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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의사표시에 '쿠데타' 운운은 모욕적... 장관 탄핵으로 가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록 2022.07.29 17:21수정 2022.07.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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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류삼영 총경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이 대기발령 조치되면서, 오히려 경찰국 신설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이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경찰국 신설에 대해 법을 개정해 하지 않고 시행령으로 하려고 해서 논란이 있다. 경찰국 설치에 대해 조언을 구해보고자 지난 26일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전화인터뷰했다. 다음은 서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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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서보학 제공

 
- 경찰국 신설 논란,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는 지금 상황을 우리 사회가 예전처럼 경찰이 정권에 종속되어 있던 독재 국가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바로 서느냐를 결정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80년대까지만 해도 내무부 치안본부로 소속이 되어 있었고 그때 내무부 장관 나아가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휘 받으면서 국민들 탄압하는 몽둥이 역할을 많이 했었죠. 우리가 아는 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도 벌어졌었고 또 연세대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망 사건도 그때 벌어졌었죠. 그러니까 경찰이 다시 정권에 종속이 되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국민의 경찰로 바로 서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지금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용산 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등 사건도 있잖아요?

"현재 경찰 체제는 1991년에 국회가 입법 결단을 내린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90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서 행안부 장관 사무에서 치안을 삭제했습니다. 또 91년 경찰법을 개정해서 경찰청을 행안부 소속 외청으로 설립하면서 경찰청은 행안부 장관이 아닌 국가경찰위 통제를 받고 국가경찰위에서 심의·의결한 사항을 집행하도록 시스템을 갖춰 놓은 겁니다. 그럼에도 경찰이 정치권에 종속되어 국민들을 억압한 사례는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이 일어났었고 이명박 정부 때는 집회 시위를 막기 위해 명박산성이라는 것도 쌓았었죠.

이명박근혜 정부 때에 경찰이 정권의 하수인으로서 국민들과 대척점에 서서 국민들을 탄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역할들을 했었죠. 잘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에 종속되었던 경찰의 과거 흑역사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경찰을 정치권으로부터 더욱 독립시키고 또 경찰에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죠."

- 지금 정부는 시행령으로 바꾼 거잖아요. 법을 안 바꿔도 되나요?

"경찰국을 설치하는 시행령이 2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통과가 됐다더라고요. 법의 위임을 받지 않은 사항을 대통령 시행령으로 제·개정해서 경찰국 설치하고 경찰 통제하는 것은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고 법률 위반이죠. 현재 정부조직법상 행안부 장관은 치안 사무와 관련해 경찰을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습니다. 또 행안부 장관과 경찰 및 국가경찰위원회의 관계는 경찰법이라는 별도의 특별법에 의해서 규율이 되도록 돼 있단 말이에요. 행안부 장관이 근거로 드는 정부조직법 제34조 제5항은 치안 사무 관장하는 경찰청의 소속을 행안부 장관으로 한다는 소속 규정, 즉 설치 근거에 불과합니다. 행안부 장관의 소관 사무는 제34조 제1항에 명확하게 한정적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빠져 있으면 업무 범위에서 배제되는 것이죠.

이러한 법체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경찰 행정사무를 장관으로부터 독립해서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서 집행하게 돼 있는 거죠. 법에 위임되지 않은 사항을 대통령이 하위 법령인 시행령을 바꿔서 장관이 경찰을 통제하고 치한 사무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고 법률 위반입니다."

"행안부 장관이 드는 근거는 설치 근거에 불과... 시행령 바꿔 하는 건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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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경찰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 권우성

 
- 경찰국 신설에 대해 정부·여당의 주장은 기존엔 민정수석실이 경찰을 통제했는데 민정수석실이 폐지됐으니 이제 행안부 장관이 해야 한다는 건데요.

"역대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이 경찰뿐만이 아니고 검찰이나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을 컨트롤 한 건 사실이죠. 만약 그런 음성적인 통제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반성이 있었다면, 행안부 장관에게 통제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는 거죠. 장관은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경찰에 대한 대통령과 장관의 장악력이 커지게 되고 이것은 결국 경찰이 정치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991년 국회는 입법적 결단을 통해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대통령과 장관에게 주지 않고 국가경찰위원회에 주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행정을 통제하는 실질적인 심의·의결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다 하지 못했다는 점은 반성해야죠. 그러나 우리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켜야지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에게 종속되는 경찰을 다시 만들겠다고 시도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죠."

- 지금 법무부에도 검찰국이 있잖아요.  

"그렇지도 않은 게 검찰 같은 경우에는 정부조직법에 법무부 장관의 사무 중에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들어가 있습니다. 검찰청법에도 규정되어 있고요. 법에 근거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검찰은 경찰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모든 권한을 손에 쥔 막강한 권력기관이죠.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죠. 그렇다 보니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과 그 지휘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 일정 부분 검찰 권력을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이 돼서 국회가 정부조직법과 검찰청법에 그렇게 명시를 해놓은 거예요. 만약 검찰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통제가 잘못된 것이다 이런 합의가 이루어져서 현 시스템을 바꾸려 한다면 국회에서 법을 바꿔야 하죠.

경찰의 독립은 역사적 배경이 다릅니다. 경찰은 80년대까지 정권의 방패막이로서 시민들을 탄압하는 역할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경찰을 정치적인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 이런 국민의 요구가 워낙 거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90년 국회가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91년 경찰법을 만들어서 경찰을 정치의 직접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을 시킨 거거든요. 역사적인 맥락을 들여다보면 경찰은 더더욱 정치적인 독립성을 강화하고 민주적인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법적 근거도 없이 '검찰이 장관의 통제를 받으니까 행안부도 장관의 통제를 받아야 된다'는 주장은 법에 대한 무지, 경찰 역사와 민주화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행안부의 움직임은, 한국 사회의 발전 방향을 거슬러 옛날 70~80년대에 경찰을 동원한 공안 통치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식이 바탕에 깔린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경찰국 찬성 측의 주장은, 소위 '검수완박'법 통과로 경찰이 비대해져서 통제해야 한다는 건데요.

"일단 검수완박이 아니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은 것이 아니고 제한을 한 거죠. 그럼에도 검찰은 기소권 및 영장 청구권을 독점하고 있고 또한 부패 범죄 · 경제범죄 등 과거 검찰 특수부가 수사했던 중요한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여전히 다 가지고 있어요. 여전히 통제되지 않는 막강한 조직은 검찰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난 4월 수사기소 분리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경찰이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갖게 되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매우 과장된, 잘못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상대적으로 역할이 강화돼서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최근 회의를 연 총경들이나 지금 현장 경찰관들이 중심이 되어 있는 직장협의회, 경찰 내 일반직 공무원들 모두 경찰에 대한 통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국가경찰위를 통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라 이런 것으로, 대통령·장관이 정치적인 통제를 하고 과거처럼 경찰을 국민을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움직임에 반대하는 거죠."

-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도 있는데, 왜 그럴까요?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는 저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요. 제 짐작으로는 두 가지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는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많이 축소됐죠. 그 다음 법률적으로는 검찰과 경찰이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견제하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로 재정립이 됐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출신이고 철저한 검찰주의자다 보니, 현재 상황이 많이 못마땅한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검사 출신들이 다 요직에 중용되어 과거 신군부에 비유해 '신검부' 즉 검사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고들 얘기 하잖아요. 제 생각엔 경찰 역할이 강화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다 보니, 검찰의 하위파트너 정도의 역할을 맡기려는 게 아닌가 짐작해요.

다른 이유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지지율 하락 등 인기가 없지 않습니까? 또한 앞으로 국정 운영에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잖아요. 이런 어려움 앞에서 국정운영이 난맥상을 보이면 정부 지지도가 더 떨어지면서 정부가 하려는 일에 여러 저항하는 목소리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거든요. 그런 경우 현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사정 정국으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쿠데타? 매우 모욕적인 표현... 내부 의사 모으는 건 당연한 절차" 

- 지난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하나회의 12·12 군사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건 경찰 조직에 대한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경찰관들이 공무원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제복 입은 시민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경찰도 민주시민으로서 중대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또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죠. 더군다나 경찰의 미래, 치안의 미래, 국민의 안전을 결정하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 경찰 구성원들이 내부 의사를 모으고 건설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절차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상명하복에 근거해서 '너희는 시키는 대로만 일하고 아무 의견도 내지 마라, 불복종할 경우에는 징계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입을 막는 것은 전형적인 독재 국가의 통치 행태죠. 그래서 저는 행안부 장관의 발언이 매우 신중하지 못했고 자극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경찰 출신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은 이상민 장관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도 (장관) 탄핵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권은희 의원이 용기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저는 정부가 국회를 패싱하고 행정 독재의 길로 나가고 대통령령으로 헌법 질서를 유린하고 법치주의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결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국회가 장관 탄핵을 소추해서 헌법재판소에 가면 인용될 가능성이 큰가요? (현행법상 국회가 국무위원 탄핵 소추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본회의 재적 과반 의결이 필요함) 

"제 판단에는 그렇습니다. 저는 헌재로 가면 이 사안은 명백하게 헌법 위반 법률 위반으로 판단될 것으로 봅니다.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기대에 어긋난 헌재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죠. 그런데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다른 많은 법학자도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않고 경찰국을 설치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헌재에서도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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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경찰국 설치 논란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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