있는 동안 저는 단 하나의 지시도 내린 바가 없다. 자유가 가진 큰 기회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박민영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그 자유를 잘 활용했다"라면서도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의 근무 환경은 좀 다를 거다. 젊음이란 자유의 몸이 아니면, 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썼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박 대변인 영입에 이 대표와의 인연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저는 박민영씨가 일을 잘했으면 좋겠다. 다들 힘이 달려서 일하느라 힘들다. 저희 팀 일원으로 하는 일을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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